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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잘라내자면, 많은 부분이 떨어져나갈 것이다. 우리가 남에게 삶을 이야기할 때, 그것은 많은 부분이 떨어져나간 일부의 삶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응집하고 편집해서 보여주게 된다. 우리는 보르헤스가 만든 세계처럼 영원속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일부'로 잘라진 삶에서 때로는 바로 이것이 삶임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여기 그려진 열 두 편의 단편처럼.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은 '단'편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짧고, 사소한 이야기의 연속이다. 그의 이야기는 인생의 필름에서 아주 짧은 부분만 떼어내어 옮겨둔 것 같다. 오랜 시간을 거친 장대한 모험이나 웅장한 인생, 거대하고 위대한 삶은 이곳에서 그려지지 않는다. 다만 아주 짧은 하루들의 집약이 있을 뿐이다. 매일매일 같은 아주 평범한 하루 중 하나. 그 하나의 이야기로부터 카버의 세계는 발원한다.
카버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버스에 들어찬 승객들과도 같다. 사람들은 버스가 무사히 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짧은 흔들림에도 버스는 흔들리고 승객들은 쉽게 비틀거린다. 하물며 버스가 어딘가에 충돌이라도 한다면? 그들의 여행길은 순식간에 엉망이 될 것이다. 카버는 이러한 흔들림과 충돌의 순간을 포착한다. 그 짧은 순간. 충돌이 일어나는 그 짧은 순간에. 순식간에 대류하는 버스의 열기와, 물결 치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뒤엉키는 사람들의 위치, 흔들리는 손잡이, 부딪히고, 떨어뜨리고, 가끔은 깨지기까지 하는. 너무 버거운 순간들.
손잡이를 놓쳤을 때. 넘어지는 사람들. 하지만 어쨌든 그 사람들은, 일어나지 않으면 안되고.
이렇게 작은 하루로부터 출발하는 이야기는, 그러한 작은 하루의 흔들림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각자의 삶에서 나름대로 목적지를 향해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버스가 흔들릴 때 그들은 넘어졌고, 그들은 이제 일어서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카버는 그들이 일어나기 전,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을 주요하게 그려내기 시작한다. 그들은 사람들 다리 밑에서 제정신을 가누지 못하고, 낯선 발자국이 새구두에 찍히기도 한다. 그들은 생각한다. 재수 좀 먹었군. 그들은 숨을 쉰다. 무언가 뒤엉킨 냄새. 그들은 버스의 바닥을 손으로 짚는다. 이 순간은 힘겹다. 사람이 너무 많고, 발길질이 넘어진 이를 피해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다가 그들이 마침내 일어나려고 힘을 줄 때. 누군가 묻는다.
"어이, 괜찮으세요?"
그리고 그들이 일어났을 때. 버스는 이상한 곳에 와있긴 하지만, 어쨌든, 버스는 계속해서 움직인다.
버스의 전체 운행 시간에 비하면 단순히 해프닝에 불과한 이 짧은 순간들 속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은 쉴 새 없이 교차된다. 그러다가, 버스가 도착하면, 그들은 모두 내리고 버스는 조용할 것이다. 다만 넘어진 승객의 구두에는 여전히 발자국이 찍혀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는 어쩌면 자신을 향하던 어떤 소리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이제 그가 다시 넘어질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들을 일이 없는 그 말을.
분명히 버스에 존재했던 그 짧은 순간의 짧은 말을.
버스는 없었다는 듯 움직이고.
젤 좋았던 단편은? 난 <별것아닌것같지만도움이되는>이랑 <대성당> 그리고 <열>
킹성당, 별것아니지만~, 굴레 일케 세 편이 젤 좋아씀
굴레도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