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1970년대에 몽골인들이 남긴 역사서 몽골비사가 사학자들 주도로 두터운 주석과 함께 번역되었는데
한국은 2004년에 그나마 사학자들이 주도하지 않아서 얇디 얇은 주석달고 출간됨
그렇다고 20세기 한국 사학계가 몽골어 구사하고 원 사료를 자주 인용했던 것도 아님
이런 양국의 저변 차이는 결국 한국 사학계가 원 복속기를 연구하면서 몽골적 특수성에 주목하기보다는
그냥 일반적인 중원왕조로 생각하며 이 시기를 논하게 만들었음
게다가 민족주의와 정체성론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20세기 사학계의 열패주의가 더해져
대중들의 역사인식을 완전히 망쳤고 지금도 인식의 변화가 전혀 안되고 있는 분야임
변화는 21세기가 가까워진 90년부대 말부터 차근차근 재론되어 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지
피드백은 안되지만
10년 이상 전부터 반론된 대표적인 통설들로는
1. 공민왕은 반원개혁정치를 했다 ->
공민왕은 1368년 명이 대도를 함락시켜 원을 북쪽으로 몰아내기 전까지
원을 상국으로 섬기는 체제를 단 한 번도 부정한적 없고
공민왕이 시행한 제도, 경제정책은 전부 원의 정책에 기반하고 있음
쌍성총관부 탈환은 이미 실질적으로 고려땅이 되었던 곳을 깃발 바꿔꽂은 것에 불과하고
변발, 호복은 충렬왕이 왕권강화 수단으로 자발적으로 한거라서 그거 되돌린거랑 반원은 상관이 없으며
기철 숙청은 원 황제 6촌과 결혼한 원의 부마가 원 황제 황후의 친정과 권력다툼을 벌인 집안싸움으로 반원개혁은 20세기에 짜맞춘 허상임
노국공주와 공민왕은 왜 사이가 좋았냐면 노국공주가 살아 생전에 공민왕이 반원하는걸 본적이 없어서
2. 충선왕은 반원개혁을 하다 폐위되었다 ->
충선왕이 즉위 직후 한 개혁은 원의 제도를 베껴서 한거라고 90년대에 이미 결론남. 그리고 결정적인 폐위요인도 아님
이때 충선왕이 하려했던 원의 제도를 따른 개혁은 공민왕이 고대로 따라함
3. 충선왕의 원격통치는 기상천외한 짓이다 ->
원의 부마들이 흔히 하던 통치방식임. 남들 다 하던거 따라한거
4. 친원-반원이란 기조가 존재했을 것이다 ->
어떤 안건에 대해 견해 차이가 있을 뿐 원 복속기에 반원 같은 걸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어요.
지금 한국 야당 여당이 미국에 대한 입장 차이는 있지만 걔네들 중에 반미는 없잖아
원이 맨위에 있는 체제를 부정하지 않고 대신 색목인과 같은 반열에 올려주길 원했던게 일반적인 고려인들의 의식
대다수 한국인들이 천조국은 영원히 미국이 하고 한국은 일본보다 더 중요한 동맹국이 되길 원하는 것처럼
5. 조선 초기까진 자주적이다고 조선 중기 성리학의 교조화이후 사대가 어쩌고 ->
역사는 연속. 후대에 어떤 현상이 발생했다면 그건 그보다 앞에서부터 레일이 깔려 있어서 인데
이거 착각하고 단절시켜서 사건만 기억한뒤 특정 시기, 특정 사람 공격하는 애들이 참 많지
원 복속기부터 한반도 지식인들은 중국은 중화문명이고 한국은 오랑캐라는 화이관을 완전히 내재화시키고
그 안에서 배운 오랑캐, 일찍부터 문명화한 동이로서 대우받길 원했음
고려말기 사람들이 건국한 조선은 그 인식이 고대로 이어졌을 뿐이고
몽골 이전의 북송-요 / 남송-금은 힘이 한계가 있어서 몽골처럼 고려의 왕위계승, 정계에 실질적인 영향력, 압력을 못미쳤음
조공-책봉은 해도 그저 사후승인이었지. 그런데 몽골은 차원이 다른 힘으로 실질적으로 쥐고 흔드는 영향력을 보여줬고
원종-충렬-충선왕 시기 고려인들은 이전 중국왕조처럼 생각하다가 조인트 까이고 이전과는 다른 존재가 몽골임을 습득함
그리고 그에 철저하게 적응하고 그토록 강한 중원 왕조를 가운데 두는 세계관 속으로 점프함
왜 반항안하고 점프하냐고 묻는다면 중화문명=민주주의 / 원&명=미국 / 고려,조선=한국, 일본으로 생각해 봅니다.
미군정 통치받은 한국과 먼저 전쟁걸었다 핵맞은 일본이 그 압도적인 위엄 앞에 개길 생각을 했던가?
공민왕은 1368년 대도를 점령하고 명이 그저 탐색을 위해 사신을 슬쩍 보내니 그쪽에서 말 꺼내기도 전에 먼저 넙죽 엎드려서
주인님 바꿈
이게 고려에서 조선으로 고대로 이어진 것이지 조선 건국되고 없던 인식이 갑자기 생긴게 아님
정도전의 요동정벌은 실록에 한 5번 인가 나올거임. 개중 2어번은 1차 왕자의 난 뒤에 찬밥신세되어 정치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조준이
정도전이가 요동정벌 깽판 놓는거 말린 사람이 나다라고 홀로 주장한 거임. 구체적 논의 그런거 전혀 없는데
20세기 사학자들과 이후 극작가들이 보기 좋게 가공해서 소설쓰는 바람에 진짜 적극 추진한 건줄 알지
이런 원 복속기에 대한 통설을 부정하고 재정립한 권위자들이 김호동, 이강한, 이개석, 이명미 등이고
시중에 출간된 단행본으로선
이명미 선생의 <13~14세기 고려.몽골 관계 연구>이 대표적임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5947718
13~14세기 고려.몽골 관계 연구한국중세사학회 연구총서 7권. 13~14세기 고려.몽골 관계의 특징과 그것이 고려의 정치.권력구조에 미친 영향을 그 관계와 권력구조의 중심에 있었던 고려국왕의 위상 변화를 통해 설명한다.www.aladin.co.kr원종 시기부터 공민왕 시기까지 총제적으로 정리하고 사학자들이 책 슬때 흔히 저지르는 안좋은 버릇인
국한문혼용체를 지양해서 가독성도 좋음
중간에 몽골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제외하면 고등학교 수준 한국사 지식 가진 사람도 읽을 수 있음
또한 이명미 선생은 이후에 개설서 개념으로 보다 쉽고 얇은 동북아역사재단 교양총서를 출간함
각각 <고려·몽골 관계 깊이 보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6882190
고려·몽골 관계 깊이 보기13세기 중반에서 14세기 중반, 100여 년 동안 지속된 몽골과의 관계는 고려의 사회와 정치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유목 환경에 기반한 몽골이 다른 정치 단위와 관계를 맺는 방식과 고려가 다른 중국 왕조...www.aladin.co.kr<고려, 몽골에 가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521155
고려, 몽골에 가다원대 말 궁정 안팎에서 고려양이 유행했던 양상과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이며, 고려양 유행의 배경이 되었던 많은 고려 사람들의 몽골행에 얽힌 이야기이다. 동시에 고려 사람 들 개개인이 꿈꾸게 된 성취에 대한 욕...www.aladin.co.kr란 제목. 고려와 몽골의 관계는 결코 일방적인 수탈 혹은 호혜의 관계가 아니었고 되게 복잡한데 그 일면을 엿보는 책들임
공민왕의 자주반원 정책이 허상임을 지적한 연구자는 이강한 선생인데. 아쉽게도 해당 논문들은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았음
이강한, 2009, <공민왕 5년(1356) 反元改革의 재검토>, 대동문화연구 vol.65, 성균관대대동문화연구원
이강한, 2009, <공민왕대 재정운용 검토 및 충선왕대 정책지향과의 비교>, 한국사학보 No.34, 고려사학회
이강한, 2009, <공민왕대 관제개편의 내용 및 의미> 역사학보 No.201, 역사학회
이것들은 위에 이명미 선생 책 읽고 원 복속기 전반적인 지식 좀 쌓은 다음에 읽는게 좋음
이강한 선생은 반원-친원 이런 단세포적 구분에 대해서 통렬하게 지적하는 글을 쓰시기도 하셨지
중화와 오랑캐로 나뉘는 전통적 화이관을 고려말에 이미 완전히 내제화시켰으며
몽골의 절대우위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지적, 그리고 고려 전기가 사극 따위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자주적이고 거창한 황제국 체제가 아니었다는 지적은
채웅석, 2003, <원간섭기 성리학자들의 화이관과 국가관>, 역사와 현실 No.49, 한국역사연구회
최종석, 2017, <13~15세기 천하질서하에서 고려와 조선의 국가 정체성>, 역사비평 No.121, 역시비평
이명미, 2020, <고려-몽골 관계 깊이 보기 - 「걸비색목표」와 「청동색목표」>, 역사교육연구 No.37, 한국역사교육학회
최종석, 2021, <왜 고려전기의 國制는 황제국 체제로 보일까? - 후대 감각과 지식의 소급 적용으로 탄생한 고려전기 황제국 체제 ->, 역사학보 No.250, 역사학회
두꺼운 책이나 논문이 부담스러우면 한국 동양학의 거두 서울대 김호동 교수의 개설서도 좋음
절판되서 중고를 구해야겠지만
임용한이 토크멘터리 전쟁사에서 고려 태자가 투항 의사를 밝히니 흥분해서 막내딸과 결혼을 제안했다 했는데
그게 아님. 고려가 적극적으로 제안했고 마뜩찮아하던 쿠빌라이는 무신집권자 임연이 일으킨 원종 폐위 사건과
뒤이언 삼별초의 난 때문에 입장 선회한거
원종 폐위사건에 대한 몽골의 반응은 이전 송, 요, 금과 몽골의 차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고려 대신들에게도 충격을 준 사건으로 이명미 선생의 저서에 다뤄지니 눈여겨 보면 좋다.
아무튼 김호동 교수의 <몽골제국과 고려>는 그런 기본적인 오류들을 바로잡으며 고려-몽골이 관계를 맺는 과정을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음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1430012
몽골제국과 고려몽골제국과 고려www.aladin.co.kr
역스퍼거인 줄 알았는데 정성글...좋아용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통설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이명미 씨의 박사학위논문을 봐도 자신의 주장이 통설이라고 말하지도 않고. 기존 연구사적 검토를 보더라도 199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전통적인 책봉-조공 관계가 아닌 원과 고려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반영된 성과들이 발표되었다는 것이고, 그러면서 기존의 관점을 대표하는 연구자로 이익주 씨를, 후자의 관점을 대표하는 연구자로 김호동 씨를 거론하고 있고. 이명미 씨는 고려가 원의 간섭을 받으면서도 독립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고려가 원에 분명하게 통제를 받으면서 복속했다는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인데 말이야. 그래서 원 간섭기, 압제기보다는 원 복속기라는 용어를 쓴다고 했네. 글쓴이는 특정 관점 위주로 설명한듯. - dc App
이 글에서 추천한 연구서도 저자의 그러한 입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저술되었을 것이고.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박사학위논문에서의 서술을 보완하는 형태일테니. 그나저나 글쓴이는 이 분야에 단순히 관심이 많은 거임? 아니면 대학원생인가? 그냥 궁금해지네. - dc App
한국 사학계는 식민사관 정체성론 극복에 집착하던, 정체성론 극복하려다 역으로 패배주의를 양산한 20세기와 거기서 벗어난 21세기가 상전벽해 수준으로 다름. 강산이 3번 바뀌고 학자들이 더 이상 고려의 자주국 유무에 집착하지 않고 디테일한 관계사 연구에 집중하도록 연구사 흐름이 아예 바뀌는데 여전히 새로운 관점 정도야. 라고 생각한다면 할 말 없음. 몽골쪽 사료를 대폭 살피고, 원을 단순한 한족화된 중국 왕조가 아닌 몽골적 특수성을 지닌 왕조로 보면서 등장한 게 어느쪽 관점인지는 생각해보고
하지만 정말로 한국사학계의 연구 역량이 엄청나게 올라갔는지는 단정지을 수 없는 문제이고, 애초에 몽골 제국사 연구자들이 몽골과 고려 관계를 검토하겠다고 함께 연구한지가 40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인지라. 당장 이명미 씨가 연구사 검토에서 서술한 김호동 씨만 해도 1980년대 중반에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서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전임 교수가 된 연구자임. 한국사학계가 식민사관을 반박하려다가 패배주의에 빠졌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일 뿐. 그러한 의견을 명확한 진실인 것처럼 말하면 안되는 거 아니냐?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학이라는 학문에 '통설'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임. 기존의 학설과는 다른 학설이 제기되었다 정도면 모를까. - dc App
그냥 용의 눈물 정도전 이방원 육룡이나르샤 보면 안 되냐
"한국 야당 여당이 미국에 대한 입장 차이는 있지만 걔네들 중에 반미는 없잖아" ?? 한쪽은 완전 중국몽인데?
정말 좋은 글이다. 예전에 이익주 교수님 책에서 세조구제란 말을 듣고 이 시대가 생각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봐야하구나 생각했었는데 저 책들도 그런 관점인가 보네
쌍성총관부 공격이 친원 정책임?
글쓴이가 자주적 개혁이랑 반원 정책을 구분 못 하고 있는 듯. '원을 상국으로 섬기는 체제를 단 한 번도 부정한적 없고 공민왕이 시행한 제도, 경제정책은 전부 원의 정책에 기반하고 있음' 이라고 썼는데 원나라를 따라서 제도 개혁, 정책을 실시하면 그건 무조건 친원인가? 개혁의 방법과 개혁의 목적을 구분조차 못하는 수준의 인식인데.
일본이 근대화 하려고 영국 제도, 정책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면 그건 친영 정책일까? 좀 기본적인 범주들을 혼동하지 마라.
이거야 말로 너의 특정 입맛에 맞는 책만 골라 온거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