념글 간 블로그글 보고 드는 의문점들 혹은 반론들 써봄.
다만 제대로 각잡고 반론을 펼치기엔,
반박자료를 준비하고, 또 글을 쓰는 데 정성과 시간을 들이기엔
개인적으로 그다지 흥미가 동하는 문제가 아니고,
무엇보다도 내가 각잡고 논쟁할만한 깜냥이 안되기 때문에
그저 글 읽어보며 드는 단편적인 생각을 적어본다.
# 3부작 중 1번글만 보고 일단 글 싸봄
1. 참여문학의 주창? -> 파시스트 문학론?
: 념글에 달린 리플들처럼 지금와서 참여문학을 주장하는 게 시대에 뒤떨어져 보인다고 하는데,
일견 타당하기도 한 점은 역사적으로 논쟁이 소강된 주제이기 때문.
1920년대 kaf문학론부터 시작하면 그 역사가 엄청나게 길고, 본격화된 건 1950년대.
그리고 아마도 이 참여문학론과 순수문학론(모더니즘 문학론이라고 보는 게 올바를듯)의 대립이 꽃피던 시절은
1970년대 <창비>와 <문지> 쌍두마차의 시대일 거임.
(참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508182207085)
하지만 문학의 사회적 영향력이 급격하게 축소된 이른바 '근대문학의 종언'의 시대 이후로는
이 주제에 관한 논쟁을 찾아보기 힘들어 음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지금와서 참여문학을 블로거가 주창하는 게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음
해묵게 느껴지는 주제라고 해서 다시 새로운 차원에서 논의를 부활시키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
21세기의 참여문학론은 어떤 모습일 수 있을까? 이런 걸 생각해보는 것도 신선하잖아.
다만 나는 이 작가가 이런 문학론을 주장하는데 여러가지 결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한가지만 쓰자면
이 작가는 올바른 문학 = 참여문학이라고 정의를 하고 <문학동네>를 비판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임.
문학이란 예술의 한 분야로서 본디 그 미학적 판단 기준이 다양하고
절대 그 미학적 가치를 어느 하나로 단정할 수 없음
만약 모든 문학이 참여문학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하는 거라면,
모든 가요가 민중 가요가 되어야만 하고, 모든 미술이 프롤레타리아의 삶을 다룬 미술이 되어야만하고,
다른 모든 예술도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것'의 '반영'이 가장 큰 가치가 되어야 함.
이는 오히려 문학이 추구하는 세계와 가장 거리가 먼 파시스트적인 예술관이나 다름없음.
2. 그렇다면 왜 <문학동네>를 왜 비판하는가?
블로거는 <문학동네>가 이른바 "문학계의 예루살렘"이나 다름없기 떄문에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함.
그러나 과연 그런가?
앞서 창비와 문지의 논쟁을 보자면
창비는 1966년에 창간했고 문지는 1970년에 창간함.
반면 문학동네 1994년에 창간함.
이를테면, 참여문학이냐 순수문학이냐 이런 구분이 나는 이 시대에는 어이없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참여문학론자에게는 창비가 예루살렘이고, 모더니즘문학론자에게는 문지(문학과 사회)가 예루살렘이지 않을까?
비록 얼마전 세계의 문학이 폐간하긴 했지만.
현대문학 문학사상 문예중앙 현대시 등등 이 좁은 문학판에 수없이 문예지가 많음
최근에는 릿터나 악스트 같은 새로운 감각의 문예지들도 나오고.
문예지가 다양한 이유는 그만큼 서로가 생각하는 이른바 문학의 미학적 판단이 다르기 때문임.
이른바 서로 문예지간의 개성이 다른 거임. (과연 실제로도 그런가하는 의문이 들지만)
어쨌든 창비/문지 논쟁을 말했듯
문예지의 색깔을 말하자면, 창비가 참여문학, 문지가 순수문학임.
그렇다면 문학동네는?
문학동네가 자신들의 문학론을 주창하거나 문학 담론화된 적은 없기에
그간의 횡보를 보자면 "새로운 감각, 젊은 감각, 동시대의 감수성" 등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함.
창비냐 문지냐 누군가 묻는다면 문지에 가까운 거지.
그런데 왜 자신의 참여문학론으로 문학동네를 비판하는가?
이것이야말로 파시스트적인 발상인 거라고 봄
오히려 이 블로거의 이런 주장이 합리적이 되려면 변해버린 <창비>를 비판해야지.
지금 한국 문예지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들의 색깔이 다 흐려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함.
창비 신인문학상을 가려놓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이게 어디 문학상 수상작인지 알 수 있을까?
그렇다면 창비는 이른바 참여문학의 가치에 부합하는 작가의 작품을 청탁해 게재하는가?
창비는 참여문학적 관점에서 부합하는 비평을 게재하는가?
무엇보다도 창비는 과연 문학이라는 것을 사회적 논의의 장에 펼쳐보인적이 있는가?
(아...표절 논란은 있었다 긍정적인 논의도 아닐뿐더러 자의도 아니었지만;;;)
오히려 저자가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야하는 건 창비지
왜 애먼 문학동네를 이 논리로 비판하는지 모르겠음.
이 논의가 정당화 되는 사회야말로 파시스트 사회라고 생각함.
3. 젊은 작가상은 가장 색깔이 뚜렷한 한국문학상이다.
이 또한 왜 블로거가 <젊은 작가상>을 비판하는지 모르겠음.
문예지 못지 않게 한국문학상의 가장 큰 문제가 상의 색깔이 없어 변별성이 없음.
동인문학상 수상자가 이상문학상 수상자고 이상문학상 수상자가 이효석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수상자임.
단편대상이냐 장편대상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래서 한국문학상=돌려먹기라는 대중의 인식이 팽배해졌지.
젊은 작가상이 대중들에게 요즘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 색깔이 확실하기 때문임.
등단 10년미만의 '젊은' 작가들 대상으로 하는 상으로서, '젊은' 작품을 선정해 알리는 상임.
그런데 왜 <젊은작가상>에 정치성이 결여돼 있다고 까는 것인지?
<젊은 작가상>은 가장 정치적인 소설에게 상을 선정하는 문학상이 아님.
<젊은 작가상>이 정치성이 결여됐다고 비판 받으려면
정치적으로 해악한 작품을 선정하거나, 반대로 정치적인 작품을 배제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함.
그리고 멀리 갈 것도 없이
2018년도 수상작인 <세실, 주희>는 단연코 근래 한국 단편 소설 중 가장 정치적 코드가 노골적인 작품이었음.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약간 거부감까지 들기까지 함.
<자이툰 파스타와~>는 어떤가? 나는 이 작품이 한국 문학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종류의 동성애 소설이라고 생각함.
이 작품의 완성도는 차치하더라도 선정작들의 소재만 보고 판단하더라도,
과연 젊은 작가상은 정치성이 결여된 문학상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학동네>의 구 편집진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한 편집위원이자
<젊은작가상>의 선정 위원이기도 한
신형철은 한국 비평가 중 문학과 (넓은 의미로서의) 정치와의 관계를 대내외적으로 많이 언급하고 의제화하는 사람 중 하나가 아닌가?
황정은 비판도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안 갔는데,
황정은은 나는 굉장히 세련된 방식으로 '정치'를 말하는 작가라 생각하기 때문임.
황정은 작가론을 쓰기에는 또 글이 길어질 것이고 (마찬가지로 능력도 안되고)
블로거의 글로만 비판해보자면,
블로거는 황정은 소설을 이렇게 평가한다.
황정은 소설에서 자주 나타나는 계약직 노동자, 층간 소음, 가족의 죽음과 실종, 옛 연인과의 추억, 치매 노인, 감정노동 등등의 소재들, 즉 폭력적인 세계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다뤄지는 타자에 대한 섬뜩한 묘사들엔 분명히 의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이런 타자들이 뭘 하죠? 고통을 받고 고뇌한다는 것은 잘 알겠지만, 그래서 도대체 뭘 하냐고요? 결국 질문지를 맴돌면서 하는 독백이 전부입니다. “나는 그날의 나들이에 관해서 할말이 많다고 생각해봤다. 모두들 당혹스럽게 서글프게 만든 것은 내가 아니라고 말이다.”
계약직 노동자, 층간소음, 치매노인 등이야말로 가장 이 사회의 문제점들이 아닌가?
"폭력적인 세계 속에서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다뤄지는 타자"야 말로 우리 사회의 정치적 문제가 아닌가?
이런 사회의 부조리의 단면을 예리한 필치로 포착하는 것이 과거 참여문학론자들이 말하던 문학의 역할 중 하나가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묻고 싶다.
도대체 단편소설로 무엇을 해야한단 말인가?
어떤 완벽한 참여문학을 써야만 한단 말인가?
그것이 단편소설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긴 글이 됐네
횡설수설했지만
나는 이 블로거가 너무 오만한 문학관으로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절대자의 위치에 서서 자신만의 가치로 작가들의 모든 문학의 가치와 의도를 재단해 폄하하고 있다고 생각함.
블로거가 꿈꾸는 대로 모든 문학이 그렇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장 정치적으로 끔찍한 세계라고 생각함.
(줄갈이 이상하게 들어가서 바꾸려다가 더 이상해져서 삭제하고 재업)
뒤늦게 보느라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나도 이 견해에 동의한다
올라가라 얍!
추천 - dc App
재미있는 분석글이네요
나이도 20대인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수있는지 신기하고 문동 비판도 너무 뜬구름임ㅋㅋ
올만에 보는 재밋는 글이엿숨 - dc App
저 블로거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한국문학은 최서해의 "홍염"이 아닐까 싶음.
재미있다... 개추
그냥 만만한 놈 하나 골라서 팬 거 같음. 어차피 블로그에 올리는 개인적인 뇌내망상 글이라.
이번 창비 신인상 소설 존나 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