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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를 좋아하지만 <태풍>은 졸작이 맞는거 같다고 생각한다.

태풍을 처음 읽은 건 아주 오래전이지만 그때도 같은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약간 초기작이다 보니까 마음 같은 후기작에서 흘러나오는 근대사상에 대한 고찰과 삶의 방향에 관한 은은하면서도 날카로운 메시지가 전무하고 좀 심하게 노골적으로 짧은 소설에서 자신의 주장을 급하게 펴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마지막 챕터 전채를 연설로 채워놓은 건 무리수였음 그 쓸데없는 장대함에 모든 캐릭터들이 잡아먹혀버려서 소설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못했다.

자연히 인물의 서사도 떨어지기 마련, 근대 일본의 인간상들을 각인물들로 표현한 건 알겠지만 캐릭터 사용이 상당히 떨어짐

조금 개인적인 이유지만 이런 식의 예술을 매개체로 자기 사상만을 전파하는 건  싹 다 프로파간다라고 생각하기도 해서 말이지, 정말 싫어하는 부류임.

개인적인 평가 잣대로는 소설로서의 기준 미달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물론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
차라리 교단에서 물러난 주인공을 좀 더 자연스럽게 다루어서 다른 인물들과 연결시키면서 보다 소설답게 사건을 일으켜서 전개, 성장하는 서사를 구축했으면 좋았을 텐데

소세키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에서도 탑에 들지만 이 태풍이라는 소설만은 확실히 별로라고 말할 수 있음. 모든 면에서 성급했음. 그래도 이 소설 빼곤 소세키의 전 작품을 좋아함.

하지만

약간 생각의 방향성을 달리해서 말하자면 이러한 성급함이 소세키의 사상에 대한 일종의 날것 그 자체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 소세키의 지론 그 자체를 가장 잘 들어낸 소설이라고 칭할 수도 있다. 조금이라도 젊었을 적의 소세키가 자신의 생각을 크게 드러내었고, 그러한 것들을 기반으로 사색하고 다듬어서 <마음>같은 걸 썼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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