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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후에 슬프고 울적한 기분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의 노래가 곁들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울한 기분일 때에는 슬픈 노래를 들으면서

그 기분에 풍덩 잠수해보는 것도 제법 기분 좋은 일입니다.


우울한데 기분이 좋다고 하니 뭔가 이상하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읽으면 왠지 모르게 어떤 위대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뭐가 위대하냐고 물으면 잘 설명할 수는 없어요.


엄숙하다거나 장엄하다는 말이 더 어울릴까요?

중압감 같은게 바닥을 뚫고 머나먼 지하로 나를 끌고 내려가는 기분?


그래도 위화의 <원청>을 읽을 때보다 훨씬 덤덤합니다.

비극에 점점 익숙해지는건지 그보다는 덜 잔인한 이야기인건지...




다 읽은 후에 제목을 왜 고래의 눈이라고 지었을까?

이게 좀 궁금했습니다. 작중에 고래가 등장하는건 딱 2번 뿐이죠.


아버지의 눈과 고래의 눈.

그것이 상징하는 무언가가 있을테지만 저는 그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알을 깬다느니 세상을 깬다느니 하는 어려운 은유에 약해서 그런건 모릅니다.


개정판으로는 "나를 통째로 집어삼킨 소녀" 입니다.

아닙니다. 주인공을 집어 삼킨건 절대 소녀가 아닙니다.

왜 이런 제목으로 고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주인공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일줄 알았어요.

초반에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서 고통을 강조하거든요.


목사의 아들로서 해야할 일이라든지 

마을에서 따돌림 비슷한 상황에 쳐해있다던지 하는 것들.

실은 아무래도 좋았던 일들이죠. 그런건 고통이라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난 무교라서 다행이다" 이거였어요.

하느님을 믿는 마을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곳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흑인을 차별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니 

하느님에게 가르침을 받는게 차별하는거야? 하는 생각도 들고

참 한심한 종자들이라는 생각만 들었죠.


보는 내내 떠오른 영화가 있습니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라는 영화예요.


이것도 흑인 차별을 다룬 영화인데 

정말로 사람 취급을 안하는 수준입니다. 


맹자는 사람에게 누구나 "측은지심"이라는 마음이 있다고 했던가요?

제가 보기엔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이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데도 죽게 내버려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성경에는 그렇게 나올까요? 세상 천지 어떤 종교인들이 그런답니까?

정말 사람새끼들도 아닌 겁니다.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습니다.


피부가 까만게 그게 뭡니까

도대체 그 씨발놈에 색깔놀이가 뭐길래?


작가가 마지막에 밝히기를 자신이 만든 이야기는 허구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 이라고 하더군요. 맙소사...


아...


참 이런걸 볼때마다 비겁한 생각이 들어요.

"몰랐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이 책을 안읽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요.

<원청>을 읽을때도 그랬습니다.


괜히 이런 가슴아픈 이야기를 읽어서 

내 기분이 울적해질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


저는... 무력하죠.

내가 이 이야기를 읽는다고해서 흑인이 차별받는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닐거고

그런 일들은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을거란 말입니다.


나는 그냥 조용히 분노할 수 밖에 없는거죠.

저자는 나에게 이런 무력감만 안겨주기 위해 소설을 쓴걸까.


저도 참 성격이 지랄같아서 불의를 못참는 편입니다.

학창시절에는 학교폭력에 당하는 친구를 위해 같이 싸운적도 있었지만 무너지는건 오히려 제 쪽이었습니다.


그 때의 악몽이 떠오르게 하는 작품입니다.


터너. 주인공 터너가 그냥 불의에 가담했더라면

아무런 불행도 겪지 않았을겁니다.


불의에 저항한 결과가...

와... 진짜 씨발.


하느님이 정말 존재한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요?

진짜 미친 새낍니까? 이것도 다 니가 정한거예요?

변태 싸이코새끼가 틀림없습니다.


종교라는건 뭘까요? 나원참.


선한 사람이 일찍 죽는 일에 대해

"하느님이 일찍 데려가고 싶어서 그러셨다" 라는 헛소리를 정말 싫어합니다.


특히나 친인척의 장례식에서 그런말을 듣는다면 최악이죠.

저는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죽음이 무슨 대단한 축복이라도 된답니까?


삶이 축복일지 언정 죽음이 그럴 수는 없어요.

탄생과 생일을 축하할 수는 있어도 죽음과 장례를 축하할 수는 없어요.


내가 이상한겁니까?

무교라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일까요?

모르겠습니다.


당분간 이런 이야기는 이제 정말로 읽고싶지 않습니다.

상식적이고 선한 사람이 처참히 짓밟히는 이런 이야기는요.


하다못해 멋지게 이겨내는 이야기가 좋습니다. 다소 유치하더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