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노벨이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많은 작가들이나 독자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라이트노벨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 절대로 가볍게 쓰는 소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라노벨들은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흔히 말하는 ‘나로우계 소설’(일본의 소설 투고 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 투고되는 소설들을 일켣는 말.)은 이 사실을 잘 모르는 듯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필자 또한 한 때 라노벨과 이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정말로 좋아했으나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쏟아져 나오는 양산형 처럼 보이는 작품들-흔히 ‘이세계물’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에 지쳐 애니메이션과 라노벨을 완전히 손에서 놓아버렸다. 죄다 평범하거나 삶의 의욕이 없는 듯한 청년이 모종의 이유로 이세계로 소환되어 사기적인 능력을 얻어 세상을 구하고 그 과정에서 여성들과 어울리는 그런 판에 박힌 듯한 이야기들이었다. 물론 개중에는 ‘이 멋진 세상에 축복을!’이나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처럼 다른 동 장르 작품과는 차별성을 둔 재미있는 작품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식상했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새 분기가 되어 기대하는 마음으로 신작 애니메이션 목록을 살펴보다가 제목에 ‘이세계’가 들어가는 작품이 대부분인 것을 보고 실망하는 일이 잦았다. 서두가 길었는데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라이트노벨 또한 하나의 창작물이고 창작물이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려면 아무리 스낵켤쳐라도, 사람들이 하등 문화로 취급하는 것이라도 창작자는 그 작품을 구상할 때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필자는 상기한 기준을 훌륭하게 만족시킨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하나 소개할 것인데 그것이 바로 타치바나 코우시 작가의 ‘데이트 어 라이브’이다.
이 작품의 도입부는 다른 Boy meets Girl 형식의 작품과 똑같다. 평범한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한 소녀를 만나 관계를 쌓아나간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차별점을 두는 부분은 그때 만나는 소녀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히로인들은 전원 정령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인데 왠지는 모르겠지만 존재하는 것 만으로 세상에 해를 끼치는 존재들인 것으로 표현된다. (작중에서는 ‘세계를 죽이는 존재’라고 표현된다.) 이런 정령들을 무해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 작중에서는 두 가지가 제시되는데 첫 번째는 무력을 이용하여 죽여버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황당하게도 데이트를 해서 반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작중에서 묘사되기로 첫 번째 방법은 달성 가능성이 극히 낮으므로 두 번째 방법을 택한다는데 이에 적합한 인재가 그때까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얼핏 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설정을 마구 쌓아올리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 작품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바로 작가가 글을 정말 재미있게 쓴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독자들이 처음 이 책을 집어들게 되는 이유는 주인공이 여자애들이랑 꽁냥꽁냥하는게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 작품은 그런 욕구를 매우 잘 충족시켜준다. 정령이라는 미지의 존재와의 데이트로 인해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가져간다는 것이 정말로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독자들의 1차적인 기대치를 만족시켜준다. 그리고 데이트가 아닌 일반적인 장면에서도 개그씬이 쉴 틈 없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읽는 한 순간 한 순간이 즐거웠다.
또한 이 작품은 등장하는 히로인 수가 10명 이상으로 굉장히 많은데 이런 경우 다른 작품에서는 몇몇 히로인에게 분량이 집중되고 다른 히로인의 경우에는 처음 등장하는 권을 제외한 다른 권에서는 비중이 공기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이 작품은 외전이나 본편의 몇몇 에피소드를 통해 지속적으로 히로인들을 조명하며 모든 히로인의 매력을 살려준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히로인들이 인기를 독식하기는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일 듯 하다. 또한 악역들이나 조연들 또한 메인 캐릭터들을 받혀주는 존재일 뿐만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어서 모든 캐릭터가 어우러져 극을 진행해 나간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났다면 이 책은 그저 양산형 하렘 러브코메디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게 계속 똑같은 전개에 등장 인물만 바뀐다면 진부함을 느끼는 독자가 속출할 것이고 실제로 초반부의 반복되는 전개에 질려 읽기를 그만둔 독자가 오타쿠 커뮤니티에서는 많이 보인다. 그러나 본 작은 7권 부터 새로운 떡밥을 투척하기 시작하며 작품의 장르가 바뀌기 시작한다. 정확히 보자면 원래 존재하던 플룻에 새로운 플룻이 추가되는 형태인데 이를 통해서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독자에게 신선함을 준다. 또한 이렇게 설정이 추가되고 풀룻이 더해지면서 분위기는 점점 더 진지해지고 사건의 스캐일도 커지며, 마지막으로 처음 보았을 때의 (거의)모든 설정의 개연성이나 떡밥들을 해소한다.
이 글을 통해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데이트 어 라이브’라는 작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지만 가볍게 쓴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작가가 철저히 준비해서 써내려간 작품이다. 말하자면 1권을 쓸 때부터 22권을 이미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6권까지는 평범한 러브코메디 처럼 전개하다가 7권 부터 어두운 전개를 살살 도입하기 시작하고 16권 언저리부터 미친듯이 터뜨리기 시작하더니 완결권에 가서는 오타쿠의 심금을 울리는 전개를 보여주며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물론 이 책에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본작은 작가의 작품 중 첫 번째로 인기를 얻은 작품이기에 서술방식이나 여러가지 부분에서 미숙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게 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확실한 장점과 팬층을 가진 작품이기에 필자는 이 시리즈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러브코메디를 좋아한다면, 존나게 이쁜 그림을 보고 싶다면, 미친 듯이 2D를 사랑해보고 싶다면, 부디 이 시리즈를 읽어보기 바란다.
아 근데 애니는 절대로 보지 마셈. 그건 개쓰래기임. 특히 3기.
사랑한다 토카!!!!
젊작상에서도 닭닭닭닭닭닭 이ㅈㄹ 하기때문에 괜찮은 거시야요
17권까지 보고 그 이후로 못 봤는데 결말 어케 났는지 궁금하네...
꼭 완결까지 봐라... 부랄찢고 울부짖는다
오직 오리가미 - dc App
장발 오리가미가 원탑
데어라는.... 명작이 맞다 - dc App
글 논리적으로 잘 쓰네
이거 중학생 때 좋아했었는데 토키사키 쿠루미, 이자요이 미쿠, 아이작 웨스트코트, 리코리스(?) 아직도 기억나네
한페이지가 아아아아아로 도배되는건 좀 전위적이어서 오히려 맘에 드는걸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