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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추천사- 춘향의 말 1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 듯이
향단아.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베갯모에 놓이듯한 풀꽃더미들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밀듯이, 향단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 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향단아.
- <서정주 시선>(1956) -
제목 추천사는 누군가를 '추천'할 때 그 추천이 아니다. 민속놀이 그네를 나타내는 鞦韆이다.
서정주는 우리가 알다시피 정치적으로 많은 오점이 있다. 그러나 시인으로서 역량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한다.
'추천사'는 47년도에 잡지에 실었다. 47년이면 반민특위법이 제정됐다. 시를 읽어보면 춘향이는 그네를 통해 '서'쪽으로 가려고 한다. 여기서 서쪽은 단어 그대로의 뜻이 아니라 불교의 서쪽을 나타낸다. 서쪽은 초월적 세계를 가리킨다. 서쪽으로 가려는 의지를 다지는 춘향이지만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에서 보여지듯 한계를 자각해 절망이 보인다. 그래도 계속 밀어 올려 다오 라고 외치는 춘향이는 서정주가 춘향이를 빌려서 말한 것일까?
한국문학사를 보면 슬플 일이 많다. 이광수도 현대문학의 아버지라는 소리를 듣지만 친일파다. 그렇다면 그를 축출해야 할까? 그렇게 한다면 한국문학사의 걸출한 인물은 아무도 남지 않을 것이다. 우린 독자들은 어떻게 문학을 읽고 작가를 받아들여야 할까? 서정주의 추천사를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어떤 사람이나 공과 과가 있는거죠
솔직히 미당의 시는 감탄 밖에 안 나오긴 함 - dc App
시는 미당, 삶은 말당.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