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세의 전환점은 평창 동계올림픽


Q : 외교 쪽에선 2018년,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격변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2월 9일~2월 25일) 개최중이었던 2월 1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친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 1 부부장이 서울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회담하여, 문씨에게 방북을 요청했습니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땐 아베 씨도 출석하셨지 않습니까? 당시에 미북관계가 개선되리란 기운을 느끼고 계셨습니까?

A : 남북간의 융화적인 무드는 존재했습니다. 한국과 북한은 개회식에서 통일기를 내걸고 합동으로 입장했지요. 여자 아이스하키에선 남북이 합동 팀을 이루어 출장헀고요. 하지만 이 융화적인 무드가 미북정상회담으로까지 발전하리라곤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때 미국에선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펜스는 북한문제에선 전통적인 공화당다운 엄격한 스탠스였습니다. 일미간의 긴밀한 관계를 북한과 한국에 어필하고 싶어했던 듯, 평창의 호텔에서 저와 회담한 후 "부통령 전용차에 타셔서 함께 연회장으로 갑시다." 하는 제안을 해 왔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연회장에 들어서는 모습을 남북 양쪽에 보여주고 싶었던 거겠죠. 펜스와는 회담에서, 그리고 차 안에서, 충분히 북한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연회장에 도착해 보니, 북한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저의 자리가 함께 마련되어 있더군요.

Q :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A : 네. 물론 김영남은 "납치문제는 해결이 끝났다"느니, "과거의 청산을 하라" 같은 껍데기뿐인 소리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그가 이야기를 하고 있자 연회장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었지요.

Q : 김여정 제 1 부부장과는 말씀을 나누셨습니까?

A : 김여정도 가까이에 앉아있었습니다만, 일절 말을 섞지 않았습니다. 비밀경찰로 추정되는 직원들이 그녀의 주위를 지키고 있었지요. 그들의 가드를 돌파하여 김여정에게 다가가다가 만약 제지당하기라도 한다면, 일본의 위신에도 영향이 갑니다. 그럴 위험까지 무릅쓸 필요는 없다고 봤죠.

(대북)압력을 중시하는 펜스와 저의 생각과는 별개로 남북, 미북 수뇌회담을 차리기 위한 물밑조정은 평창올림픽 이후 착착 진척되어 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땐 이미, 북한과 모종의 딜을 하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군요. 미북수뇌회담으로 핵개발을 중지시키고, 김정은에게 경제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그 과정에서 일본에는 커다란 역할 즉 경제지원을 하도록 시키고, 장래엔 미국도 거기에 투자하자, 하는 구상을 상정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Q : 북한은 2017년에 단거리,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했고, 핵실험도 2016년에 2번, 2017년에 1번씩 계속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1월에 미국 본토에 도달가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하여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실현했다는 성명까지 발표했지요. 긴장을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고양시켰다가, 2018년이 되자 일거에 대화 무드를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김정은의 잘 계획된 주도하에 일본도 미국도 끌려 들어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A : 그렇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단지 미국은 2017년에 북한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을 진심으로 검토했었고,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압력을 높이고 있었습니다. 미국 본토를 표적으로 삼는다는 걸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을에 들어 미군은 항모 3척으로 이루어진 타격집단을 서태평양과 일본해 등에 전개시켰습니다. 공습을 상정한 B-52 전략폭격기가 자주 이륙을 하고, 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잠수함도 일본해 근해에서 운용되고 있었지요. 김정은 입장에선 자국의 안전보장에 대해 상당한 초조감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2018년의 방침전환으로 이어졌을 수 있습니다.

Q : 한국이 일거에 대화노선으로 키를 잡고, 3월 5일에 한국의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국가안전보장실장이 방북하여 평양에서 김정은 씨와 회담했지요. 여기서 미북정상회담에 긍정적이란 북한 측의 의향이 판명되었죠.

A : 한국의 방북단은 그 후 일미 양국에 보고를 하러 왔습니다. 3월 13일, 저는 서훈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었는데, '정말로 과장을 잘 하는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훈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포기합니다. 그러므로 휴전상태의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훌륭한 분입니다"라고 이야기하더군요.

Q : 4월 27일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고, 이틀 뒤엔 회담에 동석했던 서훈씨가 다시 아베 씨를 예방했습니다. 한국은 꽤나 적극적이었는데요.

A : 서훈은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보니, 서방 측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고 하면서, 김정은의 말이라면서 "자신의 안전은 미국에 의해 확보되었다. 경제발전을 원하며, 해외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것이다" 라고 소개하더군요. 서훈은 북한은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일본의 원조를 받는 노선을 선택하겠지요, 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김정은의 의사이고, 어디까지가 한국의 희망인지를 쉽게 구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그만큼 들떠 있었다, 그런 말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