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책 덜 읽었지만 <변신> 읽고 생각나는게 많아서 먼저 씀. 쓰다보니 중2병 돋는거 같네 으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는 불안한 꿈에서 깨어나자 자신이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라는 다소 충격적이라 하는(그렇게까지 충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장으로 시작하는 카프카의 소설 <변신>이다.


 카프카의 소설들을 읽고 있으며 어딘가 명확하지 않고 마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들은 읽는 사람마다 해석이 많이 갈린다고 한다. 이 <변신>이라는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감상문들을 보면 누군가는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누군가는 버려진 가장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인간 자아의 존재 대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는 훌륭한 남자였다. 그는 부모에게 사랑받는 아들이었고 누이에게 존경받는 오라버니였다. 그런 그는 벌레로 변신하고부터 그들에게 멸시를 받으며 살아간다. 아무도 그를 반겨주지 않고 오히려 짐짝처럼 취급한다. 그의 내면은 그대로 인간임에도 그는 외면을 받는다.


 이러한 일은 소설의 초반부에서부터 벌어진다. 그레고르가 방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 가족 모두, 그리고 지배인까지 그를 인간처럼 대했다. 그저 어딘가 문제가 생겼나 보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벌레로서의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그는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설 내내 드러나는 것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심지어 집도 그레고르가 마련했다) 쏟은 한 남자가 그 가족들에게 버림받는 모습이다.


 우리는 흔히 인간을 자아와 육체 두 가지로 구분한다. 정신적인 부분과 물질적인 부분으로. 그리고 대개 사람들은 정신적인 측면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인간의 본질은 자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변신>은 이러한 믿음에 질문을 던진다. 어째서 자아를 가진 그레고르는 가족에게 버려졌는가? 그는 자아를 유지하는데 인간이 아닌가? 몸은 벌레이기에 벌레 취급을 받아도 되는 것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들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한다.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하면서 인간의 육체를 잃었다. 그런 혐오스러운 몸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맺을 수 없다. 모두가 그를 거부하니까. 그렇기에 그의 자아는 존재함에도 의미가 없다.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자아는 존재함으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자아는 다른 자아와의 관계를 통해 의미를 가진다. 홀로 있는 자아는 인간의 연약한 존재 증거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레고르는, 관계가 끊어진 자아는, 더 이상 살수가 없는 것이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가 등에 박혔을 때, 그의 인간관계는 완전히 부서졌고 그는 서서히 인간으로서의 생명력을 잃어간다.


 카프카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국가도 언어도 종교도 계급도 그에게 속할 자리를 만들어 주지 못했다. 그는 존재했으나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주위 세계로부터 고립된 ‘이방인’이었다. 어쩌면 <변신>의 그레고르는 카프카의 삶 그 자체를 보여주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