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문학은 상징성을 나타내기 위해 은유를 많이 쓰는데.
그 때문에 간혹 비현실적이거나 초현실적이기도 함.
특히 얼마 전에 이방인에서 아랍인을 쏘는 장면이 그랬는데,
당장 이해할 수 없는 전개에 굉장한 당혹감을 느꼈고 잠깐은 더 읽어야 하는 의문까지 들었음.
물론 후에는 스스로도 그 장면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이 교차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시츄에이션이라는게 사실이기는 하지.
그 후에 테드 창의 단편집을 읽고 느낀건데, 순문학들과는 달리 기술과 작가의 설정을 통해 핍진성을 부여하니 그 것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더라.
물론 내가 직설적인 것을 선호하고 문학의 은유를 파악할 정도로 지능이 높지않은 탓도 있지만,
사고와 상징성의 부여를 통한 철학의 전개보다는 철학적 의제의 테크놀러지를 통한 현실화가 더욱 우리에게 가능성 있고 회피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않겠냐.
특히 단편집 '숨'에 수록된 '우리가 해야 할 일'과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 그러한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제목부터 느껴지겠지만 각각 인간의 자유의지적 문제와 실존주의적 문제가 기술을 통해 현실화 되고 일상화 된 사회를 다룸. 시간역행과 양자적 평행세계라는 소재는 자칫 유사과학의 영역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것들을 담담하고 일상적으로 묘사하여 상당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기술을 통한 인간 문제의 현실화가 바로 SF의 방법이라는 것임. 그리고 그 것은 미래의 일도, 과거의 일도 아닌 우리 조상부터 당장 살아 숨쉬는 인간들까지 모두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는 한다.
SF에 대한 회의감을 좀 가졌었지만 테드 창을 접하고나서 SF는 단순히 우주를 비행하고 외계인과 싸우는 것이 아닌, 기술이라는 방법을 사용한 인간에 대한 질문이라는 점을 다시금 공고히 했음.(물론 꼭 그래야만 하는건 아니고 나는 스타워즈 같은 독특한 상상력의 유희도 좋아함)
아무튼 시간나면 테드 창의 단편집이나 필립.K.딕의 작품들을 한번 읽어 보는걸 추천함.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네가 매우맘에든다. SF는 오히려가 아니라 근본중에 근본이라고. 난 영화도 SF는 아묻따 일단 보고 평가함
국내에서는 철저하게 비주류인게 안타까울 뿐.. 그래도 백옥같은 번역가들이 있어서 다행임
SF는 대중소설은 읽고 싶은데 뭔가 지적인 것을 한다는 만족감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최적인 장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