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넘어서부터 살면서 종종 누군가를 위로할 때가 찾아오곤 함.

근데 내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위로는 대충 '그 사람이 겪은 상황과 그에 따른 심정을 간결하게 정리하고->그 심정에 공감하는' 식이란 말이야?

그런데 나는 가령 "이런이런 일이 있었구나. 넌 최선을 다했는데...... 나라면 정말 OO했을 것 같아." 하고 말을 하면

그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무척 부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그 말이 정말 맞나? 싶어.


그 말이 맞나? 하는 게 "내 생각엔 이놈이 잘못한 것 같은데?" 하고 속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위로하는 게 정말 맞는 건가? 내가 이 사람에게 진심으로 이입해서 헤아려준 게 맞나? 그리고 지금 나는 최선의 위로를 해주고 있나?"

이런 고민을 하고 그럴 때마다 내가 했던 위로가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음.

오히려 내 위로를 받은 사람이 고맙다, 덕분에 나아졌다고 말해주면 딱히 위로받지 않았는데

위로한 사람 앞에서 슬픈 모습만 계속 보이긴 미안하니 억지로 고맙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여서 무서워.


고등학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쭉 소설, 아니면 좋은 문장을 쓰는 사람의 자취가 남겨진 수필 정도만 읽었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것만 탐독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걸 놓친 것 같다는 생각에 화도 조금 나고......

물론 내 위로가 정말 잘 맞아떨어졌고 사람들이 모두 행복을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내가 내 위로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한 그 위로가 올바른 위로일 것 같지 않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위로를 타인에게 건네며 살다가는 언젠가 그 안일한 위로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상처를 줄 거라는 확신이 들어.

위로라는 게 완전하기가 참 어렵겠지만, 적어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슬픔에 빠졌을 때 그를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 정도는 되어주고 싶어.


그러니까 타인을 위로할 때 먼저 어떻게 다가가야 하고,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하고,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그를 어떻게 해야 진정 이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좋은 위로란 어떤 문장으로 건네는 것인지 알고 싶다. 혹시 너희가 알고 있는 좋은 책이 있다면 추천해 주라.


워낙 요령이 없어 내 의도가 잘 전달되었을지 모르겠네.

오글거리는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