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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녹스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인 철교 살인 사건을 모두 읽었다. 1925년에 발표가 된 이 작품은 상당수의 황금기 미스터리 소설들이 그러하듯이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국의 시골 지역의 대저택을 개조해서 만든 골프장과 클럽 하우스에 주기적으로 모여서 골프를 치는 4명의 남자가 공통적인 관심 분야인 탐정 소설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탐정 소설의 비현실적인 설정과 묘사를 비판적으로 말하던 이들은 철교 아래에 처참하게 얼굴이 망가진 상태로 고꾸라져 있는 한 남자의 시체를 발견한다. 다르게 말하면 탐정 소설 속에서나 벌어졌던 범죄를 직접 목격하게 된 것이다. 홈스와 왓슨의 활약에 대하여 유쾌하게 논의하던 그들은 이제 직접 추리에 나서는 아마추어 탐정이 되어서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가설을 내놓기 시작한다.

일단 이 작품의 묘미는 등장 인물들이 미스터리 소설 마니아라면 한 번쯤 생각해보는 부분이기도 하는 범죄 사건 수사에 직접 나선다는 그럴듯한 설정에 있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탐정 소설 속의 탐정들의 추리에 오류가 없는 것은 해당 작가가 만들어놓은 틀에 맞추어 철저하게 서술이 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함께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인 로널드 녹스의 이러한 생각은 이 작품의 여기저기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물론 필자는 이와 같은 저자의 생각이 얼마나 온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인식은 나중에 자신이 10가지의 규칙으로 정리하여 주장한 '녹스의 십계'에도 드러나듯이 탐정이 추리를 하는 근거가 되는 여러가지 단서들은 독자에게도 똑같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페어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비판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떠한 작가라고 하더라도 미스터리 소설을 창작할때에 과연 그러한 규칙들을 단 1가지도 위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마음 속을 떠나가지 않았다. 어쨌든 개인적인 의문을 제외하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로만 평가한다고 하면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을 할만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당신이 고전적인 형식의 미스터리 소설을 애호하는 독자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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