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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대표 근현대 소설가인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와 동경대의 전공투 사이에 1969년 5월 13일에 벌인 논전을 서술하고 있다. 동경대 교양학부 900번 강의실에서 약 2시간 반 가량 진행된 이 논전에 당시 전공투(1960년대 일본의 반정부투쟁 시기에 일본 내의 여러 대학교들의 단체들이 학교별로 모여 구성한 학생운동 조직)로 활동하던 동경대생들과 이를 취재하는 기자들 등을 도합해 1,000명이 되는 사람들이 참여하여 논전을 이끌고 듣고 기록하였다.
1960-70 년대의 전공투의 모습
동경대 야스다 강당 공방전 (1969)
우국(憂国)포스터와 미시마 유키오
'미시마 사건' 당시, 연설을 단행하고 있는 미시마 유키오 (1970) (셋푸쿠야메로)
논전 당시의 미시마 유키오는 극우로 (반전을 혐오하고 일본을 다시 전쟁 가능한 국가 체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 전공투는 극좌로 (급격한 사회 체제 변동을 이룩함과 동시에 외부 세계와의 연대를 추구하는 입장) 크게 인식하고 책을 읽어 내리는게 좋을 듯 하다. 이들 사이의 논쟁은 거시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이와 같이 서로 상충되는 정치적 견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다고 논전이 지나치게 정치 편향적으로 흘러가거나 험악한 분위기 속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미시마 유키오는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선배이기도 했으며 이들 서로는 현체재의 일본을 부정하고 수단화되는 폭력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아, 비교적 건전(?)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논전을 이어갔다고 한다.
양쪽은 자아와 육체, 시간과 공간, 천황의 역사적 존재에 이르기까지 철학과 역사를 두루 포괄하는 등 진지한 논쟁을 벌였다. 일단 양쪽 모두 기성 체제에 대한 염증과 분노를 공유하고 있었고, 기존 체제를 타도하기 위한 폭력의 불가피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토론 내내 각자의 가치를 역설하고 서로를 논파하는데 주력한다.
그중 내 관심을 끌어던 주제는 단연코 '천황과 프리섹스와 신인 분리 사상' 이라는, 조금은 외설적으로 들릴지 모르는 것이며 이는 전쟁 세대의 미시마와 전후 세대의 전공투들의 천황에 대하여, 전쟁 전후의 일본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차이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였다. 전공투는 대체로 현대의 천황에 대해 '과거의 위상을 잃고 일부일처제에 단념하는 한 불쌍한 존재' 라고 언급했고, 미시마는 이 발언에 대해 '그렇기에 오늘날에 이르러 천황은 다시 여러 여자와 프리섹스를 하는 것과 같이 과거의 "신"과 같은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라고 화답했다.
내 기억에 남았던 화담은 천황에 대한 것 이전에도 하나가 있었다. 바로 일명 '전공투 c' 라고 불리는 사람과의 화담, '사물에 대한 성찰과 타자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로의 입장을 전개했다. 이 난잡하고 여러 이해되지 않는 이데올로기적 용어가 분방한 논전에서 '전공투 c' 라는 남자는 마른 하늘의 단비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는 논전 내에서 역동적이고 쾌활했으며, 미시마를 비꼬며 화담장의 분위기를 유머러스하게 바꾸는데 일조했다.
https://youtu.be/Ynt2dWQytZg // 1:06 부터 1:56까지 아래 사진의 화담이 이어짐.
https://youtu.be/vBIbOHslUI4 // 0:11 부터 1:05 까지
영상에서 알수 있듯 그는 자신의 딸을 목마에 태운 채로 미시마와 즉석으로 화담을 진행하며 주변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였다.
흥미로운 점으로 논전이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한 전공투가 미시마에게 정식으로 전공투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는데, 이에 대한 미시마의 답변이 꽤나 주목할만한 대목이라 생각한다.
결국 미시마는 미시마대로, 전공투는 전공투대로 끝나버린, 이득 없는 논전이였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나는 그보다 논전 그자체에 더욱 의의를 두고 싶다. 왜 이 논전이 적지 않게 '대담'이라 불릴까. 여기에는 그 이전에는 없던 정치적으로 반대되는 체제와 사고방식을 대표하는 두 세력이 서로를 물어뜯고 단지 맹목적인 비난을 하며 토론의 질을 떨어트리는 화담이 아닌, 조금이라도 서로의 견해와 명성을 인정하고 일부 수용하며 그와 동시에 반박하고 비판하는 자세로 결행된 처음의 토론(내가 아는 한에서)이였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미시마 유키오의 문학 작품을 좋아하고 정치 외교학적 사건들을 알기를 좋아하는 나는 미시마라는 인물의 그릇된 정치 성향까지 받아들이진 못하더라도 그가 이 논전에 임하는 태도, 지식을 추구하는 지식인의 모습과 그 지성에서 나타나는 카리스마를 동경한다.
어느날에, 이 책을 읽고 이 나라 한국에서도 이런 대담이 일어나면 볼만 하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거 엄청 재밌어보이네.. 중고 가격이 많이 비싸려나
원가가 19500원인데 중고가로 3만원 중반대로 구매했습니다, 조금 비싸다고 느끼실지 모르지만 저는 충분히 값어치를 한 책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뭐야 어디서 구했음? ㄷㄷㄷㄷ
이거 재밌지
나오자마자 할인가로 구매한 나의 승리네.
미시마햄 진짜 쪼꼬미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