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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농노들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살아 있는 영혼에 대해 생각하시오.

그러면 신과 함께 다른 길을 가게 될 거요."



고골의 『죽은 혼』은 1권과 2권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두 권은 사실상 다른 작품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작풍이 다르다.(게다가 2권은 파편적으로만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한 소설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먼저 1권 이야기부터.


고골은 주인공 치치코프를 당대 러시아라면 아주 흔했던, 사교계의 섭리에 의해 지배되는 어느 마을에 등장시키며 러시아 속에 담긴 면모들을 조목조목 뜯어보기 시작한다. 어찌나 매력적인 통통하고 매력적인 턱을 가졌는지 작중에서 외모 얘기만 했다하면 턱부터 언급되는 우리의 치치코프는 이곳에서 지주들과 친목을 도모하여 자신의 가슴속에 품고있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 그 계획이란 다름아닌 죽은 농노, 정확히는 서류상에서는 살아있지만 실제로는 죽어있는 농노들을 사들이는 것이었다.


이 일련의 과정은 1권을 걸쳐서 아주 방대하게 일어난다. 그는 수많은 지주들을 만나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특유의 감언이설로 지주들을 속여가며 죽은 농노를 얻어낸다. 이것만으로도 죽은 혼을 지극히 훌륭한 풍자 소설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치가 떠나간 뒤,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 치치코프는 사교에서 벌인 실수에 더해 이름만 들어도 질색팔색하는 어떤 지주의 폭로에 의하여 신변의 크나큰 위기를 맞이한다. 결국 치치코프는 쫓기듯 마을에서 달아나버리고, 그의 야망은 러시아의 모든 혼처럼 저 벌판을 따라 다른 오지를 향한다! 자, 2권으로.


하지만 소설이 여기까지 이르렀을 때 독자들은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1권의 전반부 어디에도 치치코프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독자들은 치치코프를 모른 채로 다른 지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서 우리가 바라보는 지주와 치치코프의 대화는 멍청한 지주 두 명의 대화로밖에 비추어지지 않는다. 고골은 치치코프의 추악한 면을 다루고 싶어했으나, 한편으로 그들의 다른 면도 조명했다. 작품의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고골에게 내재된 '양가성'을 발견해볼 수 있다.


1권 후반부에서 고골은 숨겨두었던 듯 치치코프의 연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곳에서 우리는 치치코프에게 어떠한 태도도 취할 수 없다. 그의 연혁은 구구절절한 변명들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모르던 치치코프의 또 다른 '현실'이다. 고골에게 '현실'은 양가적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보고 듣고 느꼈던 치치코프의 형상으로부터 다시금 거슬러 올라가, 유년 시절부터 차근차근 재단해보게 된다. 어린 시절 그가 겪었던 무수히 많은 일화들... 이것은 어찌 보면 순수에 가깝다.


그렇다고 우리가 치치코프를 동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이면 비추기'를 통해 치치코프에게 내재된 어떤 서정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 서정성은 놀랍게도 지금까지의 치치코프와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합일된 채로 뒤엉켜 나타난다. 이를통해 우리는 그를 동정하는 동시에, 결과적으로 조소할 수 있다.


2권 내용은 파편적으로 남아있지만, 대략적인 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시기에 고골은 종교적 구원에 대해 골몰하며 그곳으로 침잠하였다. 이전에 우리가 보았던 이면의 치치코프, 사악하고 돈에 눈이 먼 통통한 지주 치치코프가 아닌, 서정의 치치코프. 다시 이야기하자면 '인간' 치치코프가 2권에서는 나타난다. 물론 그의 '인간'으로의 모습은 사탄에 홀린 추악한 '인간'의 뒷면에 존재한다.


이러한 양가성으로부터 고골은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질문에 이른다. "종교가 인간의 추악한 면을 뒤집어, 순수함으로 돌이킬 수 있을까?" 이 시기는 그는 정교에 감회되었고, 그것이 죽은 혼 2권에 적나라하게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에 죽은 혼 2권은 지나칠 정도로 교조적으로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발견한 건 종교 속에서 구원받는 인간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죽은 혼 2권에서 고골은 살아있는 영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살아있는 것. 그것은 1권까지 고골이 그려냈던 '죽은 혼'과는 정반대의 존재다. 그것은 무엇일까? 고골은 이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하고, 찾지 못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는 다만 인간에게 인간의 길을 주고 싶었다. 감찰관으로서 죽은 혼들을 재단하는 죄악의 길이 아닌, 모든 걸 살아있는 것으로 만드는. 그 완전히 인간적인 길을. 그리고 그는 그것을 위해서 신의 이름을 빌렸다.


아무래도 그것은 실패한 모양이고, 고골은 죽었다. 세기는 지났고, 인간도 신도 빛바랬다.

그가 불태운 죽은 혼 2권의 나머지는 여전히 우리를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것. 그것에 관하여 우리는,

살아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모두 인간이라면,

우리는 사실 죽음에 더 가까운 혼들은 아닌지,

그럼 살아있는 인간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지.


그럼에도 우리는 어째서 여기에 있는지.

죽은 혼들이 재담을 나누는 이곳에서

우리는 여전하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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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을유 이경완 역자님 번역본으로 읽음)

갓작이니까 고골 읽을 때 꼭 읽으셈

고골 말년의 정수라고 느껴질만한 어떤 것임


고골 작품은 시기마다 작풍이 상당히 달라서,

어떤 특징적인 작품 하나를 파기보단 조금 더 총체적으로 작품을 둘러봐야 하는 것 같음


그리고 안타깝게도 난 이걸 디칸카 야회 읽기 전에 읽었는데,

죽은 혼이 가장 말년 작품이니 마지막에 마침표로 읽는 걸 조심스레 추천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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