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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인 쇼네시는 미국의 유명 카톨릭계 대학인 노터데임대에서 신학을 공부하여 성경의 주석 관련 문헌 고증학 방법론에 이미 학부때부터 상당히 익숙했던 것 같다. 학부 졸업후 타이완에서 4년, 일본에서 2년 동안 영어를 가르치며 현지 언어와 한문 공부에 열중했다.

이후 스탠포드 대학에 진학하여 1983년 역사자료로서 <<주역>>의 원초적 모습을 추적한 <The Compostion of the Zhouyi>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바로 시카고대학 교수가 되었다. 현재 구미 최고의 중국 고문헌학과 고문자학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쇼네시 교수와의 수업 중에 가장 놀란 것은 중국 학생들까지 감탄하는 그의 뛰어난 한문 실력이다. 1970년대 타이완 체류 시 받은 한문 교육 덕분이었다. 당시 타이완에는 청 황실의 후예로 기구한 삶을 영위했던 한 노학자가 자신의 집에서 한문을 가르쳤는데, 서양 학생도 한 명씩 받았다고 한다. 한 학생이 공부가 끝나고 귀국할 때 다음 학생을 추천하는 식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미국의 여러 중국학 전문가(버클리의 프레드릭 웨이크만, 하버드의 피터 볼 등)들이 그 혜택을 받았고, 쇼네시 역시 그들 중 한명이었다.

5년 전 105세로 사망한 그분의 성함은 아신줴뤄 위윈(1906~ 2011(. 위라오라는 존칭으로 더 알려져 있다. 미국 제자들 중 그의 장례식에 현재 중국학 분야 최고 석학인 피터 볼과 쇼네시 교수가 참석했따. 몇년 전 고려대에서 은퇴한 박원호 교수도 타이완대학에서의 석사과정 중 그분 댁에서 1년 반 동안 기거하며 한학을 공부했다니 흥미롭다.

쇼네시 교수는 이렇게 한문을 제대로 공부한데다 우수한 대학원생들을 데리고 계속 출토문헌과 전래문헌을 읽는 수업을 반복했으니 여러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헌들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할 것이다. 예를 들어 <<시경>>, <<서경>>, <<주역>>의 삼경 같은 경우 최소한 15번은 읽었으리라 추산된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그는 갑골문과 청동기금문, 전국시대 초나라 죽간, 삼경, 상주사 등에 대한 많은 뛰어난 논저를 출간했고 그 대부분은 중국어로도 번역되었다. 중국 명은 샤한이. 60대 중반인 지금까지도 왕성하게 논문을 쓰고 있어서, 아마도 구미 역사상 최고의 한학자 중 한 명으로 기억 될 것이다.

쇼네시 교수의 수업이나 연구에서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substantial하라”는 말이었다. 그 사전적 번역은 ‘튼튼한, 단단한‘ 정도일 텐데, 결국 경험적인 증거로 입증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고대사를 공부하며 이미 두루뭉술한 손쉬운 추론에 상당히 익숙해져버린 터여서 그걸 고치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그래도 결국 “보다 실질적인 증거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얘기할 수 없다(해서는 안된다)”는 고대사, 아니 역사 연구자의 가장 기본적인 미덕을 체득한 게 시카고에서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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