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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미국인들의 생각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
독서 편식이 심하다 느끼고 있던 차, 남이 추천하면 애지간하면 일단 읽어보자는 생각에 주변인의 추천으로 읽어보았다.
이 책 추천 전에 <역행ㅈㅏ>를 또 다른 이에게 먼저 추천받았는데, 주변 도서관 모두 예약이 꽉 차서 도저히 빌려 볼 재간이 없었다. (실로 대단한 책인듯 하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구립 전자도서관에 있어 빌릴 수 있었다.
표지에는 오프라 윈프리가 직접 쓴 유일한 책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참고로 오프라 윈프리는 1999년 전미도서협회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찾아보니 이 상은 1년에 한 사람에게만 준단다.) 전미도서협회 평생공로상을 받은 사람에는 유명 소설가와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들이 많은데, 오프라 윈프리는 평생 직접 쓴 책이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뿐인데도 같은 상을 받았다니 엄청난 책이 아닐까 예상하였다. (...엄청난 책이 맞았다.)
어떤 내용인지 종잡을 수 없었지만 대충 에세이가 아닐까 예상하고 1장을 읽어보았다.
.....
에세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 애매하지만 한국에는 감성에세이라는 분류가 있다.
탁월한 문학적 성취나 사회현상에 대한 해석보다는, 팍팍한 현실 속에 무뎌지고 상처받은 감성(이라는 어떤 부분)을 어루만지며 공감을 얻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 책 표지를 올려두어 좋아요!로 사회관계적 충족감을 얻을 수도 있는 훌륭한 상품이다.
한국에 감성 에세이가 있다면, 미국엔 영성 에세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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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었던 <판타지랜드>가 자꾸 생각났다. 그 책에서 예시로 들었던 너무나 전형적인 (이 때, 전형적이라는 건 국평오 정도의 의미이다.) 미국인의 빤한 생각을 빤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바로 이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었다.
이런 문장들이 눈에 띄었다.
-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줍니다."
- 나는 확실히 안다. 영적 요소 없이는 삶에 진실한 의미란 없다.
- 영성이란 무엇일까. 우주의 모든 창조적 행위를 일으키는 에너지와 내가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깨닫는 것, 내가 그것의 일부이며 그것 또한 영원히 나의 일부일, 바로 그것을 나는 영성이라 부른다.
- 영성은 내가 믿는 무엇인가가 아니다. 영성은 나 자신이며 나의 의미이다.
- 또 하나 내가 확신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신神에 대한 확신이다.
종교적 믿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연히 혹은 무작위로 일어나는 일은 거의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게끔 만든다.
모든 것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으려는 시도는 삶 자체를 모순으로 가득 채운다.
오프라의 경우, 이런 식의 합리화 과정이 눈에 띈다.
1.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 혹은 하나님이 이를 실현하도록 도와준다
2. 그러므로 날씬한 몸, 균형잡힌 몸을 간절히 원하면 날씬한 몸을 가질 수 있다
3. 나는 안해본 다이어트가 없고, (다이어트에 돈도 많이 썼고) 효과도 있었다
4.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며 영문을 알 수 없는 심계항진증이 발생했다
5. (심계항진증은 노력하거나 간절히 원해도 치료되지 않았다)
6.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기에 나한테 심계항진증이 발생한 것에도 어떤 메세지가 있을 것이다
7. 나는 내 몸을 다시 한 번 점검하였고, 왜 내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았다
8. 이제 나는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내 몸 그대로를 사랑한다
9. 나는 이제 확실히 안다.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몸을 받아들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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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가 어째서 수많은 상을 받았는지와 상관없이 나는 그녀가 확신한다는 것들에 대해 반대한다. (뭐 여기까지 읽었음 이미 알겠지)
영적 요소 없이는 삶에 진실한 의미란 없다.고 확신하는 부분은 실로 교조적이고 교만하다고 느꼈다.
어떻게 타인의 삶을, 그리고 인간이란 우주를, 이토록 단편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신형철의 “나는 복잡하게 착하고, 타인은 단순하게 나쁘다”는 말의 변용이 오프라에게서 느껴졌다.
신적 혹은 영적 존재의 유무는 내 관심사가 아니고, 내가 이것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마저도 종교적(혹은 영적)으로 나를 정의내리는 무언가도 아니다. 나에 대해 종교라는 key가 주어진다면, 그 value는 null이다.
- 한국사람에게 좋아하는 크리켓팀이 있냐고 물었을 때, “없다” 혹은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다”라는 답변을 받고, ‘저 사람은 좋아하는 크리켓 팀이 없는 한국사람’이라 정의내리는 행위는 가치없는 정보를 만든다. 이런 질문은 답변보다 질문 자체가 대체로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이다. 나에게 크리켓 팀에 대해 묻거나, 종교에 대해 물어보아 나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시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
- 영적 혹은 신적 존재를 믿건 안 믿건, 모든 순간은 매우 낮은 확률을 지나 우리 앞에 나타난 일들이기에, 내 앞의 사소하고 작은 것에 행복함과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낀다는게 꼭 영적충만감과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태어난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내 주변의 모든 일은 확률적으로 대단한 우연이 쌓이며 만들어진 기적같은 일이라 생각하는 것도 영성과는 무관한 것이다. (기적라는 단어를 이럴 때도 사용할 수 있다면)
굳이 밝히자면 의미있는 삶조차도 나의 관심 밖이다. 나는 오히려 무의미하고 무용한 것들을 더 좋아한다.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그런 것들...
- 고양이는 개와 달리 어떤 목적에 의해 선택 교배되지 않았고, 목적을 가진 사역견과 같은 품종도 없다. 고양이는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생명체지만, 무용함에도 불구하고 인간곁에 사랑을 받는 생명체가 아니던가. (그래서 요사스럽다는 평을 듣기도 하나보다.)
- 꽃 역시 누군가에겐 아무 쓸모가 없는 사물일 수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무용하기에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삶에 대한 의미나 나의 쓸모를 증명할 필요없이 그저 그 자체로서 존중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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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가 쟁쟁한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미도서협회 평생공로상을 받은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다.
1. 그녀의 토크쇼에서 많은 책을 추천하거나, 일부는 아예 작가를 초대하였다. 이를 통해 <더 시크릿>을 비롯한 수많은 책의 작가들을 부자로 만들어 준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물론 그녀가 유일하게 직접 썼다는 이 책 역시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2. 진심으로 원하면 반드시 이뤄지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는 고유한 의미와 목적이 있다고 믿는 평범한 미국인들이 진심으로 공감하는 작품을 썼다. 하나님 안에서 진실한 삶을 살길 원하는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이 책은 걸작으로 남을 것이다. In God, We Trust.
*('선입견을 갖지 않고 읽어보자'는 시도조차 선입견이었다는 걸 깨달았으며, [6장 경외]부터는 거의 집중할 수 없을 정도라서 7장과 8장은 페이지를 대각선으로 읽다는 점을 밝혀둔다.)
감상추
어질어질
꽃은 무용하기에 즐긴다는게 먼말임 aesthetically pleasing한 value가 있으니까 즐길 수 있는거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