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S 밴 다인(1888~1939)은 미국의 미스터리 작가이다. 밴 다인은 자신의 박학다식함을 반영한 탐정 파일로 밴스 시리즈로 유명하며, 그의 미스터리 소설은 특히 엘러리 퀸과 렉스 스타우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제 밴 다인의 삶과 문학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2. 밴 다인은 1888년 10월 15일,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아치볼드 데이븐폴트 라이트와 애니 밴 브란켄 라이트의 첫 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밴 다인의 본명은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로, 그의 남동생인 스탠튼 맥도날드 라이트는 미국을 대표하는 추상 화가 중에 한 사람이었다. 어쨌든 밴 다인은 호텔을 운영하기 위하여 캘리포니아 주 산타모니카로 이사를 한 부모를 따라갔으며 그 곳에서 성장했다. 밴 다인은 세인트 빈센트 칼리지와 포모나 칼리지를 거쳐서 하버드 대학교에 진학했지만 졸업은 하지 않았다.
3. 21세였던 1909년에 밴 다인은 미국의 언론사인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의 문학 담당 편집자로 입사하면서 자신의 작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는데 스스로에 대하여 "미학 전문가이자 심리적 상어"("Esthetic expert and psychological shark" )라고 표현할 만큼 거침이 없는 평론과 날카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참고로 그가 처음으로 게재한 평론의 제목은 "에드거 앨런 포: 그의 예술, 업적, 영향."("Edgar Allan Poe: His Art, Accomplishments, Influence.)으로 에드거 엘런 포의 문학적인 성과에 대하여 다룬 것이었다. 1911년에 뉴욕으로 이사를 간 밴 다인은 다음 해인 1912년부터 1914년까지 3년 동안에 문학 전문 잡지인 더 스마트셋의 편집자로 근무했고 많은 작가들의 단편 소설들을 출판했지만 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잡지사 소유자에게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이후에도 예술을 애호하는 프리랜서 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밴 다인은 과로로 인한 신경 쇠약 증세로 인하여 몇 년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되었고 그동안에 굉장히 많은 권수의 탐정 소설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4. 밴 다인은 1926년 11월에 잡지 스크리브너스에 "탐정 소설"("The Detective Story")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모두 7쪽에 이르는 이 글은 예술의 형식으로서의 탐정 소설의 역사, 전통, 관습에 대하여 탐구한 것으로 밴 다인의 평론가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결과물로 간주된다. 또한 같은 해에 밴 다인은 부유하고 지적이면서 속물스러운 탐정 파일로 밴스가 처음으로 등장한 미스터리 소설인 벤슨 살인 사건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활동도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전까지는 본명인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로 활동했지만 이 때부터는 S.S. 밴 다인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적 추구가 극대화된 탐정 파일로 밴스 시리즈는 출간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밴 다인은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미스터리 작가로 자리를 잡았는데 1933년까지 7년 동안에 장편 소설을 6권이나 출간할 정도였다.
5. 본래 밴 다인은 파일로 밴스 시리즈를 6권만 출간하고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출판사와 독자의 열렬한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추가적인 집필을 진행했다. 하지만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밴 다인의 파일로 밴스 시리즈는 인기가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그러한 이유로는 탐정 소설을 애독하던 대중들의 관심이 대실 해밋을 대표로 하는 하드보일드 미스터리로 점점 옮겨갔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꾸준하게 자신의 작품을 집필한 밴 다인은 모두 12개의 장편 소설로 구성된 파일로 밴스 시리즈를 남기기에 이른다. 1939년 4월 11일, 52세의 밴 다인은 잦은 음주가 원인으로 작용한 심장 질환으로 별세했다.
6. S.S.밴 다인은 미국 미스터리 문학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작가이다. 사실 미스터리 문학의 시초인 미국의 에드거 앨런 포 이후 등장한 미스터리 작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권에서 배출이 되었으며 미국은 미스터리 문학에 있어서 확실하게 거론할 수 있는 작가가 많지 않았다. 밴 다인은 이렇게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자신이 창조한 탐정 파일로 밴스가 활약하는 일련의 시리즈를 통하여 전세계적인 막대한 인기를 누렸고 그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그에게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직계 후배인 엘러리 퀸과 렉스 스타우트의 등장과 함께 대실 해밋을 중심으로 하는 당대에 밴 다인의 탐정 소설에 커다란 반발을 제기한 하드보일드 미스터리가 연속으로 제시되면서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불모지에 가까웠던 미국의 미스터리 문학은 급격한 발전과 찬란한 영광을 이룩할 수 있었다. 따라서 그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에 밴 다인은 미국 미스터리 문학의 중흥을 이끌어 낸 '중시조'와 같은 거장중에 거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록 1: 밴 다인의 파일로 밴스 시리즈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 소설 목록.
Short fiction
"Scarlet Nemesis." Cosmopolitan, Jan. 1929, pp. 52+
"A Murder In A Witches' Caldron." Cosmopolitan, February 1929, pp. 58+
"The Man In The Blue Overcoat." Cosmopolitan, May 1929, pp. 32+
"The Chorinsky Murder." Cosmopolitan, June 1929, pp. 56+
"The Almost Perfect Crime." Cosmopolitan, July 1929, pp. 66–67
"The Inconvenient Husband." Cosmopolitan, August 1929, pp. 102+
"The Bonmartini Murder Case." Cosmopolitan, October 1929, pp. 92+
"Fool!" Cosmopolitan, Jan. 1930, pp. 83+
"The Clyde Mystery." Illustrated Detective Magazine, July 1932, pp. 44–48.
Novels
The Benson Murder Case. New York: Charles Scribner's Sons, 1926.
The Canary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27.
The Greene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28.
The Bishop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29.
The Scarab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30.
The Kennel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33.
The Dragon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33.
The Casino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34.
The Garden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35.
The President's Mystery Story. New York: Farrar and Rinehart, 1935. Co-authored with Rupert Hughes, Samuel Hopkins Adams, Anthony Abbot, Rita Weiman and John Erskine.
The Kidnap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36.
The Gracie Allen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38.(APA: The Smell of Murder)
The Winter Murder Case. New York: Scribners, 1939.
부록 2: 밴 다인의 탐정 소설을 쓰는 20가지 규칙 전문.(Twenty rules for writing detective stories, 1928년 9월, 아메리칸 매거진에 발표함.)
1. 수수께끼를 풀 경우 독자에게 탐정과 평등한 기회를 줘야 함. 모든 단서는 명백하게 제시하고 묘사할 것.
2. 범인이 탐정에게 쓰는 것 외에 독자를 상대로 고의적인 속임수나 기만을 쓰면 안 됨.
3. 수수께끼에 연애가 끼어들면 안 됨. 이 경우 지적인 것과 무관한 정서로 혼란시키는 결과가 생김. "당면과제는 범죄자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는 일이지 사랑에 번민하는 남녀를 혼인의 제단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다."
4. 탐정 본인이나 수사 당국의 일원이 실은 범인이었다는 설정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됨. 이것은 후안무치한 트릭!
5. 범인은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확정돼야 하며 운이나 우연의 일치, 정당한 동기 없는 자백따위로 결정되면 안 됨. 이런 작가는 단순한 장난꾼일 뿐이다.
6. 탐정 소설엔 모름지기 탐정이 등장해야 함. 탐정의 궁극적인 임무는 사건의 단서를 수집, 악행을 저지른 인물을 규명하는 것.
7. 탐정 소설에선 시체가 빠질 수 없으며 시체는 최대한 확실하게 죽어있어야 바람직. 살인 이외의 범죄를 위해 삼백 쪽 이상 쓴다면 너무 거창. 흉악한 살인은 의협심과 공포심을 자극하며 독자들은 가해자를 정의의 손에 인도하고 싶어하기 때문.
8. 해당 범죄의 수수께끼는 엄밀하게 사실적인 수단으로 해결돼야 함. 심령술, 독심술, 강령술, 수정구 따위를 사용한 방법은 금기.
9. 탐정은 한 명만. 추리하는 자(deus ex machina)는 한 명 뿐. 한 무리의 탐정이 동원되면 흥미를 분산시키고 논리의 직접적인 맥락을 끊는데다 탐정에 대항해 지적인 각축을 벌이는 독자에게도 부당한 처사.
10. 범인으로 판정된 인물은 이야기 속에서 어느정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11. 작가는 고용인들, 이를테면 집사나 하인, 시종이나 사냥터지기 등을 범인으로 지목해선 안 됨. 범인은 반드시 상당한 지위를 가진, 보통 상황에서는 의심을 받지 않는 사람이어야. 미천한 자의 저열한 행동에 불과하다면 책의 형태로 기록할 이유가 없음.
12. 아무리 많은 살인이 저질러 지더라도 범인은 한 사람! 덜 중요한 협력자나 공범자가 있을수는 있지만.
13. 비밀결사, 카모라당(-나폴리의 마피아 일당들), 마피아 따위를 탐정 소설에 들여놓으면 안 됨. 이 경우 모험소설이나 첩보 로맨스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때문. 자긍심이 강한 일급 살인자라면 경찰과의 한판 승부에서 이런 종류의 우위를 원치 않을 것.
14. 살인 방법 및 그것을 찾아내는 수단은 모두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함. 순수하게 공상적이고 사변적인 도구는 용납치 않음. 쥘 베른 식의 모험 세계에서 뛰노는 작가는 이미 탐정 소설의 영역을 벗어났음.
15. 문제의 진상은 시종일관 명백해야. 명민한 독자라면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여야 함. "해당 소설이 공정하고 올바르게만 구성되었다면 모든 독자들에게 해답을 숨길 수 없다는 것은 나의 기본적인 탐정 소설 이론 중 하나이다. 작가 못지않게 명민한 독자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16. 탐정 소설에는 장황한 문장이나 부차적인 논쟁거리에 관한 문학적인 묘사, 섬세하기 그지없는 성격 분석, '분위기'에 대한 경도 따위가 들어가서는 안 됨. 이것들은 줄거리의 흐름을 막고 소설의 주요 목적과는 무관한 문제들을 끌어들일 뿐. 물론 소설 자체에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적당한 설명과 성격 묘사는 필수적. 그러나 탐정 소설은 냉철한 것이며, 독자가 그것을 찾아 읽는 것은 문학적 장식이나 문체나 아름다운 서술이나 분위기 묘사 따위가 아니라 정신의 자극 및 지적 활동을 원하기 때문.
17. 직업적 범죄자를 탐정소설의 범인으로 삼아선 안 됨. 가택 침입범이나 강도는 경찰 소관이지 작가나 천재적인 아마추어 탐정이 다룰 것이 아님.
18. 탐정 소설에 등장하는 범죄는 알고 보니 사고였다든가 자살이었다는 식이어서는 결코 안 됨. 독자 입장에서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기만.
19. 탐정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범죄의 동기는 개인적이어야 함. 국제적 음모나 전쟁 정책은 다른 분야의 소설, 이를테면 첩보 소설 따위에 속함. 살인은 독자의 일상적인 경험을 반영해야 하며, 어느 정도까지는 독자 본인의 억압된 욕구와 감정의 배출구 역할을 해야 함.
20. 자존심이 있는 탐정 소설 작가라면 결코 쓰지 않을 몇 가지 수법들. "이것들을 쓴다면 독자에게 무능함과 독창성의 결여를 고백하는 꼴이 된다." (a) 범죄 현장에 남아 있던 담배 꽁초와 용의자가 피우는 담배 브랜드를 비교해서 범인을 찾아내는 일. (b) 수상쩍은 강령술로 범인을 두렵게 하여 자백을 이끌어 내는 일. (c) 가짜 지문. (d) 인체 모형을 이용한 알리바이. (e) 집 안의 개가 짖지 않은 것을 보고 침입자가 낯익은 인물임을 알아냄. (f) 쌍둥이 한쪽이라든지, 유력한 용의자이지만 실은 결백한 인물과 용모가 똑같은 친척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일. (g) 피하 주사기와 즉효성 마취약. (h) 경찰이 실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간 다음에 벌어지는 밀실 살인. (i) 언어 연상 테스트로 범인을 지목하는 일. (j) 마지막에 가서 탐정이 해독하는 암호문 또는 암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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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연상 테스트가 뭐지?
화려한 말솜씨만으로 범인을 골라내면 안된다는 것. - dc App
어떤 단어에서 연상되는 단어를 말하게 하는 테스트 예를 들어 흉기가 독특한 살인사건이라 치면 ‘흉기’라는 단어를 말했을 때 보통은 칼이나 총을 말하지만 범인은 자기도 모르게 범행 때 쓴 흉기를 말하거나 의도적으로 그 흉기를 피하려고 다른 말하지 않을 법한 단어를 말한다는 식 에도가와 란포의 ’심리실험‘이라는 단편에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