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피는 숲에 저녁 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싶었다. 뭍으로 건너온 새들이 저무는 섬으로 돌아갈 때, 물 위에 깔린 노을은 수평선 쪽으로 몰려가서 소멸했다. 저녁이면 먼 섬들이 박모 속으로 불려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먼 섬부터 다시 세상에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바다에서는 늘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올랐다.
‘-다’ 종결어미로 쓰인 문장은 육신이 글을 밀고 나가는 듯한 느낌을 줌. 종결어미가 존재하기에 발생하는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복문을 쓰라는 작가들도 있던데, 난 오히려 그 단조로움이 아름답다고 생각함. 동양의 멋이 담겨있음
내가 김훈 작가를 몹시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
이 발췌문이랑 이전 글 발췌문이랑 차이점은, 이 발췌문은 '-었다' '-했다', '랐다' 이렇게 변화를 주고, 중간 중간에 쉼표로 문장을 끊어줬다는 점인 듯. 이전글 발췌문은 이런거 없이 '니다'가 반복되니까 답답한 느낌.
이게 평어체에서는 어미 변화를 주기 쉬운데, 이전글 발췌문 처럼 경어체일 경우에는 '었습니다'가 반복되니 답답할 수 밖에 없는 듯.
오 그러네. 나도 김훈 작가의 문장에서 가장 세련된 부분이 쉼표라고 생각함..
일문학 작가들도 비슷한 종결어미를 함축과 여운으로 특색있게 잘 해결했다고 생각해요! 닫힌 어미에서 오는 여운도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