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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에 자소서, 면접에다가 자라섬 등등등... 놀거 다 노느라 한동안 많이 바빴네요

한동안 투르게네프를 읽지 않았던지라 악령을 읽은 뒤 투르게네프 작품들을 좀 더 읽어보고자 했습니다

악령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투르게네프를 모델로 한 등장인물이 있다고 하길래 과연 어떤놈인가 하고 좀 신경 쓰면서 봤었는데요 주의를 기울인 보람도 없이 누가봐도 카르마지노프 였네요

도끼의 시각에서본 투르게네프는 겉만 번드르르한 자유주의자 였습니다 역시나
서로를 싫어하긴 했어도 계속 교류는 했었던 두 작가의 이야기도 나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처녀지는 투르게네프가 마지막으로 발표했던 장편이라고 합니다.
악령과 연관을 시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두 작품 모두 네차예프 사건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사건을 기반으로 했음에도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 서구주의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말 다릅니다

악령과 처녀지 모두 좌절로 사건이 끝나지만 악령이 서구주의자 놈들을 끝까지 몰아세우고 사정없이 물어뜯는 반면 처녀지에서는 이 인물들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솔로민 이라는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서 민중과 농노를 사랑했던 투르게네프의 시선은 역시 그대로입니다.

‘이상을 가졌으면서도 말이 없고, 교육을 받았음에도 민중 출신이고, 단순하면서도 분별이 있다’ 솔로민에 대한 작중의 평가입니다.

또한 도입 부분에서 투르게네프의 기존 작품들(루진, 아버지와 아들, 첫사랑, 무무, 귀족의 보금자리)보다 짙은 사회,정치적 냄새가 강했기에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귀족의 보금자리를 읽고 난 직후라 더 그랬었나 봅니다. 하지만 투르게네프는 역시 투르게네프 입니다.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 현실과 타협할 수 없고 실속 없는 루진괴 같은 인텔리겐야, 농민들과 민중들에 대해 귀족으로서 가질 수 있는 애정이 존재하니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책 말미의 작품론에 있는 투르게네프의 편지의 일부 입니다.


‘나는 이 장편에서 젊은 혁명가들이 그 결백한 마음씨에도 불구하고 그 방법이 잘못되어 있으므로 즉, 비현실적이었으므로 실패로 끝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을 제시하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