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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인줄 알았지? ㅋㅋㅋ "가면의 고백" 감상이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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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번째 장에서 미시마 유키오는 자신의 유년 시절 있었던 결정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그건 다름 아닌 배덕의 인식. 정확히는 배덕을 향한 욕망에 대한 자기 인식이다. 미시마는 '일반적인' 범위에서 벗어난 자신의 본질적 욕망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자신이 배덕적인 존재라는 인식은 그것을 숨겨야한다는 생각과 양립하며 미시마 자신과 함께 '성장'해간다. 그것은 가면인 동시에 미시마고 가면이 아닌 동시에 미시마가 아니게 된다. 이 처절한 모순 사이에서 미시마는 이 배덕을 배신하고 싶어한다. 배덕을 속이고 골탕 먹일 작전은 하나뿐이다. 바로 자신의 '죽음'이다.
10대 시절부터 미시마는 '죽음'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품은 채 살아가게 된다. 배덕으로 점칠될 것으로 예정된 미래를, 미시마는 '죽음'을 상상함으로써 극복한다. 미시마는 죽음의 상상을 통해 미래의 자신은 물론, 현재의 자신까지 말살하고, 자신이 실제로 살아가는 현재에는 '가면'만 남기게 된다. 그리하여 가면과 미시마의 본질성이 역전된다. 가면이 곧 미시마로, 미시마가 곧 가면으로. 미시마는 자신조차 속여가며 만든 '가면'에게 일상을 위임한다. 그러나 가면은 자신의 본질과 합치되고 더럽혀진다. 둘은 나란히 있다기보단 겹쳐져있다. 이러한 가면과 미시마 사이의 모순된 관계성이 끊임없이 미시마를 괴롭힌다.
2.
가면의 고백은 가면을 가죽으로 바꾸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배덕성을 부정하려다가 실패하는 이야기가 작중 미시마의 인생에서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러나 실패의 과정에서 미시마는 그것조차 가면으로 바꾸어 쓰려는 시도를 보인다. 이 과정 자체가 그야말로 '가면의 고백'인 것이다. 가면과 가죽의 모호함에서 오는 미시마의 내적 혼란은 겉으로는 무엇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사건이다. 그래서 외적인 사건은 이 소설에서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표면적으로는 서로 사랑했던) '소노코'와의 '특별한 교감'조차 외면적으로는 어디에나 있는 사랑 이야기처럼 비춰질 뿐이다. 그러나 그 모든 사건을 겪는 내내 미시마의 내면은 배덕을 위한 끊임없는 검열과 검증이 이루어진다.
미시마가 겪는 모든 사건은 결국 '가면의 검증'으로 귀결된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정말 '평범'했을 어떤 사건들도, 미시마에겐 그저 '가면'의 사건이거나, '가면'을 위한 골탕의 초석일 뿐이다. 이 안에서 '가면 속' 미시마의 인생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가면 속'은 '가면의 검증'이라는 또 다른 가면에 의해 저편으로 가라앉은지 오래다. 결국 '가면을 가죽으로 바꾸려는 시도' 자체가 하나의 '가면'이 되어 미시마의 진짜 생을 가리게 된다. 그와 동시에 미시마의 삶 속 하나하나가 전부 '가면의 고백'이 되어버린다.
3.
하지만 3장에서부터 독자는 '소노코와의 사랑은 정말 가면의 사랑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그건 표면적으로는 미시마가 바라마다지 않는 '평범한 사랑'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시마 또한 그속에서는 뜻하지 않게 '행복'해보인다. 계시록처럼 흘러왔던 미시마의 인생은 소노코와의 만남으로 약간의 여지를 가지게 된다. 그 여지는 독자와 미시마 양측에 있어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일상과 사랑과 행복의 평범성이 소노코를 통해 가면에게 흘러든다. 그러나 소노코의 '평범한 사랑'조차 미시마에게는 '가면의 검증'으로 번역된다. 소노코가 느끼는 '사랑'과 미시마의 '가면의 사랑'은 맞물리지 않고, 미시마는 소노코의 '진짜 사랑'을 질투하기에 이른다. 결국 또 다시 그 모든 것들이 그저 '가면'을 이룬다.
개인적으론 이 부분이 아리송했던 게, 미시마가 소노코에게 무언가를 '느끼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시마가 끊임없이 부정하는 내면의 '남색'과는 전혀 다른 성격일지언정, 또한 소노코의 '평범한' 그것과도 맞물리지 않을지언정, 소노코와 미시마의 사이에는 '어떤 또 다른 것'이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가면이 또 한 번 이 모든 것을 환원시키며 미시마는 소노코측의 청혼을 거절한다. 철저히 계획적인 '가면의 고백'을 통해서 말이다.
미시마가 소노코에게 느끼는 감정은 사람들이 평범하게 여기는 '육체적인 색욕'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미시마는 그 사실을 참을 수 없었다. 미시마의 사랑이란 배덕적이고 색욕적인 것이었기에, 소노코와 같은 순수한 사랑을 그는 '가면의 사랑'으로 느낀 것이다. 한편으론 '사랑'이라는 가면의 또 다른 면모속에서, 미시마는 무엇이 가면이고 무엇이 미시마인지를 헷갈려하기 시작한다. 결국 소노코와의 사랑 끝에 남은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가면일 뿐이었지만, 이 과정 속에서 두 사람 사이를 부유하고 있던 그것이 과연 가면일까. 육신을 배제한 그 사랑은 미시마의 생각대로 그저 철저한 가면이었을까?
안타깝게도 이제는 누구도 진위를 알 수가 없다. 가면은 주인의 골탕에 넘어가 영원히 가라앉고 말았으니.
마침내, 미시마는 성공한 것이다.
다만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청년이 앉아있던 벤치를 돌아보던, 어느 가면의 뒷면에서,
한때 그것을 이루던 새하얀 빛의 입자를 떠올리고 만 것이었다.
...
감사합니다.
다음은 『금색』 읽겠읍니다.
미시마=신
눈썹 두꺼운 애 사진 자꾸 올리지마
재밌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