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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황순원의 소나기는 국민 단편으로 김유정의 동백꽃과 인지도가 매우 높은 작품이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 까지 이 작품은 학교, 학원 등에 빠지지 않고 언급이 되며 한국문학 단편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정말 오랜만에 소나기를 읽은 감상은,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그 짧은 내용 안에 나름의 풋풋함과 비극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경계가 모호하지만 요즘 말로는 썸에 가까운 관계 같은데, 느꼈던 그 감정은 사랑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동백꽃이 더 좋지만, 소나기가 싫다는 것은 아니다. 단순 취향이다.


수능과 교육에서의 문학을 비판할 때 '작가의 의도' 혹은 '절대적인 해석'을 두고 소나기에서 나오는 보라색의 상징성이 매번 언급된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런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다양한 감상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하려고 꺼낸것이다. 난 그중에서도 매체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다. 국민 단편으로도 불리는 만큼 여러 매체로도 창작 되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있다.




소나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 많아 아무거나 하나만 첨부한다. 이것 말고 79년도에 나온 것이 조금 더 유명한듯하니 그것을 보는 것도 방법이다.
얼마 길지도 않은 매우 짧은 단편 소설이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꽤나 길다. 사실 어떤 창작물이 다른 매체로 다시 만들어질 때 원작 그대로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살이 붙기도, 빠지기도 한다. 사실 글자로 이루어진 묘사를 영상으로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반대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위 영상에는 체육 대회가 나오는데, 사실 저 시대에 청팀 백팀 나눠가며 체육 대회를 했을지가 궁금해진다. 앞서 언급한 79년작 영화에도 체육 대회로 보이는 장면이 나오며, 약간 관능적인 묘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영화는 연령제한을 받았다.

소나기 애니메이션도 있다.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오지만, 소나기 영화들과는 달리 개인 채널에 올라온 것이라 굳이 링크를 달지 않겠다. 영화보다 분량은 짧다. 더빙이 매우 아쉽지만, 영상미도 괜찮고, 원작에 최대한 충실한 편이다. 그래서 각색보다 원작에 충실함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낫다고 본다.

그러나 긴 영상은 집중해서 봐야 하고, 길이도 길어 어느때나 볼 수 있는 매체는 아니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또 다른 친근한 매체가 있다. 바로 음악. 고전 소설로 하는 음악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없지도 않다. 아무래도 '가사'라는 것이 시의 일종으로 보기에 음악은 대체로 연관이 있는 경우가 있다. 황순원의 소나기도 바로 음악이라는 매체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사실 이 노래를 소개하기 위해 영화와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한 것이다. 분명 소나기를 배경으로 한 노래는 많겠지만, 소개하고 싶던 곡은 바로 피타입의 <소나기> 이다. 피타입 본인 스스로 황순원 선생님의 소나기를 테마로 만든 노래라 밝히고 있다. 실제로 1절의 가사를 보면 소나기의 내용을 노래로 옮긴 수준으로, 얼마 전 지만지의 황순원 단편집을 중고로 구해 수년만에 다시 소나기를 읽었을때, 소나기의 내용을 가사로 얼마나 잘 옮겼는지 그제야 실감할 수 있었다.


소년이 있었다 진한 눈썹과
투명한 눈을 가진 소녀를 사랑했었다
그 철석같은 어린 마음
칠월칠석까진 전한다며 편지를 썼다

주머니엔 호두알 몇 개
개울엔 엷게 흩어지는 기억들
언뜻 엊저녁께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
어느 날 내 등에 업혀

조그만 날숨을 내쉬던 소녀가
바람에 실려가 돌아올 수 없다고
난 초가을 들녘 한 편에 꿇어앉아
기억 속을 헤매는 어린 부랑자

기억들 한 자락에 눈물 흘러
그리움 물든 개울에 눌러앉아버렸지
늙은 저 누렁쇠 또 슬피 울었지
연분홍 스웨터 내게 물들었지


가사는 피타입이 쓴 것이지만 소나기에서 나오는 대상들이다. 그리고 그 대상들을 통해 소년의 쓸쓸한 감정이 표현된다고 볼 수 있다. 호두알, 개울, 늙은 누렁쇠, 연분홍 스웨터 등 소나기에 나오는 묘사들이다. 이 중에서 '연분홍 스웨터 내게 물들었지' 로 표현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사실 소녀의 연분홍 스웨터는 소년의 등에 업혀있을 때 진흙물이 옮아 잘 지지 않던 것이고, 자신을 묻을 때 꼭 자기가 입던 그대로 입혀서 묻어달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반대로 쓰며 소년의 마음에 소녀가 들어왔다는 걸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쓸쓸한 이야기다.

바람은 불어와 날 울리고 날아가
안개 낀 언덕 너머로
슬픈 바람 따라 말없이 떠나간
너는 어디에

1절이 끝나고 나오는 훅이다. 여전히 소년의 쓸쓸한 감정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자기가 쏜 화살을 쫓지
환상 같은 사랑 못 닿을 목적지
앙상한 손가락들 속 반쪽 찢겨져나간 그 옛날 쪽지

추억은 어차피 잡히지도 않아
기찻길 위에 숨겨놓은 옛사랑 찾기
길에 활짝 핀 꽃들 속 니 얼굴 찾기
눈 감으면 떠오를 숨은그림찾기

난 상처 같은 어린 날의 추억
앞에서 한 조각씩 퍼즐을 맞춰갔지
또 슬픈 불안감 큰 불안 다음엔
꿈들 한가운데서

날 기다리고 있던 비극 세상에 덤비듯
사랑 하나 알아버린 아름다운 비극
소년이 있었다 진한 눈썹과
투명한 눈을 가진 소녀를 사랑했었다


그리고 2절이다. 1절보다는 피타입만의 생각을 옮긴 가사이다. 사랑이라는 화살을 쫓았지만 소녀가 죽음으로써 환상 같은 사랑이 닿을 수 없는 목적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사랑을 알게 되어 아름다웠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비극으로 아름다운 비극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동백꽃과는 달리 소나기는 굉장히 비극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아니라 영영 이뤄질 수 없으며 다시 얼굴을 만나보지 못할 잃어버린 사랑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2집 The Vintage에서 TOP 3에 드는 노래라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이다. 처음에는 그냥 그랬으나 계속 듣다 보니 가사도 악기들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감상하는지는 본인 자유다. 나는 이 곡을 들으면서 소나기를 일상에도 되뇌이고 있다. 아래는 Skit과 Instrumental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