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에 관한 국내서 유형(https://gall.dcinside.com/m/reading/486266)에 이어지는 두 번째 글. 이 밖에 더 소개할 책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시길..



1. 아티스트의 회고록/에세이


아무래도 이 세계는 팬심으로 유지되다 보니 아티스트의 회고록/에세이가 국내외 막론하고 가장 큰 시장.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의 <밥 딜런 자서전>(2010)과 <밥 딜런: 시가 된 노래들 1961-2012>(2016), 사카모토 류이치의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2010), 패티 스미스의 <저스트 키즈>(2012)를 비롯한 여러 책들, 데이비드 번(토킹헤즈)의 <예술가가 여행하는 법>(2012), 필립 글래스의 <음악 없는 말>(2017), 브랫 앤더슨(스웨이드)의 <칠흑 같은 아침>(2023) 등이 신기하게도 국내에 출간되어 있음...

자비스 코커(펄프), 닉 케이브, 스튜어트 브레이스웨이트(모과이), 킴 고든(소닉유스), 캐리 브라운스틴(슬리터 키니) 등의 책이 나와 있지만, 번역 출간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



2. 정보를 전달하는 책/평전


다시 말하지만 이 세계는 팬심으로 유지되다 보니 아티스트들에 관한 책이 가장 많음. 하지만 대부분은 '역사'가 되어버린 아티스트들의 책.

수많은 아티스트들 중에서 국내 저자가 쓴 어린이책과 청소년 평전까지 나와 있는 비틀즈가 가장 많고(작년에도 <비틀즈: 겟 백> 나옴), 그다음은 퀸이거나 데이비드 보위일 것임.... 퀸은 <프레디>(2019), <퀸: 불멸의 록 밴드 퀸의 40주년 공식 컬렉션>(2019), <프레드 머큐리>(2019), <퀸의 리드 싱어 프레드 머큐리>(2009) 등이 있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인기에 편승해 나온 책들. 보위는 <데이비드 보위의 삶을 바꾼 100권의 책>(2021), 영화 번역으로 유명한 황석희 번역가가 옮긴 그래픽노블 <보위>(2021), <더 컴플리트 데이비드 보위>(2020), <인포그래픽 데이비드 보위>(2018),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2017)이 있는데, 모두 판매는 별로인 듯. (한국에 보위 팬이 그렇게 많을 리 없는데 왜??) 이 중 특이할 만한 책은 철학자 사이먼 크리츨리가 쓴 <데이비드 보위: 그의 영향>임.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저자의 수십 년간의 삶에 보위의 음악이 어떻게 함께 맞물려 있는지, 보위의 음악이 어떤 철학적 가능성을 열어주는지 이야기하는, 전형적이지 않은 음악 글쓰기를 만날 수 있음.

<조니 미첼>(2020), <짐 모리슨>(2020)이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로 나와 있고, 핑크 플로이드 책도 3권이나 나와 있음.

라디오헤드 내한에 맞춰서 출간되었다는 괴서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2012)도 주목할 만한 책.


정보를 전달하는 책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은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앨범 1001>(2006),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팝송 1001>(2021)일 듯. <바이닐. 앨범. 커버. 아트>(2017) <일본 LP 명반 가이드북>(2021) 같은 책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개인적으로 신기함... 음반 컬렉터 만화 <레코스케>(2020)가 중년 음반 컬렉터들 사이에서 꽤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경제력 있는 그들이 굿즈처럼 음악책도 같이 사들이는 것 같음...



3. 소설가가 쓴 에세이


철없이 나이만 든 음덕들의 심리를 파헤치는 영화 <하이 피델리티(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어바웃 어 보이>의 원작자이자 축구와 음악 없인 글 못 쓰는 영국 소설가 닉 혼비의 <닉 혼비의 노래(들)>(2011), 소설가 제프 다이어가 재즈 음악가들에 대해 쓴 상상의 비평집 <그러나 아름다운>(2022), 너무나 유명한 재즈 애호가 하루키의 <포트레이트 인 재즈>(2013)<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2022) 등이 대표적.


그러고 보니 국내 소설가가 쓴 에세이론 김중혁의 <모든 게 노래>(2013), 장정일이 음악에 관한 책들만 모아서 리뷰하는 서평집 <장정일의 악서총람>(2015)이 있었음!



4. 과학과 접목한 음악 이야기


음악 일반에 관한 책 중 국내서에선 찾아보기 어렵지만 번역서에서 눈에 띄는 게 과학 관점에서 음악을 들여다보는 책들. 올리버 색스의 <뮤지코필리아>(2012)를 시작으로 음악가이자 물리학자인 존 파웰의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2012),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2018), 그리고 <음악의 탄생>(2012), <음악본능>(2015), <음악인류>(2022), <노래하는 뇌>(2023) 등 계속 나오고 있는 중.



5. 음악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책


영국 출신으로 <피치포크><RA> 등에 기고하고 있으며, 아내도 음악 저널리스트(1995년에 아내와 함께 The Sex Revolts: Gender, Rebellion, and Rock'N'Roll이란 책을 씀..)이고 대를 이어 아들도 음악 저널리스트인 사이먼 레이놀즈의 <레트로 마니아>(2014)는 대중음악에 과몰입한 사람이 역사와 동시대 문화를 따라가며 어디까지 시야를 넓혀 탐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 그의 블로그 친구였던 철학자이자 비평가 마크 피셔는 <자본주의 리얼리즘>(2018),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2019)에서 대중음악이 중심은 아니지만 대중음악을 초석으로 해서, 또는 중요한 버팀목으로 삼아 사유를 전개해나감.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이며 <피치포크><뉴욕타임스> 등에 음악 칼럼을 쓰는 하닙 압두라킵의 <재즈가 된 힙합>(2020)은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의 음악을 중심으로,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에 둔 회고록, 시적인 에세이, 아티스트에 대한 사랑이 담긴 음악비평, 날카로운 사회비평과 역사 서술을 잘 엮어내 새로운 음악 글쓰기의 모범으로 읽히는 책. 에세이 모음집 <죽이기 전까진 죽지 않아>(2022) 또한 음악이 어떻게 우리를 더 넓은 세계와 연결시키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만들어왔는지를 기록.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가 여전히 굳건한 상황에서 이 둘을 아우르는 글쓰기로, <뉴요커> 클래식 전문 비평가 알렉스 로스의 20세기 음악사 <나머지는 소음이다>(2010)와 그가 <뉴요커>에 쓴 글들을 엮은 <리슨 투 디스>(2014), 케임브리지대 음대 교수 니콜라스 쿡이 음악을 대할 때 사람들이 당연한 것이라며 의심하지 않는, 그러나 언젠가 만들어진 전제들에 대해 살펴보는 <음악에 관한 몇 가지 생각>(2016)이 있음.




+음악 분야 책 중 클래식은 왜인지 국내서와 번역서 모두 수요가 많음. 클래식 관련 책들이 많다는 것은, 클래식을 그저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음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이야기를 필요로 하고 그 음악을 듣는 타인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 대중음악에 속하긴 하지만 재즈도 국내서와 번역서 모두 수요가 적지 않은 편. 재즈는 서울재즈아카데미나 대학 내 실용음악과들이 존재하지만 연주자 위주의 문화임. 이와 별개로 리스너들이 음악에 대한 언어와 이야기를 필요로 하며, 그런 문화가 기본 세팅이라는 뜻일 것임. 그러나 대중음악은 그런 측면이 약한데, 변화가 빨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락, 팝, 힙합, 전자음악 등 이 분야 리스너들이 만들어낸 음악문화 특유의 성격(개인의 취향을 신앙처럼 여기는 문화) 때문이기도 한 듯.



+이런 음악얘기에 관심이 있다면, 인디락 마이너 갤러리에서 얘기를 이어가봅.... 인디락 갤러리에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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