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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학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통계학은 생각 이상으로 실제와 동 떨어져 보이는 이론적인 학문이다. 측도론에서 전제하는 거리Metric를 기준으로 어떻게 현실의 다변량들이 우리가 해석 가능한 상태로 변환될 수 있는지를 듣고 있으면 어째서 우리가 단순히 무엇이 있음직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이렇게나 복잡하고도 까다로운 전제들을 통과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곤 했다. 그러나 사실 매우 단순한 이치를 하나 놓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두 요소의 관계(상관관계든 인과관계든) 어떤 가설이 '그렇지 않다'라고 판명되는 경우, 그것은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하나는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것. 또 하나는, 훨씬 더 일반적인 결론으로, 애초에 전혀 상관이 없었다는 것. 확률과 통계가 통과해야 하는 첫 번째 난관은 바로 이것이다.
실용적인 차원에서 확률을 이용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단순히 날씨를 확인할 때만 하여도 우리는 오늘 비가 올 확률을 보고, 어떤 주식이 오늘 오를지 내릴지 예상하고, 오늘 무슨 일이 터짐직한지 그렇지 않은지 대략적으로 짐작해보며 일을 시작한다. 이 확률들은 대체로 올바르게 계산되지 않았다. 우리의 확률 계산은 베이즈 정리를 너무나 쉽게 간과하며,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럴 확률은 무엇이 있음직할 때 실제로 그리 될 확률과 더불어, 무엇이 없음직할 때 실제론 그리 되지 않았을 확률과 공존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곤 한다. 후자에 대한 고려가 없을 때 확률은 피드백을 위한 변동을 받지 못한다. (물론, 우리가 대체로 너무나 완고해 확률을 조정할 생각조차 하지 않을 때가 많다는 현실도 포함해서) 그러나 이것조차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확률과 통계는 둘 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어떻게든 통제해보고자 하는 시도다. 그 많은 시도가 있었음에도, 우리는 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늘 잊어버린다. 많은 사건들을 한 묶음으로 봐 따져보았을 때, 대체로 사건들의 분포는 확률과 통계의 결과를 따른다. '대체로'라는 말이 어떤 의미에서 사용되었을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그렇지 않을 확률을 따로 따져볼 수 있다는 것. 확률의 신뢰도는 그 자체로 또 다른 통계적 신뢰도를 야기한다: 예상된 확률은 실제로는 얼마나 잘 실현되었는가? 그 가능성은, 확률이 아무리 높더라도 생각 이상으로 불확실하다. 하지만 바로 그 실현되지 않은 확률을 목도하였을 때, 우리는 기존의 추측을 얼마나 수정해야 하는 걸까? 이 결정이야말로 불확실성을 다루는 이의 딜레마라고 볼 수 있을 테다.
이 불확실성이 야기하는 범위와 다양성은 너무나도 넓어서, 이따금 우리의 접근은 완전한 무작위성에서조차 규칙을 찾아내곤 한다. (이것은 잘못된 결론이다) 반대로, 이미 일어난 사건으로부터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듯한 일종의 신호의 행렬을 발견해내기도 한다. (이것은 올바른 결론이지만, 이것이 눈에 띄게 뻔했다는 해석은 실제와는 거리가 멀다) 동시에, 현대 심리학은 우리 인간이 얼마나 불확실성을 불균등하게 인식하는지를 밝혀냈다. 우리는 확률적으로는 충분히 있음직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생각 이상으로 구분하지 못한다. (유희왕 카드 게임은 바로 이 확률의 무자비함으로 여태까지의 모든 고민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일에 특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이 불확실성을 파악하는 걸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문제는, 확률과 통계를 다루는 사람이 그 가능한 신호와 랜덤한 소음을 얼마나 잘 분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모든 불확실함을 그 가능한 모든 일들을 종합하여 처리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으며, 그 철저하게 안전한 세상 속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하면서조차도 우리는 이따금 손에 피를 묻히러 저 아래로 내려가곤 한다. 그 불확실성의 세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지를 따지고, 오직 이것만을 따져 휴리스틱을 설정한다. 큰 수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이것이 '얼마나' 큰 수인지를 짐작하는 데에 틀리곤 한다. 바로 이 메타-방법적인 신뢰도의 문제야말로, <신호와 소음>에서 지적하는 확률 이론의 내재적 한계라고 생각한다.
ㅅㅂ 지금 막 교보문고에서 샀는데 뭐임
좋은 책임
이 책이랑 세트로 불멸의 이론도 추천 많이 하던데 불멸의 이론 혹시 읽어봄? 어떰?
ㄴㄴ 근데 흥미롭긴 할듯 (베이즈 정리가 어떤 것을 시사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더더욱)
껍데기 갈이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