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갤을 만만하게 보고 폰리뷰 썼었는데
(참고: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490975
난해함의 극을 달리는 피네간의 경야. 독갤 내에서도 완독한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학교 도서관에 신청하니까 사주더라(사실 여태껏 학교 도서부 예산 200만원 정도 축내 왔음).오늘 내가 할 이야기는 일종의
gall.dcinside.com
), 참가자가 하나둘 나오는 것 보니까 나도 제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2부로 나눔(2부는 다음 주에 쓸 예정)
스토리 자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작품이라, 문단 단위로(주석 보니까 더 모르겠어서 옆의 요약의 도움만을 받아) 나름의 해석을 덧붙였음. 또한 이 글은 문학 전공자가 아닌 일개 고등학생이 쓴 글이기에 완전히 개인적인 해석도 상당수 존재하니 재미로만 읽고, 신뢰가 가지 않는 부분은 알아서 걸러 주시길.
*과학 용어 '쿼크'가 유래된 퀙!이라는 말은 <복원된 피네간의 경야>판 기준 383페이지에 나오니 심심하면 찾아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읽다 보니 저번에 폰리뷰글로 대충 상상해서 썼던 거랑 일치하는 부분도 의외로 꽤 있어서 놀랐다.
그럼 <피네간의 경야(1부 1장)> 정리 겸 요약 start
1. <강은 ~ 하도다>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당황할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되돌리도다>. 풍경 묘사임과 동시에, 수미상관의 구조를 암시한다.
2. <사랑의 ~ 보였을지라>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 않았으니>, <~하지 않았나니>의 서술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맥주의 <발효>도, '패트릭'에 대한 <토탄세례>도, 쌍둥이 '에스터' 자매의 <격노>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어나고 있는 일은 <감주수의 배가>뿐이다. 아직까지는.
3. <추락 ~ 있었도다>
벼락의 추락, <노부>의 (옛) 추락, <피네간(HCE)>의 활강(<고대의>라는 수식 때문에 과거의 인물로 착각할 수도 있으나, 주인공이다. 이에 관해서는 후술) 등, <추락>의 이미지가 등장한다.
4. <여기야말로 ~ 가져오리라>
소설 속 공간은 굉장한 난장판이다. 석화신과 어신이 싸우고, <도당>이 학살을 일으키며 사람 잡는 <혹족>이 등장한다(그러나 스토리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풍경 묘사 격). 이런 혼란은 과거로부터 기인(석화신, 어신은 고대의 신앙 체계를 의미하고, 도당의 창칼은 먼 옛날 켈트족의 물건이며 혹족은 원시의 무기를 사용한다)한 것들인데, 문단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는 추락 이후의 재기가 예언된다. 추락으로부터 재기로, 몰락으로부터 재생으로.
5. <동량지재 ~ 산정했도다>
고대의 인물인 줄로만 알았던 피네간이 등장한다. 모세오경 등 옛 문헌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앞서의 <고대의 견실남>이라는 서술은 그저 상징성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던 듯싶다. 그렇다면 어떤 상징성? 내가 보기에는 <원죄>를 의미하는 것 같다. 피네간은 죄의식에 시달리는데(번역자의 의견을 빌려옴), 정확히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다(적어도 내가 읽은 부분까지는). 그는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죄를 가진 죄인이다.
<나무통 운반 신공>인 피네간은 애처가이며(아내의 이름은 <ALP>라고 한다), 거의 취해서 우러러볼 만큼 자신이 쌓은 강둑의 건출물에 애정을 가진 인물이다(더해, 남성성이 굉장히 강조된다).
6. <최초에 ~ 될지라!>
별 내용은 없다(이 글의 특성상 굉장히 곁가지 묘사가 많다). 그의 가문과 그 문양에 대한 이야기이다.
7. <그러면 ~ 그의>
그는 추락(실족)하는데,, 이때 <원죄>라는 표현(아담이 선악과를 먹었을 때와 같이)이 사용된다. 이유는 벽돌 때문일 수도, 뒤쪽 경내의 붕괴일 수도 있는데 추측은 더하려면 끝이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원인보다 이의 결과이다. 계속 읽어보자.
8. <흑오염 ~ 보도록>
그의 추락은 결국 그의 사망을 야기한다.
9. <분탄 ~ 오!>
그리고 경야(장례식에서 망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지내는 아일랜드 풍습)가 시작된다. <피네간의 경야>라는 제목은, 피네간의 장례식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아일랜드의 장례 풍습이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연예인까지!) 모여 음주(가무?)를 즐기고 진탕 취하는데, 아직 죽지 않은 피네간의 입에 술을 흘려넣기까지 한다. 그냥 미친놈들 같다.
10. <만세, ~ 애통하리니> & 11. <바위 ~ 시원한지라>
여기서부터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다. 어떻게 보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까지도 할 수 있을 서술인데, 죽은 피네간의 몸이 물고기로 변한다. (많은 부분이 풍경 묘사, 음향 묘사, 작가의 사설로 채워져 가는 도중)<종남을 위한 사송>, <귀찮은 것이 제거되어 시원한지라>라는 표현을 볼 때, 그는 이 상황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인 것 같다. 죽음으로써 원죄에 대한 삯을 치렀기 때문이리라.
12. <하지만 ~ 짤깍!>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피네간을 볼 수 있다(물고기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언제 나왔는지 모르게 나중에는 또 평범하게 가족과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쩐 일인지 그는 잠을 자고 있고(<빈 호우드 언덕> 위에, 채프리조드에서 또한, 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같은 장소의 다른 이름인지 두 공간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이야기인지 불분명하다), 이 실루엣이 안개 속에서 일렁이는 것이 어렴풋이 보인다. 한편, 독자는 미녀들이 있는 곳으로 이끌린다.
13. <이 길은 ~ 짤깍!>
<뮤즈 박물관> 안으로 인도된 독자(<프러시아>와 <부랑스> 유물을 관람함). <리포레옹>의 3병사들이 흠모해 마지않는 총충의 이야기가 잠시 등장한다. 이들은 <유혹녀>로서 <신령녀>이기도 한데 윌링던 및 여러 남자들을 유혹하려고 한다... 는데 이 스토리가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프러시아>, <리포레옹> 등 잘못된 이름들이다. 이들은 이 극중극의 허구성을 강조한다. 또한, 완전히 상상의 산물이지만은 않은 이야기임을, 현실에 일어났던 역사의 차용임을 알려준다.
14. <이것은 ~ 휘두르나니>
전쟁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신령녀가 웰링던을 전선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급보를 보내기도 하고, 아무튼 난장판에 난장판이다.
15. <도둑도사 ~ 거출하시라>
전쟁 이야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계속 이어지는 정신없는 묘사 속에서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이것은~>으로 운을 떼는 문장들의 반복적인 등장이다. 마치 박물관에서 작품을 해설할 때의 말투처럼 들리지 않는가? 이 난잡하고 괴상한 이야기들은 모두 결국 누군가가 소개해주는, 박물관 속 곁가지 이야기일 뿐이다.
16. <피우! ~ 안은>
독자는 박물관은 빠져나온다.
17. <그 곳 ~ 날도다>
독자는 <아나 여>에게 찾아가야 한다(새들이 12마리 날아가는데, 본 작품답게 괴이한 이름들이 나열된다)고 하는데, 그녀가 누군지는 모른다.
18. <3마리 ~ 안녕히>
또 새들이 날아간다. 이들이 비행하며 <대홍수의 울음>을 운다는데, 이 역시 성경을 연상시킨다. 대홍수 이후 줄곧 방주 속에 있던 노아가 물이 얼마나 줄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둘기를 날려 보낸 일화 말이다. 그러나 노아와는 다르게, <무슨 상관이랴!>라며 나오기를 독려하는 대목이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누구일까?)는 당장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찌저찌 나와서는, 전폐물(전쟁 후 남은 것들)들을 챙긴다.
이상한 점은, 그녀가 분명 박물관 속 사건인 전쟁의 잔해를 탐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작품 속 등장인물이 맞는지, 아니면 또다른 박물관 속 인물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19. <얼마나 ~ 추락이라>
이 부분은 외설적이라 설명하지 못하겠다. <추락>이 (또!) 등장한다는 정도만 알아두면 되겠다.
20. <왜냐하면 ~ 마련인지라>
이 여자는 <ALP>라고 한다. 즉 피네간(HCE)의 아내이다. 아까 그녀가 박물관 속 전쟁의 잔해를 뒤적이던 장면을 생각해보면, 이 소설의 세계에서는 현실과 환상,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어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옳겠다. 또한, 앞에서 <원죄> 운운했던 서술이 이후 HCE의 의식의 기저에 깔리게 되는 <죄의식>이라는 테마를 설명하기 위한 떡밥이었다는 해석이 다시 가능해진다. 이때 서술자가, 남성성을 강조할 때는 언제고 그(피네간)는 <둔하고>, 그녀는 여장부와 다름없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이 소설에서 종잡을 수 없는 것은 이야기뿐만이 아니다. 등장인물의 외양, 성격조차도 우리는 쉬이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 소설은 영화 <홀리 모터스>를 감상할 때 사용해야 할 것과 비슷한 관점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여기저기로 발산하는 이미지들 자체가 중요하다.
21. <그런 다음 ~ 있도다>
더블린의 인력들(또 곁가지). <오라프>, <아이브아>, <시트릭>(길 혹은 광장들)이 의인화되어 3형제라고 불리며 피네간의 주위를 뛰어다닌다. 다시 죽었는지, 그는 뻗어 누워 있다(<12>와 연결)
22. <아일랜드 ~ 것일지라>
독자와 서술자가 밀담을 나눈다(사기도박꾼이 엿들으니 조심하라고까지 한다)... 서술자는 HCE를 험담하다가는, 불꽃놀이 소리로 화제를 돌린다.
23. <사대사물들 ~ 모두>
다시 한 번 이야기가 옆길로 샜다가는 HCE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ALP는 노파가 되어 있고(이런 식으로 같은 인물에 대한 묘사, 지칭하는 단어가 설명 없이 휙휙 바뀌는 점 또한 이 소설을 난해하게 만드는 데 한몫한다)... 그들 부부의 딸 이시, 아들 솀과 숀이 등장한다(아들들은 쌍둥이이다).
24. <고로 ~ 하도다>
이해 불가(대충 고대 서적 탐방하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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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키워드는 역시 <추락>이다. 원죄를 상징하며, 바지를 내린다(...)고 할 때조차도 <추락>의 이미지가 떠오르도록 조이스는 우리를 이끈다. 한 가지 힌트: 추락 이후에도 피네간은 죽지 않았고, 어떻게 살아났다는 묘사도 없이 후반에 다시 버젓이 등장한다. 인간의 죄(와 죄의식)은 없어지는 듯하다가도 끊임없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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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속 전쟁 이야기가 현실에 섞이는 부분을 읽으면서 내심 감탄했는데, 이 또한 조이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이지 않을까...라는 비약 아닌 비약을 해 본다. 개인적으로는 교과서로만 전쟁을 배운 내 모습까지 떠올랐는데, 전쟁 묘사에서 조이스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우스꽝스러움>이다. 한낱 장난에 지나지 않는 행위에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건다는 것, 아이러니 아닌가(ALP가 발견하는 전폐물들은 민망한 물건들이 대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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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쓰려고 생각을 정리하다가, 너무 의미부여가 심한 것 같아 그만두었다. 남은 이야기는 2부에서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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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쓸 거리 찾으려고 문단 단위로 여러 번 다시 읽으며 메모에 메모를 거듭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알맹이가 찾을 만큼은 찾아지더라(물론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았고).
언젠가 지인이 <피네간의 경야> 첫 페이지를 읽고는 이런 글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전부 그냥 장난질 아니냐고 한 일이 있다. 그때는 제대로 된 변호를 해 주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에게 일독을 권해주고 싶다. 그건 안 읽어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일 테니까. 이렇게 각 잡고 읽으니 수많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지 않았는가.
2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494567&page=1
1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492377 피네간의 경야 리뷰 (part 1/2) - 추락 다시 추락 -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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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나 너나 둘다 제정신 아닌듯
감사.
왜 댓글없냐... 난 감상을 나누고 싶단 말임
추천이나 받아라
독갤에 읽은 사람이 이리도 적단 말인가
김종건은 얼마나 미친놈인걸까 - dc App
번역 한자어 남발로만 안했으면 좀 더 좋았을 텐데 까비
결국 모든 인물형이 HCE/ALP/솀/숀으로 나뉜다는 거만 숙지하면 읽을만한지도 나머지는 사실상 인물이 아니니까
오 개최자님 읽어보셨나 보군요... 그러게 아무튼 작가가 맘대로 지칭해도 역주로 알려주니까 나름 읽을만하던데
출사표가 리뷰보다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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