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서 반차 내고 외출을 갔다 와야 했어. 그래도 이왕 나온 김에 근처에 큰 서점이 있다 길래 갔다 왔어.
이 동네가 한국으로 치면 용산하고 비슷한 입지에 송도처럼 개발을 한 동네인데, 호사스럽게도 서점이 한 빌딩을 차지하고 있더라고. 목이 좀 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때리고 들어갔어.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베스트셀러 구간이 눈에 들어오더라. 여기서 가장 내 눈길을 끌었던 게 바로 중앙에 자서전이나 회고록들이 들어찬 책장이였어. 대강 괄목할 만한 것들로 필리핀 두테르테 정권 시절 반정부 언론보도로 이름을 떨쳤고 그 공로로 2021년 노벨 평화상응 수상한 언론인 마리아 레사 회고록이랑 크리스 락 폭행범 윌 스미스 자서전, 얼마 전 영국을 뒤흔들었던 해리 왕자 자서전, 미셸 오바마 자서전이 있었어. 그외에도 여기 필리핌 독서 인구가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지 관련 서적들도 많이 보이더라.
베스트셀러 구간을 지나치면 이 서점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벽화가 있었어. 참고로 저거 다 책을 층층히 쌓아서 만든거야.
그리고 지하층에도 서가가 보였는데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간달프 옹의 전언과 함께 결계 쳐놓음 -_-
필자 본인이 극한의 문학충인 관계로 대부분 문학 구간만 돌아다녔어. 여기가 규모가 제법 크다 보니까 장서량이 제법 되는데 꽉 들어찬 책장들을 보고 마음 속으로 싱글벙글했어.
책장을 뒤져보다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르에미오 크루스의 죽음‘ 영역본을 발견했어.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좋아해서 푸엔테스 책도 읽어봐야지 하고 맘먹었는데 나중에 기회되면 국역본으로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
그리고 Penguin English Library 시리즈만 모아놓은 코너도 있었는데 표지가 이뻐서 냉큼 오만과 편견을 집어왔어.
이외에도 이런저런 문학 책들이 많었어. 멋지게 양장해 놓은 책들도 있었는데 이런 것들은 기본이 한화로 25,000 원은 훌쩍 넘은 고가들이었음 ㅠㅠ 아마 책 대부분을 미국에서 그대로 수입해 오는 것도 비싼 책값에 한몫 하는 것 같아.
디자인이 깔끔함 뗑컨 클래식도 보였고
가격이 저렴한 Collins Classics 도 있었어. 책 한 권당 한화로 4-5000 원 정도하는 문고본 시리즈인데, 가격은 메리트가 있지만 겉표지랑 종이질이 썩좋진 않고 글씨도 많이 작고 페이지 안에 빼곡히 들어차 있어. 손에 땀이 많이 난다면 다 읽을 때즈음 높은 확률로 책이 걸레짝이 되어 버림. 바로 밑 진열대에는 거장과 마르가리타 영역본이 있었어.
일본 책만 모아놓은 진열대도 있던데 겐지모노카타리, 인간실격, 이즈의 무희도 보였고, 갤주님이 쓴 가면의 고백도 있더라고.
2층도 있길래 올라가봤는데 일본 망가, 아트북, 아동책, 청소년 문학, 요리서적 같은 것들이 많아서 딱히 내 이목을 끌진 못했어.
혀튼 서점 구경을 끝내고 나서 오만과 편견하고 더블린 사람들이랑, 작가들을 펑크 록커로 만들어 놓은 골때린 책갈피가 있길래 사와서 집에 돌아왔어. 아직 집에 책 많이 남았는데 언제 다 읽어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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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성지구나...
워낙 책이 많아서 눈이 휘둥그레 해지더라 ㅋㅋㅋ - dc App
우리나라보다 원서가 더 많네 - dc App
아무래도 필리핀에서 고등 지식을 얻으려면 영어를 배워야 되서 영어 원서를 많이 들여올 수 밖에 없긴해. 그래선지 현지인들 소득 기준으로는 책값이 좀 비싼편이더라...
필리핀? 한달 생활비 얼마나 듬?
절대적인 물가로는 한국보다야 싸지만 공산품은 대부분 수입품이라 비싸고 한국식대로 자포니카로 쌀밥해 먹고 반찬 많이 해먹고 외식 자주하고 상대적으로 빠른 인터넷 구독해서 쓰고, 깔끔한 집에 세들어 살면 한국하고 거의 비슷함. 마냥 물가가 싸진 않음.
정보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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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BGC 아시는구나 겁나 새삥입니다!
필리핀 영어 쓰나
국어는 타갈로그어를 쓰지먼 왠만큼은 통함. 물론 유창한 수준으로 쓰는 사람 보려면 대학생 이상은 되야하고 보통 사람들은 기본회화 정도만 할줄 알아. 필리핀 영어 특징은 미국의 라티노들 처럼 된소리가 강한 영어를 씀.
극한의 원서충의나라
영어 원서 아니면 십중팔구가 저질 펄프픽션 아니면 교과서 뿐이라 진짜 선택의 여지가 없음
개추
미쳤다...나중에 가족들이랑 한번 가봐야지
꼭 저 서점이 아니더라도 저 동네에 쇼핑몰, 카페, 레스토랑, 바도 많아서 예산만 허락한다면 가족끼리 충분히 놀다 올 수 있음. 기회되면 한 번 가봐.
동남아도 책을 읽는구나 ㄷㄷ
책 값이 싼 편은 아니라 주위에 책읽는 사람을 많이 보진 못했는데 주요 번화가나 쇼핑몰에 서점 하나씩은 있는 거 보면 고정적인 독자층은 있는 것 같아.
따갈로그어 책도 있어? - dc App
아예 없는 건 아닌데 대부분 교과서거나 펄프 픽션임. 갔던 서점 프랜차이즈가 하이엔드(?) 비스무레한 걸 지향하기도 해서 영어 책을 주력으로 판매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