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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를 읽고난 뒤 밀려오는 깊은 연민은 작품 내 고통 받는 인물들의 얼굴에서 현대인이 보이는 탓 일까? 그리 많지 않은 아니, 오히려 소수 인물들은 배우같다. 대체로 딱딱한 문체에 약간의 세밀한 변화, 몽환적인 장소 선정에도 희극적인 모습은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1. 선고
게오르크의 최후에서 프루스트의 마들렌이 떠올랐다. 속물적인 그의 어린시절에 부모님의 미소와 박수가 담긴 체조를 비춘 카프카가 짖궂게 느껴진다. 러시아로 떠난 그의 친구가 간직하고 싶어하는 고향의 모습을 최대한 훼손 시키고 싶지 않은 그의 섬세함도 연관 돼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난 이것을 다른 식으로 보단 이 방식이 마음에 든다. 언덕과 페트르부르크, 그리고 강물의 간극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나름의 재미였다. 나는 게오르크, 친구, 약혼녀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 연민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됐다. 이것이 카프카의 마성의 매력인 듯 싶다.
2. 화부
항해하는 뱃 속. 좁은 실내안에 숨막히는 사람들을 제 아무리 배치해도, 그 곳엔 창문이 있다. 마천루에 창만 달린 뉴옥과 넘실거리는 파도 도로 위 자동차들 처럼 지나다니는 배들......
두 이방인의 불안정한 우정의 연속극과 우습게 보이는 슈발의 넘실거림은 이 단편에 짙은 유머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카프카적 결말을 피할 순 없었으나 조카의 눈빛을 회피하는 야곱의 시선 끝에 일렁이는 바다가 있었다는 것은 조금 의미심장하다.
3. 유형지에서
좋지 않은 옛 것의 종말. 기계의 오류.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는 그렇게 복잡한 것은 않지만 장교와 탐험가의 심정은 심오하다. 어떤 역사적인과 종교적인 것 둘 다 같이 어울려지는 듯 싶기도 하다. 장교는 심판 받지못하고 그에겐 죽음만 싸늘하게 남았다. 이상하게도 분명히 광적이고 잔인하고 폭력적인 이 역사에도 연민의 감정이 든다는 것이다. 전복의 위기는 인간사에 우연처럼 일어날 것 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처음엔 나는 탐험가 같은 입장인 줄 알았지만 잘 생각해보니 사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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