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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피는 숲에 저녁 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싶었다. 뭍으로 건너온 새들이 저무는 섬으로 돌아갈 때, 물 위에 깔린 노을은 수평선 쪽으로 몰려가서 소멸했다. 저녁이면 먼 섬들이 박모 속으로 불려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먼 섬부터 다시 세상에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바다에서는 늘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올랐다.


‘-다’ 종결어미로 쓰인 문장은 육신이 글을 밀고 나가는 듯한 느낌을 줌. 종결어미가 존재하기에 발생하는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복문을 쓰라는 작가들도 있던데, 난 오히려 그 단조로움이 아름답다고 생각함. 동양의 멋이 담겨있음


내가 김훈 작가를 몹시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