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베스트 -
⟨내가 읽고 만난 일본⟩ (김윤식)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위화)
지금 읽고 있는 책 -
⟨루쉰 소설 전집⟩
⟨일본정신의 기원⟩ (가라타니 고진)
⟨내가 읽고 만난 일본⟩ (김윤식)
이번 달 베스트. 그저 일본에 대한 평범한 수필인 줄 알고 읽었는데, 일본 지적 기행문이었음. 김윤식 교수가 일본 유학 중에 '읽고 만난' 지식인론. 역시 국문학 비평가 끝판왕 중 한 사람답게 비평가적 자의식이 정말 남다른 사람이라고 느낌. 곳곳에서 읽을 수 있는 이광수에 대한 집착은 무서울 정도.
또 당대 한국 지식인에게, 일본이라는 선진국이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놀라웠음. 전공투가 장악한 도쿄대학의 풍경이나, 맑스주의 저작이 자유롭게 출간되는 출판계, 도쿄라는 메갈로폴리스의 인프라 자체 등. 저자가 귀국 후에 카프 연구 좀 했다고 바로 백낙청, 이문구 등과 함께 남산 끌려가서 코렁탕 먹었다는 썰은 당대 시대상이 보여서 참 씁쓸함.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가 직접 번역한 을유 "국화와 칼"과 루카치 "소설의 이론" 정도를 제외하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의 절대다수가 국내 미출간 내지 절판이라는 점... 특히 에토 준의 비평적 집대성이나 다름없다는 "소세키와 그의 시대"는 국내 미출간이고, 저자가 이에 영향을 받고 저술한 혼신의 역작 "이광수와 그의 시대"도 절판이라는 것은 정말 아쉬움. 일단 5월엔 국화와 칼이나 김윤식 교수 저작을 더 읽어봐야겠음.
⟨제국대학⟩ (아마노 이쿠오)
일본 구제국대학사. 일본에서 구제국이 갖는 위치가 얼마나 압도적인가에 대해 느꼈음. 약간 위험한 말이긴 한데 식민지 조선에 그 경성제국대학이 세워졌다는 것은 매우 파격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었던 듯.
아쉬운 점은 저자가 식민사학으로 연결될 위험성이 있어서 의도적으로 피했는지, 내지와 경성제대 · 대북제대라는 식민지 제국대학 간의 학문적 연계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생략돼있다는 점.
또 제국대학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들과 일본제 이데올로기(흔히 말하는 용어로 천황제 파시즘) 간의 관계를 설명하지 않는건 거의 외면에 가깝지 않나 싶음. 아무래도 이 부분은 다치바나 다카시 "천황과 도쿄대"를 구해서 읽어봐야겠음.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대충대충 읽음. 앞으로 신카이는 영화만 보는걸로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위화)
이번 달 베스트 2. 지금까지 본인이 읽은 에세이 중에서 제일 재밌었음. "인생", "허삼관 매혈기" 읽기 전에 위화가 경험한 문혁을 이해하고 싶어서 읽기 시작함.
위화가 말해주는 문혁이 "패왕별희"와 같은 영화에서 보여주는 문혁의 느낌과는 또 상당히 달라서 놀람. 분명 미친 시기지만 생지옥 같은 곳까진 아니고, 문혁기 중국도 결국은 사람 사는 곳이었구나 느낌.
현대 중국에 관한 평가는 무비판적 찬양 아니면 정당한 CCP 비판을 넘어선 무지성 억까가 대다수로 극과 극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만큼 재밌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조목조목 중국 까는 사람 처음 봄 ㅋㅋㅋㅋ
⟨왕가위의 시간⟩ (스티븐 테오)
왕가위 전 작품 해설 및 비평. 본인은 영화 전공 쪽이지만 영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전통적인 문학적 맥락에 입각한 비평을 선호하는 편이라 재밌게 읽었음.
왕가위의 최고작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영화 취향이 드러난다던데, 본인은 왕가위 작품 중 가장 문학적인 "춘광사설"이 최고작이라고 생각함.
⟨도쿄이야기⟩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
메이지–다이쇼기 도쿄 문화사. 메이지 정부의 무비판적 근대성 수용 과정에서 시타마치(도쿄 원도심, 현재의 지요다구·쥬오구 부근) 거주 서민들의 문화가 어떻게 바뀌어갔는지 풍부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재밌었음. 다이쇼기에는 그 문화가 절정에 달했다는 느낌이고. 현대 한국인에게는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는 시대지만, 본인조차도 다이쇼 로망의 향수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음.
저자가 설국 영역으로 가와바타의 노문상 수상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유명한 사이덴스티커라 문학적 모티프 또한 매우 풍부함. 다만 역사가가 아닌 문학 전공 서양인인데다가 책 자체도 연식이 조금 되었다 보니 오리엔탈리즘적인 느낌이 꽤 있고, 당대 동아시아에 대한 인식의 빈약함이나 일본 제국주의의 영향에 관한 서술이 아예 결여돼있다는 부분이 아쉬웠음. 특히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관련 서술이 그렇고.
⟨도쿄 산책자⟩ (강상중)
위 ⟨도쿄 이야기⟩가 소개하는 도쿄와 비교해서 읽으면 재밌음. 뭐 사실 비교하기도 뭐한게 도쿄도 서울처럼 너무나도 급변해서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도시 중 하나라 큰 의미는 없음. 그게 도쿄라는 대도시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나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처럼 강상중 교수만의 독창적인 비평적 통찰이 보이는가는 잘 모르겠고, 이리저리 잘 떠돌아다니면서 장소마다 인문학적 맥락을 잘 짚어주는구나 생각함. 다음번에 도쿄 갈 때 이 책의 산책 루트로 따라가야겠음.
⟨우국⟩ (미시마 유키오)
할복이란 행위 자체는 전혀 이해도 안되고 왜 할복이 우국 행위인지도 모르겠음. 다만 미시마가 글에 서스펜스를 설정하는 능력만은 정말 탁월하지 않나 싶음.
일본에서 나온 맑스주의 책 읽어봤는데 ㄹㅇ 수준이 장난 아님. 학자도 많이 배출되고 - dc App
이와나미 같은 데 나온 책들이 운동권 필수서적이었으니 말 다했지. 내가 알기로 일본은 30년대에 맑엥전집 나오고 전후에도 다시 개정판 나와서 지금도 번역할 때 참고본으로 많이 씀 - dc App
개인적으로 《제국대학의 조센징》도 추천. - dc App
본인도 일본 맑스주의 연구에 관심 많아서.. 책 찾으려면 중고 뒤지거나 해외구매밖에 없더라.. ㅋㅋ 다만 《축소지향의 일본인》정도만 읽어봤다.. - dc App
와 글 다시 읽어보는데 정말 알차네[
결산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