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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문학 작가 중 소세키를 무척 좋아한다.
표절작가라는 말도 있지만 그럼에도 소세키의 소설을 계속 읽게 되는 이유는 그의 소설 안에 부서질 것 같은 소세키의 섬세한 내면이 담겨있기 때문에.
소세키가 그토록 섬세한 내면세계를 가졌기에 인간 내면을 깊고 폭 넓게 써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나 마음에서 유독 그 내면을 풀어나가는 집요함이 굉장히 뛰어나다)
같은 일을 두고도 누구보다 깊고 날카롭게 아파하는 마음, 현상의 진면목을 들여다보기 위한 집요한 탐구가 좋은 작가를 만든다.
그게 내가 소세키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다.
내 책장이 한없이 작아지더라도
한칸은 반드시 차지하게 될 이 명작을
감히 한 문장으로 정의해보라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인간의 외로움을 노래한 슬프지만 아름다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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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고싶다.
일본의 국민작가라 불리우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나온지가 백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럼에도 몇번씩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정말 세련되고 섬세하다... 이거다.
인간에게 가장 힘들게 다가오는 감정이 배신감과 수치심이라는 것을 어딘가에서 본 적 있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감 경멸의 시선을 온 몸으로 받아야하는 수치심. 배신감은 직접 당사자로부터 다가오는 경우가 대부분일테지만 수치심은 자신의 잘못이나 선택이 아닌 경우에도 당사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동일한 인종이라는 이유 등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히 조심해야 할 감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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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인공인 선생님은 부모가 돌아가시고 난 후 유년기에 친척들로부터 배신을 경험한다. 그리고 친구 K가 목숨을 저버린 것을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경멸어린 수치심을 온 몸에 담으며 살아간다. 배신감은 선생님에게서 인간에 대한 믿음을 앗아갔고 친구를 죽게 했다는 수치심은 외로움을 증폭시키며 삶에 대한 의지를 앗아갔다.
3편의 단편으로 구성 된 이 소설은 스스로를 옥죄는 선생님의 외로움과 괴로움에 대한 궁금증을 계속해서 유발하며 마지막 장인 선생님의 유서에 이르러서야 선생님이 왜 그토록 사람을 곁에두려 하지 않았는지 보여준다.
"숙부에게 속았던 당시의 나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뼈저리게 느꼈지만, 사람들을 나쁘게 생각했을 뿐이지 그래도 자신은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네. 세상 사람들이 어떻든 나만은 훌륭한 인간이라는 신념이 어딘가 있었던 거지."
그러나 친구 K의 죽음에 자신이 일조했다는 그 미안한 마음으로 선생님은 갖고있던 신념을 스스로 깨부수고 말았다.
이 소설은 한 여자를 사랑했던 두 남자의 이야기...라기 보단 선생님과 친구 K의 신의를 저버린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도 이미 아가씨를 사랑하고 있었어.' 라는 이야기 없이 K의 마음을 향상심이 없는 자세라며 줄곧 비판하던 선생님의 모습은 비겁했던 것이 맞다. 하지만 K의 죽음이 오롯이 선생님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을까. 왜 선생님은 그렇게까지 평생을 K의 죽음의 짐을 짊어지고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했을까.
물론 K가 유일한 동무였던 선생님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고 선생님은 나아가려는 K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답변을 했다.
그 답변이 선생님 자신의 이익이 개입된 답이었다는 걸 K가 알게 되었을때 어쩌면 '내가 유일하게 믿었던 너마저...?' 라고 생각하며 분노하거나 좌절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선생님은 자신이 겪은 커다란 배신과
친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다.
"아내는 나에게 종종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느냐고 물었네. 마음 깊은 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믿고 사랑하는 단 한사람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싶어 슬펐네. (중략) K가 나처럼 혼자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갑자기 결심한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지."
지금의 부인인 아가씨는 선생님 마음에 줄곧 드리워 있었던 그림자의 정체를 과연 몰랐을까. 그토록 공부에 매진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본 것은 정녕 그것을 모르기에 물어본 것은 아닐 것이다. 부인은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홀로 고통받는 선생님의 외로움에 대해 늘 자신에게 나누어주었으면 하고 바라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자신이 삶을 저버린 이유와 K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서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외로움' 이라 말했다.
그저 모든 것이 오롯이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할 자기 몫의 짐이었고, 스스로가 외로움을 자초했고, 그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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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유년시절 선생님의 경험은 이전에 내가 겪은 것과 굉장히 흡사해서 선생님이 느꼈을 인간에 대한 실망에 대해 극히 공감하기도 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그 커다란 배신을 경험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람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했다. 그렇기에 상처가 컸고 그 치유를 위해 나는 나와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은 알려주고 갔다.
보란듯 대단한 무언가가 되고자 애쓰기 보다는
그들을 개의치 않고 내 스스로가 마음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배신을 극복하는 가장 현명한 방식임을.
인간은 외로움과 슬픔이 많을 수 밖에 없음을, 자신의 마음을 파헤쳐서 진정으로 '나' 를 들여다 보며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외로움은 필연임을 항상 느낀다.
죽음이라는 방식으로 마음의 고갈을 해소하고자 한 점에서는
무척 유감이지만
나 >> 마음 >> 자아 를 찾기위해서는
외로움의 강을 건너야 함을 일러주는 무겁지만 다정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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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진실한 마음을 들여다 볼 용기가 있는 이에게
외로움은 외로움 그 이상일 것이다.
잘 읽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