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볼 런』은 죠죠의 기묘한 모험 제 7부로 전작인 6부의 결말부에서 생긴 새로운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그래서 전작들과의 연관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배경지식 없이도 재밌게 볼 수 있다.
동시에 전작을 본 독자들을 위한 팬서비스적인 장면들이 있어서 전작을 봤다면 더 재밌게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6부까지 나왔으니 개인적으로는 6부까지 보고 7부를 보는 걸 추천한다.
스토리
주인공 죠니 죠스타는 스타 경마 기수로서 풍족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데이트 중 극장에서 새치기를 하다 새치기당한 사람에게 총을 맞고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된다. 말을 탈 수 없게 된 죠니는 병문안 오는 사람 하나 없이 인생이 망해버린다. 낙마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고 새치기하다 총맞은 기수에게 명예고 뭐고 없으니까...
(만화 주인공 레전드)
이후 북미 대륙을 동에서 서로 횡단하는 레이스인 스틸 볼 런의 개최식에 간 죠니는 자이로 체펠리라는 남자를 만난다. 그는 철구를 회전시키는 기묘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회전하는 철구를 만진 죠니의 다리가 일순간 움직인다. 자이로는 우연일 뿐이라고 했지만 죠니는 실낱같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자이로를 따라 스틸 볼 런 레이스에 참가한다.
그렇게 참가하게 된 레이스에서 죠니는 미라화된 팔을 얻게 된다. 그것은 어떤 성인의 유해의 일부로서 스틸 볼 런 레이스의 코스는 이 유해 조각의 위치를 지나도록 되어 있었다. 이는 유해를 전부 모으려는 미 대통령의 음모였고 유해를 빼앗기 위해 대통령은 죠니 일행을 습격한다. 죠니는 죠니대로 유해를 통한 장애의 치유를 바라며 유해를 자신이 전부 모으려 하며 레이스를 진행한다. 이렇게 시작되는 레이스와 유해 쟁탈전이 『스틸 볼 런』의 스토리이다.
7부의 매력은 다양하다만 그중에서도 내가 크게 느낀 몇 가지만 써 보려 한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점은 작화이다. 죠죠의 그림체는 1부부터 지금까지 계속 변해왔는데, 7부부터는 부정기 연재로 바뀌어서 그런지 그림체가 극화풍으로 변하고 세밀해졌다. 이번에 전권을 사서 만화책으로 봤는데, 지나가는 한컷 한컷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이건 설명하는 것 보다는 직접 보는 게 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표지 두개)
두 번째 장점은 입체적인 인물이다. 죠죠 이전작들에서는 ‘나쁜 사람들은 환경 탓이 아니라 그냥 나쁜 사람이다’라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중요시하는 주제의식이 있었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4부 최종보스 키라의 불우한 가정사를 그리려다 그게 그의 악함에 대한 변명이 되는 것 같아 그만뒀다고 했을 정도로 그런 면에서는 신경을 쓰는 듯하다.
그런데 7부에서는 그에서 조금 벗어나서 등장하는 적들의 과거사가 묘사된다. 예를 들어 레이스 경쟁자 디에고는 가난과 사회의 무자비함으로 인한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간 사회에 대한 증오를 가지고 모두를 밟고 사회의 정점에 서 주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된다.
최종보스인 대통령은 성인의 유해를 모으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인이지만 그 동기는 사리사욕이 아닌 강한 애국심으로,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결말부에 대통령이 죠니와 거래를 하려는 장면은 그 설득력이 상당하다.
(결말부의 미 대통령-퍼니 발렌타인)
다만 이런 과거 묘사가 자연주의 소설마냥 그들의 악행에 대한 절대적인 변호가 되지는 않는다. 그들의 야망과 악행은 서로 필요충분조건인 건 아니니까‥. 작가가 굳이 왜 이런 묘사를 넣었을까... 그저 등장인물을 풍성하게 함으로서 만화로서의 재미 극대화를 추구한 걸까? 혹은 작가가 나이가 들면서 그 생각이 유해진 것일수도.
아무튼, 이들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스틸 볼 런 레이스 속에서 서로 협력하거나 적대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만화는 죠니와 자이로의 시점에서 진행되지만, 이런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레이스를 진행하면서 독자는 그 인물들이 어떻게 될 것인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흥미를 가지고 인물을 따라가며 만화에 몰입할 수 있다.
이런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역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주인공인 죠니와 자이로이다. 7부에서는 다른 동료 없이 죠니와 자이로 둘이서만 레이스를 진행하게 되는데, 그 둘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그들의 서사가 풍부해지고 둘의 관계도 더 각별하게 느껴진다.
자이로는 레이스를 같이 진행하는 동료이면서 동시에 ‘회전’에 대해 알려주는 스승의 역할을 한다. 레이스 중의 위기상황마다 자이로는 죠니에게 회전의 레슨을 하는데, 결말부에 나오는 마지막의 레슨은 이전의 가르치는 투의 레슨과는 다르게 그동안의 여행에 대한 자이로의 감상을 담고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본 입장에서는 꽤 감동스럽다.
(레슨 5)
세 번째 장점은 전투의 박진감이다. 죠죠는 이능력 배틀물로서 능력을 활용해서 싸우는 게 주된 재미 요소이다. [적이 알 수 없는 능력으로 습격함->능력을 알아내고 방어/반격함] 의 패턴이 반복되는데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기발한 방법으로 상황을 타개해 내는 것이 죠죠의 매력이다. 또 한 전투에서도 여러 번의 반전으로 끊임없이 전세가 역전되어 긴장감을 끝까지 놓을 수 없게 한다.
찬양만 너무 늘어놓긴 했지만 이 만화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그림에 대해서 뛰어나다고 하긴 했지만 흑백만화인데 그림이 너무 디테일하게 이것저것 그려져 있어서 그런지 가독성이 그리 좋진 않다. 또 단행본으로 볼 것을 고려하지 않은 건지 책 중간이 연결되어 있는 컷이 너무 많아서 읽기 불편했다.
중간의 설정변경도 눈에 띈다. 최종보스인 대통령은 첫 등장 때에는 엄청난 비만 체형이었는데 중간에 아무 설명 없이 갑자기 근육질이 되어버린다.
죠니는 만화 초반에 디에고를 처음 본다는 듯이 반응하는데 나중에 죠니의 과거편에서는 디에고에게 계속 져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묘사된다.
전투 부분도 문제점이 있다. 7부에서는 철구의 회전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데 이게 너무 만능으로 나와서 억지로 이긴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건 이능력 배틀물에서 꽤 치명적이라 생각한다만.. 죠죠식 기묘함으로 이해하고 대충 넘겨야 한다.
마무리
이렇게 『스틸 볼 런』의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과 장,단점을 썼다. 이런 리뷰글을 별로 써본 적도 없고 쓰자니 할 말이 너무 많아서 깔끔하게 정리하지도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만화에 대한 애정으로 잘 써보려 했는데.. 읽어 줘서 고맙다.
개성 있는 그림체를 좋아하는 사람, 헌x헌이나 주술회전같은 두뇌싸움을 좋아하는 사람, 서부극/건맨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만화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7부 전권 자랑..
죠죠는 4부 7부가 너무 좋아
스틸 볼 런에서 아라키 아조씨가 여러모로 만럭 정점을 찍은 듯
난 무조건 지름길로간다
대통령은 왜 유해에 집착함?
온전한 유해의 소유자에게는 행복한 것들만 모이고 불행은 전부 다른 어딘가로 날아감. 쉽게 말해서 무적이 되는거임. - dc App
그게 아마도 D4c 러브트레인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