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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전에 반지는 우리가 양심과 대면하는 상황이며
반지를 꼈을 때 악마(사우론)이 우리를 지켜본다는 취지의 감상문을 남긴 적이 있다.
그리스의 기게스의 반지에서 투명인간이 된 기게스는 온갖 쌉질을 다 하고 다녔기 떄문이다.
호빗을 썼을 당시에는 그저 투명인간의 묘미를 알려주려고 했을 수 있겠지만
반제를 쓰며 사우론을 눈깔로 설정한 이유는 '우리가 과연 처벌 없이도' 나쁜 짓을 할 인간이 아닐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문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자신의 이기성이 소중한 존재가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사우론도 뒷통수 맞은 이유가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는 선택지를 상상도 할 수 없어서 뒷통수를 맞았다고 작중에서 이미 언급이 되기도 하고.
2.
톨킨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고
반지의 제왕은 좀 기독교스러운 모티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신이라 할 수 있는 창조주 일루바타르
대천사들이라 할 수 있는 아이누
천사들이라 할 수 있는 마이누.
대천사들 중 가장 위대한 자가 일으킨 뒷통수.
그리고 창조주의 창조물을 타락시키려는 대천사 뒷통수맨.
3.
갈라드리엘도
마이아인 간달프도
반지를 접하기조차 꺼려한다.
유혹당할 것이란 강력한 믿음 때문이고, 실제로도 간달프도 타락할 것이란 비공식 톨킨의 멘트도 있었다고 한다.(나무위키 근거임)
타락이란 무엇인가? 사우론이 욕망의 크기로만 움직이는 자이기에 프로도의 반지파괴 시도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결국 이기심의 뿌리에서 비롯되는 게 타락일 것이다.
그렇다면 갈라드리엘은 그렇다 치더라도, 마이아인 간달프조차도 이기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4.
그렇다면 아이누는 자유로운가?
아이누 중 가장 위대한 자였던 모르고스가 그렇게 타락했다.
그럼 남아있는 존재는 하나, 신이라 할 수 있는 일루바타르이다.
우리의 이기심은 무엇에서 비롯되는가?
많은 논의가 있겠지만 아마도 우리의 완벽하지 않음에서 비롯된다고 하면 일단 쉽게 틀리다는 답은 안 받을 듯하다.
그러니까 보고 싶은 거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고 뭐 그런 존재라는 것이며,
이런 존재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타락한다고 할 것이다.
완벽하면 원하는 것만 보고 듣고 좋아하고 원하지 않는 것만 싫어하고 그런 거 자체가 없을 것이기 떄문이다.
5.
그러나 재미있게도 일루바타르 또한 전능한 존재는 아니며 그 또한 편향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여러모로 반제 세계관에 개입한 흔적이 있다.
가령 대천사격인 아이누가 만든 피조물들은 아이누가 신경쓰지 않으면 동작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대장장이 아이누가 만든 난쟁이들은 잘만 동작한다.
이건 단 한가지의 예시이며 이 외에도 일루바타르가 개입한 여러 정황이 있다.
가령 서쪽 땅과 가운데 땅을 물리적으로 분리시켜버린 것도 그의 개입이다.
그리고 이것은 톨킨의 비공식적 인증 중 하나라고 나무위키에서 봤다.
나무위키를 도-키-도-키-도-키로 베어버려야 하나?
그러니까 모든 피조물들이 다 한쪽만 보고 있다. 일관적이다.
6.
하여튼 아, 그렇군 반제 세계관에서는 신도 완벽하진 않기에 다소 편향성을 가지는 존재구나.....
하는 순간
1권 초반부에서 만나는 톰 봄바딜 아저씨가 떠오른다.
그에 대한 언급을 나열해보겠다.
우리는 그를 나이가 많고 아버지가 없다. 라는 뜻으로 야르와인 벤야다르라 불렀습니다.
차라리 그에게 반지가 아무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편이 옳겠지요. 그는 그 자신의 주인입니다. 반지를 변화시킬 수도 없고 또 타인에 대한 반지의 힘을 사라지게 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아무도 찾을 수 없는 자신의 조그만 땅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마도 세월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밖으로는 나오지 않겠지요.
온 세상의 자유민이 그에게 반지보유를 요청하면 승낙할지도 모르겠으나, 왜 그래야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에게 반지를 주면 멀리 던져둘 것입니다.
결국 모두가 정복되면 봄바딜도 쓰러지고 말겠지요. 최초에 났으니 최후에 쓰러질 법도 하지 않습니까?
대적에게 대적할 힘이 이 대지에 없다면 봄바딜에게도 없습니다.
아버지가 없으니 그에겐 창조주가 없고, 그는 또한 그 자신의 주인, 즉 자신의 욕망과 무관한 존재이다. 그는 모두가 요청하면 승낙을 들어주되, 그 요청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욕망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최초에 났으니 최후에 쓰러질 법도 하다.. 즉 여기서 최초는 일루바타르 이후라고 할 수도, 이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우론이 아무리 강해진다한들 일루바타르를 조질 수 있겠는가. 일루바타르 이전의 존재라고 하면 '최후'에 쓰러지는 존재라는 말고 또 아귀가 안맞다. 일루바타르가 남아있지 않은가. 하지만 일루바타르 이후의 존재라고 하면, '아버지가 없다'라는 말이 안 맞다. 창조주가 있는데?
하지만 결국 가운데땅의 모두가 정복되면 봄바딜도 쓰러질 것이고, 이 대지에 그러할 힘이 없다면 봄바딜에게도 없다고 한다.
그는 결국 이 땅의 힘이라는 의미인데,
내 생각에는 이 자는 일루바타르의 분리된 완전성이 아닌가 한다.
사실 일루바타르는 불완전한 존재인데
어떠한 목적(욕망)을 가지고, 세상을 창조해냈고 그로 인해 봄바딜이 분리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일루바타르의 창조물들의 최후와 함께 사라질 존재라면
그는 일루바타르가 가운데 땅을 만든 목적을 유추해낼 수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어떠한 때'에 그가 만든 피조물들이 어떠한 '초월'을 이룩했을 때 그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 때'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아마 '그 때'를 유추해낼 수 있는데
봄바딜 자체가 욕망이 없는 존재라는 점과 그 자신의 주인이라는 점에서,
피조물들의 주인이 그 자신이 된다면, 즉 외부에서 욕구를 찾지 말고 내부에서 충족시킨다면, 욕망이 없는 존재가 될 수 있고
바로 피조물들이 그러한 초월을 이룰 때가 봄바딜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가 아닐까.
왜 이런 무리한 추론을 하는가 하면,
일루바타르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분신은 완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루바타르는 그의 피조물들의 초월을 통해 본인의 초월을 이룩하고 싶으며, 동시에 그 표본으로 봄바딜을 분리해낸 것이 아닐까. 분리가 된 것일 수도 있고.
빌보와 프로도는 그들의 '연민'에 골룸을 살려줬고
프로도는 결국 연민의 힘으로 그의 목적을 이룬다.
일루바타르 또한 그의 '연민'의 때에만 힘을 작용시키며(실마릴리온 기억 안나서 검증못함)
그가 이룩하지 못했던 것을 가엾은 피조물들을 통해 이룩하려는 것이 아닌지.
즉 그의 피조물들이 욕망을 초월해 자신의 주인이 될 때
일루바타르 또한 봄바딜과 합쳐져 자신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7.
그리고 톨킨은 이러한 괴이한 존재를 통해
반지의 제왕의 끝없는 생생함을 불러 일으키려한 것이 아닌지...
조이스가 많은 수수께끼로 불멸을 꾀했다면
톨킨은 단 한 장치로 그것을 이룩해내려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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