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페이지 밖에 안되는 책으로 사람을 이렇게 우울하게 만든다는 것도 참 신기하다.


소설의 베르터라는 인물은 참으로 안타깝다. 섬세하고 감수성 풍부한 인물이지만 자신이 비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사회로부터 멀어지고 사랑하는 존재를 보며 가슴앓이만 하다가 끝내 목숨을 끊고.... 소설 속 슬픈 인생 10위 안에는 무조건 들듯 싶다.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소설이 이러한 베르터의 상황을 매우 잘 묘사해놨다는 것이다. 로테와 만나는 기쁨, 타인과의 관계를 끊을 때의 분노, 최후를 향해 치닫는 동안의 우울, 그고 이러한 전 과정이 담긴 베르터의 고통이 마치 내가 감정을 느끼듯 전해진다. 지금까지 소설 중에 감정 이입이 가장 자연스러운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아마 번역도 매우 잘 된듯 싶다.


좀 아쉬운 점은 후반부의 편집자 갑툭튀는 좀 분위기를 깨는 느낌이었다. 특히 시 읊는 부분. 개인적으로 지루했다. 처음부터 자살할 때까지만 편지의 형식으로 보여주고 그 이후에 편집자가 서술하는 방식이 더 좋았을 듯 하다.


혹시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 중에 기분이 좀 우울한 사람이 있다면 읽지 말라고 권유하고 싶다. 치킨먹고 기분 좋은 채로 읽었는데도 기분이 꿍한 상태다. 당시 젊은이들이 왜 베르터를 따라 모방 자살을 했는지 이해가 간다. 괜히 읽었다가 고통받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