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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은 전부 사라졌다고들 말하지만, <삼국유사>가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실낱같이 이어져온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록 설화로 예를 들면, 김만중의 <구운몽>과 이광수의 <꿈>은 조신 설화를 차용하여 쓰인 작품이고, 신상옥과 배창호 역시 같은 설화를 영화화한 감독들이다. 전혀 다른 시대를 살던 예술가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져 있는 것.

여기서 정통과 비정통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고대와의 연이 거의 다 끊어진 현대 대한민국에서 <삼국사기>는 그 고대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통 사서이다. 이에 반해 비정통 사서인 <삼국유사>는 그 정통 속에서 버려진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모아놓았는데, 덕분에 우리는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고유의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현대 대한민국의 예술가들이 한국적인 무언가를 찾고 재생산하여 창작해내기를 원한다면 결국에는 <삼국유사>로 되돌아가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그 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내지 않아도 된다. 당장 김만중의 <구운몽>만 보아도 조신 설화를 차용했지만 배경은 중국이다. 중요한 것은 <삼국유사> 속의 모티브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