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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건 직접 해봐야 가장 명확하니, 바로 사서 읽어 봤습니다.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줄거리겸 후기를 섞어서 써 볼게요."왜 그랬니?"고모가 물었다."나도 해봤어요"무경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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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댓글을 달았다.
처음엔 악플러 못지않게 지저분한 욕을 쓰다가, 너는 도대체 뭐하는 놈이냐고 묻다가, 너를 낳고 너희 엄마도 미역국을 드셨냐고 모욕하다가 결국 다 지우고 한참을 고심했다.
이걸 근희가 볼 수도 있다.
나는 뺨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고, 콧물을 훌쩍이며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어쩐지 졌다는 심정으로. 나의 동생 근희와 관종 오근희를 바라보는 이 세상을 향해.
-나의 동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젊은 근희의 행진>은, 엄마를 모시고 사는 주인공 문희와, 사라진 그의 여동생 근희의 이야기 입니다.
평생을 일만하며 살아온 엄마, '유교걸' 인 문희와 달리, 근희는 '먹방' '술방'을 거쳐 '북튜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프숄더 클리비지 룩을 고수한 채로요.
그런 근희를, 문희는 못마땅하게 여기며 설득하려하지만 '벗방'을 하겠다는 근희의 말에, 문희는 절연을 언급합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라는 근희의 대답을 시작으로, 근희와의 연락은 세 달째 끊어지고 맙니다.
그런 근희가 연락이 되지않는다는 엄마의 말을듣고, 문희는 근희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집은 비어있었고 근희가 사기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듣습니다.
근희에게 달린 악플들, 엄마가 자신과 근희에게 보내는 편지, 근희가 나오는 꿈, 근희가 보내온 편지들을 보며 '관종' 오근희는 나의 동생 근희가 되고, 문희는 이 세상을 향해 동생을 잘 부탁한다는 댓글을 답니다.
문희는 평범하게 월급을 받고 연금이 나오는 직업을 갖지못하는, 자신과 엄마는 뒷전인, '북튜버' 로 활동하고 있는 근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근희에게 달리는 악플들과, 근희의 영상을 보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니들이 뭔데 내 동생을 욕해?' 라고 생각합니다.
문희의 동거인 강하는, 자신의 원생들에게 손편지를 직접 써주지만, 돌아오는것은 유튜브에 저격영상을 올리겠다며 친구를 협박하는 원생 시우의 모습 뿐 입니다.
하지만 강하는 시우에게 다시 한 번 손편지를 써 줍니다. 이 세상은 잘못되고 이상하다는 서두를 시작으로...
엄마가 근희에게 편지를 쓴 후, 문희는 근희가 나오는 <마녀배달부 키키> 꿈을 꿉니다.
잠에서 깬 문희는 <마녀배달부 키키>를 함께 보던 순간을 회상합니다.
언니, 키키가 비 맞고 배달하다가 감기 걸려서 앓아눕는 장면 있잖아.
나 그 장면에서 울 뻔했잖아. 타지에서 혼자 얼마나 외롭겠어. 그마음이 뭔지 너무 잘 알지.
야, 너도 외롭니?
나는 왜 그딴 식으로 말했을까. 외롭냐니. 인간은 다 외로운 법 인데, 오근희가 마치 인간이 아닌 것처럼 너도 외롭냐니.
나는 그날의 대화를 떠올리며 타지에서 혼자 외롭게 있을지도 모를 오근희를 떠올렸다.
문희는 근희의 편지를 읽은 후 생각합니다. 평소 아메바라고 비난했던 여동생의 편지를.
나는 오근희의 편지를 끝까지 다 읽었다. 그리고... 이건 절대 아메바가 쓸 수 없는 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어쩌면 가장 진화한 형태의 생물은 아메바인지도 모른다.
모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벗어던진 존재, 핍박과 식민지가 무언지 모르는 존재, 생을 가장 단순하고 솔직하게 설계한 존재, 그게 아메바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상태로 이 세계에서 균형 감각을 유지하며 살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언니의 사망신고도, 내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이유를 그저 아버지가 언니를 그리워해서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점심 도시락을 싸서 염전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찾아갔었다. 소금창고에서 아버지는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딸아이가 이제 열여섯이야."
"후지타는 스무 살로 알던데?"
"그거는 죽은 애 나이고. 호적이 지 언니 거야."
"왜 안 바꿨는데?"
"귀찮아서 그랬지. 사는 게 바빠서."
<요카타>는 100살을 맞은 주인공이, 여성의 날 기념 라디오 생방송에서 전화 인터뷰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주인공의 '서연화' 라는 이름을 예쁘다고 칭찬하고, 100살이 된 연화를 축하하고 공경하지만, 죽은 언니의 호적을 받았을 뿐, '서연화' 라는 이름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고, 실제 나이는 아흔여섯살 입니다.
지역신문에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사람들이 보고싶은것과 듣고싶은것만을 원할 뿐입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 그는 딸과 아내에서 해방됐을때를 떠올립니다.
개펄을 마구 헤집으며 돌아다니던 그는, 살아 있는 것들로 양동이를 가득채우고 다시 모두 쏟아버립니다.
물이 들어오는 것을 본 그는 서둘러 개펄에서 나오고, 뒤를 돌아보니 발자국도, 파헤치고 들쑤신 자리도 사라져있었습니다.
그후로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살았다. (중략)
가끔 이름이 불릴 때 마다 구멍에 숨어 있다 잡혀 나온 게들처럼 당황했다.
하지만 또 다시 구멍 속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아무도 나를 궁금해하지 않았으니까.
다행이었지. 요카타, 요카타.
지금까지 제일 멀리 다녀온 곳이 어디야?
뭐라고?
엄마가 자개장으로 가장 멀리 간 곳이 어디냐고. 궁금해.
엄마가 길게 숨을 토해냈다. 그 질문을 오래도록 기다린 사람 같았다.
어디냐면. 엄마가 더듬거렸다. 거기가 어디냐면. 나는 기다렸다.
...... 타클라마칸사막. 거기가 가장 멀었어.
(중략)
너 타클라마칸이 무슨 뜻인지는 아니.
몰라요
위구르어야.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 는 뜻이고.
<자개장의 용도>는 원하는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개장을 물려받은 엄마와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증조할머니는 할머니에게, 할머니는 엄마에게, 엄마는 나에게, 4대에 걸쳐 주인공은 자개장을 물려받습니다.
자개장을 사용하면 원하는 곳으로 갈수있지만, 돌아오는 힘은 없기때문에 '돌아올수 있는 곳' 으로만 사용해야한다는 당부를 듣습니다.
주인공은 편도 버스비를 아끼기위해 자개장을 물려받아 자취방으로 가게되고, 자개장이 멋있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정우와 가까운 사이가 됩니다.
정우는, 가족들은 내가 아주 멀리까지 나가는게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많은 돈을 투자해서 자신을 밖으로 내보냈다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자개장의 용도' 를 정우에게 알려주려 하지만, '언제나 어디로든 떠나게 만드는 물건' 임을 상기하며 농담으로 얼버무리려합니다.
정우가 떠나는것이 두려워 농담으로 얼버무린 주인공이지만, 정우는 주인공의 곁에서 사라지고맙니다.
정우와 함께 갔던 강변에서, 강 건너편으로 가보고 싶다는 정우의 말을 기억한 주인공은, 자개장을 사용해 강 건너편으로 가려고 하지만 강변으로 돌아올 뿐 입니다.
답답함을 느낀 주인공은 엄마에게 푸념을 하지만, 넌 어디로든 갈 수 있으니 고마운줄도 모른다며 주인공을 핍박합니다.
어디로든 사라졌다, 돌아올 수 있는 힘이 있는 정우를 부러워했던 주인공은, 엄마의 말을 듣고 기쁨을 느낍니다.
은혜도 모르는 년. 엄마는 그렇게 말을 맺었다.
넌 그걸로 어디든 갈 수 있으니 내 마음은 전혀 모르겠지. (중략)
사실 그 말은 나를 좀 기쁘게 했다. 나는 아주 어리고 어디든 갈 수 있다. (중략)
내가 정우를 부러워하듯,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한다는 사실이 좋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건 주인공은, 엄마에게 자개장으로 가장 멀리 간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하고, 낯선 땅으로 여정을 떠납니다.
내 위의 여자들은 이것이 아주 위험한 일임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
그런데도 다들 이곳을 지나왔다.
꿈에 연필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그것이 꿈의 규칙이었다. 두장의 식빵 사이에 연필들을 빽빽하게 끼워 먹을 것. (중략)
흑연을 씹는 기분이 처참했으므로. 그것은 나무 안에서 검은 가루로 툭툭 터지며 침을 지독히 떫고 묵직하게 만든다.
차마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 까맣고 진득한 액체를 계속 우물대고 있다보면 잇몸과 이의 틈이 시큰거렸다.
<연필 샌드위치>는 연필을 넣은 샌드위치를 먹는 꿈을꾸는 주인공, 3대의 걸친 거식증의 대물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거식증을 연필과 동전을 넣은 샌드위치를 먹는듯한 느낌으로 묘사한것이 신선했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먹는 '구수한 맛' 유동식을보고, 맛의 여러 단계를 거쳐 구수한 맛이 최후의 맛이라는 결론을 내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엄마는 주인공에게, 물리적인 탯줄은 절단했지만, 영적인 탯줄은 서로 연결된 채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말합니다.
가게가 어려워지자 엄마는 거식증에 걸리고, 그런 엄마에게 탯줄로 음식을 공급하듯이, 주인공은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맛있게 먹습니다.
엄마는 아픈 할머니를 보살피기 시작하면서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소화가 잘 되지않아 양치를하며 거울을 보는 주인공은, 거울속 얼굴을 보며 할머니와 어느정도 이상으로 닮았다고 생각하며, 세대를 건너뛴 탯줄이 영양분이 아닌 그 반대를 나누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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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걸쳐서 올해 젊작상을 완독했습니다.
단편집이라 책 자체는 크게 분량이 많은편이 아니었는데, 몇 글자 끄적이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ㅅ;
갤에서 가끔씩 언급될때마다 너무 궁금해서 읽은게 가장 큰 이유이긴한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
제가 이런쪽에 무던해서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을 읽어보신분들 이라면 '이 작품을 얘기하는데 이 부분을 빼고 얘기한다고?' 라는 말씀을 하실수도 있을거 같아요.
의도적으로 제 주관은 빼고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애초에 줄거리만 가볍게 쓴 느낌이라 제 생각이 들어갈곳도 없기도 하네요.
부정적인 의견을 숨겼다기 보다는 그냥 표현을 자제했어요. 작품자체는 정말로 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에 다른 책 읽으면 짧게나마 후기를 써봐야겠네요. 책 읽고 글 끄적이는게 생각보다 재밌는거같아요
요즘 작가들은 본인 분야 외에 다른 직업을 상상할 수가 없는건가? 도대체가 작가 지망생, 문창과 국문과 영화과 학생, 출판사 직원, 서점 사장도 모자라서 이제는 북튜버인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려면 할 수도있는데, 아무래도 본인 관련분야쪽으로 쓰는게 제일 디테일하게 쓸수있으니까 그럴수 있다고 봐요. <젊은 근희의 행진>에서 나오는 북튜버라는 직업자체가 디테일하게 다뤄지는편은 아닌데, 작품적으로는 근희가 나름의 생각을 갖고 본인일을 한다는것과, 사기를 당하게되는 원인이 되는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