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한 젊은 여인이 마녀라는 죄명을 달고 불에 타 죽었습니다.

그녀는 물론 진짜 마녀도 아니고
이단도 아니고
이교도도 아니고
거짓말쟁이도 허풍쟁이도 아니고
교회의 가르침에 반항한 적도
국가의 법률에 어긋난 적도
없었습니다.

그녀는 다만,
아르스의 시골 소녀

그녀의 동무는

양치는 목동
탁발 수도승
농부의 아이들
송아지 노새
포도나무
개똥지빠귀
은방울꽃
밀짚 바구니
하늘에 헤이는 별들

그녀가 하는 일은
다만 나뭇잎 피리 장단에 노래를 부르며
뜨개질이나 하고 송아지 여물이나 주는 것

그리고
그런 그녀가
어느날 신의 은총을 받았고
그렇게 해서
전장에 나아가
빗발치는 핏방울 속에서
군대를 지휘하고 선봉에 서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더 무서운 일은
아랫것들의 전쟁이 아니라
윗분들의 손장난이었음을
그녀는 몰랐습니다.

적국의 수뇌들은
그녀를 죽이기 위해선
뭐든지 하기로 작정한 겁니다.

교회의 주교들은
정치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그녀의 죽음이 필요하다고 본 겁니다.

그녀의 은인
그녀가 남몰래 사모했을지 모르는
아국의 왕자는
그녀가 희생양이 되는데
충분히 동의하고 남은 겁니다.
그는 그녀를 속으로 시기하고 있던 겁니다.

그렇게 그녀는
윗분들의 침묵과
그 하수인들의 형식 상 선언과
그들이 고용한 군중들의
거짓되고 추잡한 매도 욕설 속에

불길 속에서 재가 되기 까지

하늘의 별을 헤인 겁니다.

주교와 왕자와 재판관과 군중들 또한
믿고 있었던

시골 어느 늦은 밤
그녀와 그녀 동생과 목동 청년이
들판에 누워 그 이름을 부르던

다윗의 별과 바다의 별을 헤이며.

"예수, 마리아!"

그녀의 송아지는 아직 어리고
그녀의 뜨개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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