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 외에도 참가 가능하다 했으니 치트키 들고 참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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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훈타물이라는 장르가 있다.

이세계물, 현판, 겜소라는 세 장르가 뒤섞이며 탄생한 혼종.

"회귀하고나서 한다는 게 게임ㅋㅋㅋㅋㅋㅋㅋ" 이라는 겜소의 꼬리표를 떼어낸 장르의 전환.

나혼렙같은 성공작을 기수로 해외에서까지 그 마수를 뻗친 K-웹소의 대표 장르이기도 하다.

허나, 헌터물은 그 뿌리 상당수가 겜소와 이세계물에 있고 결국 초창기 헌터물들과 레이드물들은 공간적 배경을 현대 한국으로 설정했을 뿐, 실질적인 스토리와 플롯은 뿌리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북한은 별 다른 고찰없이 대규모의 레이드-게이트 폭주의 기점이 되거나 고렙 사냥터 정도로 설정되었고, 일본은 중간에 한 번 털고 지나가는 이벤트 던전 정도로 소비되기 일쑤였다.

던전과 게이트, 초인과 능력자가 범람하는 세계에서 대통령과 국회는 여전한 권력자였고 국제무역과 정치는 평소와 같이 돌아갔다.

이는 게임이나 이세계라는 특수한 배경을 통해 설명되던 알맹이가 별 다른 고찰없이 현대 지구로 이식되었기에 발생하는 이상이다.

그리고 당연히, 이에 대해 질문을 던진 소설도 쓰여질 수 밖에 없었다.

'임기첫날', 더 간략하게는 '임기'로 불리는 이 소설은 헌터물이란 장르를 베이스로 아포칼립스적 요소를 섞어 써내린 정치물이다.

헌터물의 세계에 질문을 던지고, 최대한 그럼직한- 현대 지구에 게이트가 출현한다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정치와 경제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는 진행된다.


날아다니는 괴수도 있고 기어다니는 괴수도 있는데 바다엔 괴수가 없나? 화물선은 어케 다니는거임? > 그러게? 헌터물에서 국제무역이 정상인 것도 이상한 듯? > 박살난 무역체계와 고립되고 파편화된 경제블록

아니 시발 상식적으로 군대만큼이나 강한 새끼들이 정치인 말을 왜 들음? > 진짜 왜 듣지. 안듣는 새끼도 있어야하는 거 아닌가? > 헌터 군벌들로 봉건제 씨이-즌 2를 찍은 유럽

마력으로 보호되는거면 초인이 군대를 박살내고 마력 보호막같은 게 없으면 군대선에서 어지간한 마물들 죄다 컷아님? > ㅇㅇ 솔직히 그런 설정들 너무 억지스럽긴 해 > 네이팜탄 폭격으로 화끈하게 정리되는 괴수무리

별다른 고찰과 고민없이 게임물에서 담습해온 헌터물의 전형적 설정과 배경에 대해 나름의 합리적 설명을 붙이고, 그 설명을 주인공 한승문의 시점에서 전개한다.

그를 통해 이세계물과 게임물의 혼종이나 그 후속에 불과했던 헌터물을 고유의 장르로 승화시킨다. 정부는 길드의 따까리나 속검고 일체된 정체불명의 흑막이 아니라 나름의 이념을 가진 인물들의 연속으로 표현되고 그저 의미없이 헌터를 키우고, 모으고, 괴수만 잡아패던 길드는 군벌로서든 기업가로서든 명확한 정체성과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는 인물로 대표된다.

이로써 단순한 세력의 일부로, 마치 만나면 공격하는 적대세력이나 거래가 가능한 우호세력과 같이 게임의 NPC스럽게 표현되던 헌터물의 많은 인물들이 독립적으로 표현된다. 집단의 일부로써 개인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집합으로써 집단을 묘사한다.

집단에 얽매이지 않고 표현되는 인물들은 각자의 사정, 각자의 신념, 각자의 세계관을 지니고 입체적으로 행동하며 그렇기에 이 소설에선 헌터물이 흔히 제시하던 '그냥 나쁜놈' '그냥 착한놈'과 같은 이분법적 구분이 최소한 주요 캐릭터들에게선 관찰되지 않는다.

주인공의 오른팔로 행동하던 인물이 동생을 찾아 무모하게 괴수 한복판으로 뛰어들기도, 사사건건 주인공과 충돌하던 정치인이 주인공과 발맞춰 행동하기도하며 국제정치는 네편과 내편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얽히고설킨 거미줄에 가깝게 묘사된다.


사실 독갤에서 위와 같은 감상은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음. 저런 속성은 사실 수많은 고전과 순문에선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이고 오히려 그 역을 가지고도 기깔난 글을 써재끼는 작가도 많으니까.

그럼애도 내가 두어문단을 할애하며 저렇게 써내린 건 헌터물이란 재료로 저렇게까지 인물묘사와 상황설정에 공들인 소설이 별로 없기 때문임. 특히 작가 자체가 글빨에 욕심이 있는 편이라 멘탈 괜찮을 때 쓴 초중반은 연출에도 나름 공을 들여놔서 특히 전작들을 알고 읽으면 다양하게 해석되는 장면들이 몇몇 있음.

후반부로 갈수록 멘탈이 박살나고 쓸 소재도 사라져서 그냥 일반 국뽕훈타물에 가깝게 변해가긴 하지만, 순문이니 고전이니 좋아하는 독갤럼들 취향에도 맞는 웹소설이 있다면 임기라고 생각함.

작가가 저술 당시 고딩이다보니 정치물 요소들이 약간 오글거리거나 할 수도 있는데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속는 셈치고 한 번 츄라이해봐라 초중반 임기는 ㄹㅇ 레전드다

쓰고보니 적던 거 지우고해서 생각보다 글이 짧네... 낼 생각나면 보충하러 오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