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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음, 철학자의 생각, 과학자의 눈으로 써 내려간 작품 같다. 바꿔 말해 배합률이 좋다. 작가의 통찰이 드러나는 대목은 잘쓰인 인문학서 읽는 것 같았고 문학적인 대목은 하이쿠처럼 사술 없이 담백하게 마음을 슥 긋는 것 같아서 좋았다.


도련님을 읽은 지 오래돼서 정확하진 않지만, 그 작품은 도시에서 시골로 발령받은 선생의 이야기고 산시로는 시골에서 도시로 오게 된 학생의 이야기니 구도상으론 정 반대되는 셈이다.


여태까지 읽었던 소세키의 작품들 속 여자 주인공들 중에선 개인적으로 미네코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특히나 돈 빌려주는 그 장면은 문학사 통틀어 가장 로맨틱한 대출 장면이 아닐지.


마지막으로 이 소설을 읽으며 갑자기 떠오른 워킹데드 대사가 있는데, Not making a decision is a BIG decision. 선택 안하는 것도 큰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