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이라 하옵니다.


생 화답하시길

그래, 고개를 들어봐라.


아, 그 때 그 순간은

모란마냥 붉지 못해

이슬보다 아쉬웠던.


그렇습니다.

본연히 저의 탓이옵니다


생의 낯과 얼을 뵐 적에

소녀 마음과 몸에

얼음 비늘이 어리는.


그 생의 형형한 눈동자에

내 같지도 않은 생의 애착이

다 팔려가는 기분이었으니


두렁의 붕어보다

소녀는 더 어리석었고

허나

생에게 소녀는

작은 고양이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버들닢에 스친 바람같은 찰나여.


소녀야, 운영아

어찌 그리 어린 소리를 하느냐


사내에게 작은 미소 한 번 띄우지 못하고

내 너의 마음을 알듯 너 나의 마음을 알진대


버들닢에 바람이 내가 될즉이면

내 역풍의 기운이 되어 너를 덮치리라


영원히 저 적토에서 함께 뒹굴자


청초한 비늘들이 삭아 버리기 전에

우리 풍우 속에서 모든 것이 되자


그렇게

보이지 않는 싹을 틔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