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정사가 좀 어두워서

어릴 때부터 왜 나는 이렇게 힘든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며 살았거든

오래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 내가 힘든 데는 이유가 없다 였음
(코스모스랑 거의모든것의역사 이 두 책으로 과학적 사고에 눈 뜬 이후로 이런 생각이 확 들었음)

기쁜 것도 이유가 없고 슬픈 것도 이유랄 건 없고

사람은 그냥 태어났으니 사는 거고 태어나는 덴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래서 흔히 종교에서 믿는 그런 형태의 신도 없다고 생각함 불가지론이긴 하지만)

각종 의미 부여나 해석은 결국 인간 감정이 만드는 거라고

일종의 방어 기제처럼 그렇게 어릴 적 상황을 다듬었던 것 같음



이거랑 좀 이어지는 게 각종 참사 같은 거 볼 때면

안타깝단 생각 당연히 들면서도, 한편으론 사람이 저렇게 덧없이 죽는 건

결국 세상에는 인간이 상상하는 이런저런 의미(권선징악, 고진감래 등 각종 보상적 의미)랄 게 지켜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조금 곁가지 얘기지만 사람들이 언더독의 반란이나 약자의 성공 서사에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엔트로피로 치면 세상은 그냥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쪽으로 갈 뿐인데

하루하루 살아가는 건(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건) 그냥 그 증가에 무사히 저항한 거고

어느날 갑자기 죽거나 하는 건 그냥 엔트로피 증가에 휩쓸려 가버리는? 그런 개념이라 해야 하나
(흔히 말하는 순리? 그런 느낌)



카뮈 안 읽어 봤는데

이 사람이 말하는 부조리란 게 내가 살아오며 생각한 이런 느낌이랑 비슷한 거임?

비슷한 거면 한 번 읽어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