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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도피와 처벌, 수치와 복종. 양극단에 위치한 것들이 교차하고 휘몰아쳐 지옥으로 떨어져버릴 그 순간에 인간은 어떻게 자신을 구원해야 하는가? 이에 오에 겐자부로는 스스로를 만엔과 쇼와의 교차 속에 던져 넣은 후, 섬뜩하게 시작하여 끝내 조금 따뜻하게 답한다.
‘슈퍼마켓 천황’의 경영에 대항하여 슈퍼마켓을 공동화하겠다는 골짜기 마을의 계획은 좌파적이다. 하지만 그 원동력이 된, 조선인의 지배에 대한 수치심을 떨치고 원래대로 되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우파적이다. 결국 마을에 공통된 무언가는 없다. 그저 목적을 위해 무언가 가져다 붙일 뿐이다.
그러나 조선인에 대한 수치심은 폭동에 참가한 수치심이 되어, 폭동이 시작되었던 때처럼 그들을 휘저었고, 결국 조직은 와해되어 마을은 다시 슈퍼마켓 천황에 복종한다. 이는 마치 전시에는 광기에 사로잡혔고, 전후에는 미국에 조아린 천황을 따라 미국에 복종했던 일본인들의 모습과 같다.
다카시는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자기 처벌로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끝맺는 것으로 나름대로의 구원을 행하려 했으나, 일생을 그에게 사로잡혀 살아왔던 ‘나’에 의해 모든 것을 부정당한 채 수치스럽게 죽는다. 결국 전후의 일본인에게도, 폭동 후의 다카시에게도 구원이란 존재하지 않는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슈퍼마켓 천황에 의해 지하에 감추어져 있던 또 하나의 진실이 밝혀진다. 그 밝혀진 진실에 의해, 폭동이 심은 씨앗은 마을이 자립할 수 있는 계기로 이어지고, ‘나’의 반성과 자각은 다카시를 위한 진혼과 미래를 향한 새 발걸음이 된다. 그렇게 구원 역시 이루어진다.
일본인 역시 이처럼 구원받을 수 있을까? 또 하나의 진실은 밝혀질 수 있을까? 사실 일본인의 진실도 슈퍼마켓 천황에 의해 이미 밝혀졌던 것은 아닐까? 여하튼, 전쟁의 진실과 숨겨온 진실들이 밝혀지고, 이들을 받아들여 깨달았을 때, 일본인은 전쟁의 저주로부터 풀려나 구원받을 것이다.
레이와 5년 거짓의 날, 오에 겐자부로를 추모하며
일문학 G.O.A.T.
명예칸코쿠진 오에 겐자부로좌... 그립지만 탈원전은 아닌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