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이 별 볼 일 없는 이유는

총 3가지 분류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음.

1.역사/ 2.인구-자본/ 3. 시스템


얼마 전에 한국이 노벨상을 못 받는 이유라면서 개똥싸는 소리를 해놔서 답답해서 적어봄.



1.역사


오늘날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문학'이라는 것의 개념이 서구 문명의 형식임.

이제 꼴랑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100년 남짓 넘었다.

당시 개화기에 근대화되면서 유학하거나 아니면 신식 교육을 받은 지식인 계층이 소설, 시라고 끄적거리기 시작함.

심지어 이때 세대들은 일본어로 먼저 문학을 구상하고, 한글로 글을 쓰던 세대임.

얘네보다 심하던 애들이 일본어로 써놓고 한글로 번역함.

이른바 전후세대라고 불리는 세대가 처음으로 한국어로 쓴 처음 세대라 문학계에선 이 세대를 구별함.

그 이전 세대까지는 엄격한 의미에서는 순수한 한국문학이라 보긴 힘들다는 거지.


해방된 이후 전후세대 말했다시피 6.25전쟁 터짐.

그 이후? 박정희 독재시대로 외국문물이 자유롭게 들어오지 못함.

전두환 시절도 마찬가지로. 근데 그나마 3S 정책으로 이때서야 대중문화라는 게 조금씩 물꼬가 트임.

대중문화가 완전 개방된 시대가 비로소 김영삼 정부 들어서임.


문학이라는 게 한 문화가 토대가 쌓여야 나오는건데,

우리나라에 문화라는 것이 융성한 시기가 90년대 들어서야 이루어진 거임.


괜히 국문학도들이 문학사를 배우는 게 아니듯

문학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라 쌓여서 만들어지는 거임.

그러면 선배작가들에게 배워야하는데 그런 게 있었냐?

없음.


시는 그나마 순수 언어예술이라 사정이 나은데,

소설은 김승옥/이청준 이후부터야 배울만한 선배작가가 생겨남.

즉, 우리 한국문학이라는 것의 역사 자체가 우리나라의 역사 특성상 굉장히 짧다.

이걸 일본에게 비교하는 것도 비교가 안되는데, 그 원산지인 유럽이랑 비교하는 것부터가 굉장히 불공평함.


우리나라는 문학만 따지면 철저하게 제3세계임.

오히려 베트남 문학이 세계시장에선 더 익숙할 것이다.



2. 인구/ 자본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임.

뭐 우리나라보다 적은 나라도 많지만 아무튼 절대량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님.

게다가 인구유입도 아래는 바다로 막혀있고 위는 북한으로 막혀있어서 거의 없다시피함.


자 그럼 편의상 재능있고 좋은 작가는 500만명 당 1명의 확률로 나타난다고 가정해보자.

애초에 재능있는 작가가 인구상 딱 10명 나올만한 확률인데,

그럼 이게 문제는 한국 사람들은 책을 안 읽음.

그래서 출판 시장이 굉장히 작음.


애초에 모든 대중문화판이 소수의 1프로만 살아남고 나머지 99프로는 죽는 거지만

그 로또의 대박의 결과가 영화/ 만화/드라마/ 음악 등과 비교하면

소설은 터무니 없이 작음.

요즘 초판도 못파는 작가들이 부지기수 인 거 알지?

초판이 3000부라고 쳐도 그냥 300만원 받고 끝인 거임.

소설은 들어간 노동에 비해 성공할 확률도 극악이고, 심지어 그냥 안전빵으로 먹고 떨어지는 돈도 푼돈이고,

로또가 터져도 버는 돈은 다른 대중문화와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작음.


그래서 대부분의 재능을 가진 젊은이들이 다른 쪽으로 빠짐.

글에 재능을 보이는 애들은 대부분 영화/드라마/ 만화/ 예능 쪽으로 빠지고

심지어 문학계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이뤄낸 작가들도 이쪽으로 빠짐. (이창동 유하 등...)


그럼 최고의 작가가 나올 수 있는 아웃풋이 확률적으로 최대 10명이었는데

이 인재들 대부분이 다른 대중문화 쪽으로 빠진 거임


이른바 한국문학이 죽었다고 하던 시절에

괜히 박찬욱/ 봉준호/ 장준환/ 류승완/김지운 같은 감독들이 나타났을까?

어떤 대중문화든지 거기에 자본이 돌아야 천재들이 튀어 나옴.

소설을 썼을 수도 있는 천재들 대부분이 돈이 되는 다른 대중문화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보면 됨.



3, 시스템 문제


현재 한국문학 작가들을 생산하는 공장하는 역할을 하는 게 문예창작학과인데

문창과에선 단편소설만 가르침.

대학교 학과 특성상 장편소설 창작론을 제대로 교육할 수가 없음.

근래들어 여러 학교에서 요즘 도입하고 있지만 1학기만에 장편소설을 쓰는 게 가능할리가 없지.


그리고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건 아주 오래된 역사로부터 문예지가 이끌어왔는데

문예지라는 특성상 단편소설 위주임.

그럼 문창과도 등단작가를 많이 만들어내야 되니까 단편소설만 졸라 파게 시키겠지?


그래서 문창과에서 훈련받은 글 잘쓰는 작가들이 부지기수임.

문제는 대부분 이런 작가 애들은 역동성이 없음.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럼 공모전에서 글은 잘쓰지만 그닥 별볼일 없는 작가랑

소설적 완성도로는 형편이 없지만 엄청난 역동성을 가진 작가랑 같이 올라오면 누굴 뽑아줄까?


100이면 100 그냥 잘쓴 작가 뽑아줌.

이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냥 대충 정리해서 이야기하자면

굳이 심사위원 차원에서 문예지 차원에서도 도박하고 싶지 않아함.

자기들 선택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런 작가들이 훈련을 쌓아서 더 좋은 작가로 나타나길 바라면서 낙선시킴.


그럼 이제 이런 작가들이 단편 소설로 소설가로 활동함.

근데 이런 작가들 대부분이 장편 소설 쓰는 훈련이 안돼 있음.

단편소설을 쓰는 거랑 장편 소설을 쓰는 건 방법론 자체가 거의 전혀 다르다시피함.


말했다시피 소설은 대박 터지지 않으면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돈도 안됨.

그러니까 현역작가들 대부분이 투잡임.

요즘 가장 많은 부류는 대학원 다니면서 교수 준비 중인 문창과/국문과 출신이고.


그럼 이 작가들이 굳이 최소 2년 정도 청탁들어오는 걸 거절하면서 경제적인 생활도 포기하고

처절하게 실패할 수도 있음을 각오하고 도박하는 마음으로 장편소설을 쓸까?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냥 직장 다니면서 단편 소설을 쓰면서 문학상을 기대함.

얼마 안되도 돈이 들어오고, 인정도 받으니까.


그래서 단편소설은 세계문학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퀄리티이고,

다른 세계문학과 구별되는 한국 단편소설만의 특징도 가지고 있음

세계 문학의 단편소설은 말 그대로 '단편'적이라면 한국 단편 소설은 굉장히 복잡하고 복합적임.

플래너리 오코너리, 레이먼드 카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같은 영미 단편소설이랑

우리나라 단편소설이랑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명백하게 보일 거임.


하지만 단편소설 자체가 굉장히 마이너한 문학장르라는 거.....



아무튼 그럼 한국 소설이 똥구리다는 얘기냐?

그렇지는 않고.

이런 여러가지 여건에도 불구하고 좋은 작품들이 그 인풋 대비 많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함.


아무튼 우리나라 문학이 발전하는 일은 책 많이 사보는 거. 그거 밖에 없다.

근데 시대흐름상 불가능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