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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금각사보다 더 유려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은 수도 없이 접하게 되겠지만.. 이렇게 구석구석까지 나를 닮아서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작품은 금각사 이후로 영영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최고의 소설'을 하나 뽑으라면 상당한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인생 최고의 소설'을 뽑으라면 한순간의 고민도 없이 나는 금각사를 선택할 듯..
그리고 처음 읽었을 때엔 실제 금각사 방화범 하야시 쇼켄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으로서는 그 사람이 참 안타깝게 여겨진다

부록 중에 [7월 24일 제 1회 공판에서, 기소장에 방화 및 자살 동기로 든 "자기 혐오, 미에 대한 질투, 아름다운 금각과 함께 죽고 싶었던 점, 사회에 대한 반감, 방화에 대한 사회의 비판을 듣고 싶다는 호기심"에 대하여, 하야시는 "기소 사실 그대로, 별로 할 말이 없다. 정말이라면 정말이고, 정말이 아니라면 정말이 아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훗날, 하야시는 "사회에 대한 반감이나 미에 대한 질투에 관하여는, 그다지 깊이 생각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라는 설명이 있는데

나는 하야시의 대답에서 하야시가 '세상과는 단절된 채 내계에 아주 깊이 잠식되어 세상에게 이해되길 포기하고, 세상을 이해하길 포기한' 사람이 분명하다고 느껴졌음... 방화 동기에 대해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결국 자기와 완전히 비슷한 삶을 경험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 본래 표현하려던 의미는 왜곡되고 말리라는 것, 결국 모두에게 '흔해빠진 반사회적 성향의 범죄자들 중 하나'로 분류되고, 그런 존재로 전락하고 말리라는 것.. 그 부조리를 깨닫고 결국 체념한 듯한 대답...

하야시 곁에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줄 따뜻한 친구 한 명만 있어줬더라면 저렇게 자기만의 세계에서 자기 자신을 갉아먹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영 가시질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