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d8274b5856af551ee86e1428472738be640bdc70b922b118f35f5366f3912

바다가 왼종일
새앙쥐 같은 눈을 뜨고 있었다.
이따금
바람은 한려수도(閑麗水道)에서 불어오고
느릅나무 어린 잎들이
가늘게 몸을 흔들곤 하였다.

- 처용단장 1의 1 中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눈보다도 먼저
겨울에 비가 오고 있었다.
바다는 가라앉고
바다가 있던 자리에
군함(軍艦)이 한 척 닻을 내리고 있었다
여름에 본 물새는
죽어 있었다.
물새는 죽은 다음에도 울고 있었다.
한결 어른이 된 소리로 울고 있었다.
눈보다도 먼저
겨울에 비가 오고 있었다.
바다는 가라앉고
바다가 없는 해안선(海岸線)을
한 사나이가 이리로 오고 있었다.
한쪽 손에 죽은 바다를 들고 있었다.

- 처용단장 1의 3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짤은 김춘수의 고향이자 처용단장에도 등장하는 통영에서 찍은 한려수도 사진

작년에 통영 갔을 때 김춘수 생가 못 가본게 아쉽...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