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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참 이상하다. 실제로 그 속에 있을 때 나는 풍경에 아무 관심도 없었다. 딱히 인상적인 풍경이라 생각하지도 않았고, 열여덟 해나 지난 뒤에 풍경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솔직히 말해 그때 내게는 풍경 따위 아무래도 좋았던 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그때 내 곁에서 걷던 아름다운 여자에 대해 생각하고, 나와 그녀에 대해 생각하고, 그리고 다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했다. 뭘 보고 뭘 느끼고 뭘 생각해도, 결국 모든 것이 부메랑처럼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고 마는 나이였다. 게다가 나는 사랑에 빠졌고, 그 사랑은 나를 몹시 혼란스러운 장소로 이끌어 갔다. 주변 풍경에 관심을 기울일 마음의 여유 같은 건 아예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내 머릿속에 우선 떠오르는 것은 그 초원의 풍경이다. 풀 냄새, 살짝 차가운 기운을 띤 바람, 산 능선, 개 짖는 소리, 그런 것들이 맨 먼저 떠오른다. 아주 또렷이. 너무도 선명해서 손을 뻗으면 하나하나를 손가락으로 더듬을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다. 그러나 그 풍경 속에 사람 모습은 없다. 아무도 없다. 나오코도 없고 나도 없다. 우리는 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나는 생각해 본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그렇게나 소중해 보인 것들이, 그녀와 그때의 나, 나의 세계는 어디로 가 버린 걸까. 그래, 나는 지금 나오코의 얼굴조차 곧바로 떠올릴 수 없다. 남은 것은 오로지 아무도 없는 풍경 뿐이다.
역시 하루키다
잘쓰노 ㄹㅇ 하지만 노벨 문학상은 압수입니다
짤 감성 뭔데
캬
하루키 폼은 역시 놀숲에서 최고조인것 같다. 한때는 해변의 카프카가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놀숲이 더 좋은듯.
좋다
이거 어디부분에 잇엇지
20페이지 언저리 극초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