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입니다.
평소에는 지구가 크다는 말을 믿질 않았습니다만, 지구 건너편에 있으니 실감이 납니다.
12시간 동안 잠시 오지 않아도 아픈 허리를 꺾어서 얼굴을 무릎 위의 담요에 비비면서 잠을 구하던 비행이 떠오릅니다.
저는 그렇게 태평양을 건넜고, 이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아니고 그 옆에 있는 성 마태오 (San Mateo)의 다리를 지나
조금 내륙으로 들어와있는 지역에서 지내고 있는 평범하고 흔한 대학교 교환학생입니다.
일본인들에게 저는 덕을 보고 있습니다. 이곳의 브랜디와 버본 위스키는 사실 한국만큼이나 비쌉니다.
3~4달라에, 오케이 세금포함 사달라! 라는 유행어를 받아주며 달콤한 맛이 나는 것은,
캘리포니아산 쌀로 빚었다고 곁먼에 360도 돌려서 접착제로 붙어있는 준마이 사케 밖에 없습니다.
아 사케, 심지어 저에게 거부감이 있는 맛도 아닙니다. 매우 담백해요. 곧 12월이라고 팔기 시작한 에그노그 (Eggnog)
칵테일의 계피향 진한 쓰린 맛 보다는 확실히 고향의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2병을 내리 마셨습니다. 25 온스짜리 와인병 닮은 것으로.
제가 부끄러운 것은 술을 마셨기 때문입니다. 이번 학기에서 저는 모든 학생이 그렇듯 발표를 준비해야합니다. 강의 이름은 "미국문학사"!
아 아 그렇습니다 저는 문송하게도 지방의 영문학과에 다니는 미생이라고 합니다. Farce이지요. 번역하면 "헛소리를 지껄이는"이라는 뜻 입니다.
무슨 박사논문 디펜스도 아니고, 어느 민족출신 학생이
되었든, 전날에 술에 취한 냄새가 얼굴만으로 풍겨오는 인상으로, 왼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하는 행사입니다그려.
저는 "The Post Colonial Tale & The Ceremony" 그러니까. "탈식민지 이후 이야기, 그리고 의례"라는 발표문에 대해서,
5분에서 10분 사이로 발표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물론 청중들은 별로 안 좋아하더군요.
왜냐면, 당장 저번 주에 수업 한 책이 "The Best We Can Do"라고 베트남 전쟁 이후 이주한 남베트남인에 대한 책이었거든요.
그런데 아시아인이 또 PPT를 열심히 만들어서, 앞에서 원고 종이 쪼가리 에이포 반 장을 찣어들고 발표를 한다.
사실 하품이 안 나올 수가 없어요. 에이시언이 발표를 하면 무조건 아시아 이야기로 이어지거든요. 그게 맞았어요.
레슬리 마몬 실코, Leslie Marmon Silko라는 푸에블로 (Pueblo) 인디언 작가분이 쓴 "The Ceremony"라는 책은요.
정말로 재미있습니다. PTSD에 대한 치료와 인디언으로서 정체성의 위기를 잘 버무린 책이에요. 계속 다음 장이 술술 넘어갑니다.
이 책이 딱 첫 장을 피면, "나는 전쟁을 다녀왔다," 이렇게 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해요,
그리고는 이어서 말합니다. "그러나 나는 일본인들이 밉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몇 번이나 읽었고, 몇 번이나 사케를 목구멍에 부어넣었습니다.
백인들의 전쟁에서 돌아온 주인공에게 무당들은 말합니다. 악마가 씌였다고. 그래서 헛것을 보고 구토를 하고 자책을 한다고.
근데 치료는 못해준답니다. 왜 한 전쟁인지도 모르겠고, 사람이 가루가 되는 폭약냄새와 정글의 총검들고 찌르던 짓거리가 사람 정신을 좀먹는데
사실 푸에블로 인디언들의 사막 속의 정신세계하고는 맞는 해설서가 없거들랑요. 누구 잘못인지, 어떻게 치료할지 아무도 몰라요,
저는 미국에 와있습니다. 왜냐면, 제가 한국을 떠날 때가 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저는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아니요, 제가 그냥 계단에서 미끄러진거에요. 박스가 컸고, 응? 비가 온 돌계단은 미끄러웠고,
근데 누가 발을 딛었냐, 상병 꺾인 나님이 직접 잘못 딛어 발목이 꺾인 게 아니냐.
국민의 세금으로 고쳤으니 십 싹 다물라. 베트남 전쟁의 참전용사처럼. 월남에서 돌아온 새카만 김상사.
근데 김상사는 상사 간부이고, 정글의 태양에 얼굴이 새카매 진 것이지, 저는 부모님 얼굴을 때꾹물 그대로 그걸 비볐어요. 다리가 아프고 귀찮아 안 씼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말을 한겁니다. "야 한국아. 내가 진짜 너무 삐진 것 같다. 제정신으로 대화를 하자. 내가 좀 취했어."
"한 1년 있다보자, 내가 이억만리 인지는 몰라도 삼천 마일은 떨어진 바다건너로 다녀올게 으응?"
내가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군병원 원무과장이 한다는 말이 알아서 고치라는 거였어요.
5달 뒤에, 너무 발목이 아파서 옆동네 의원에서 상처를 다시 째서 붙였이고 전화를 다시 거니 새 원무과장이 그럽니다.
"아 그거 사실 우리 관할인데, 의사소통이 순탄하지 못했나봐요. (내 잘못은 아니고, 아마 너가 말귀를 못잡순게 아닐까.)
그게 치료 전이면 우리가 세금으로 해드리는데, 니가 이미 멋대로 해서 나는 몰라요 흐흐긁흐르륵흐으읅으"
이러니 준마이 사케로 혈관을 안 채우고 버깁니까. 아아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참 좋아요, 쌀만 잘 자라는게 아니야.
그래요. 이 책이 참 재미가 있는게 말이지요. 회복에 대한 이야기에요. 제목 이름부터가 의례 "The Ceremony" 아니겠습니까.
엄청 흔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습니다그려, 백인의 전쟁, 백인의 정복, 그걸 가지고 고통받지마라,
백인이 되려고 해도 어차피 그들은 너가 완전히 똑같아져도 핏줄을 들먹이며 손가락질 할테니.
인디언의 이야기를 믿어라, 선조들의 영혼을 믿어라, 너의 위치는 그곳에서만 찾을지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뭐냐며는 "백인은 사실 인디언 흑마법사들의 창조물이다 이래요,"
122쪽부터 128쪽까지 그냥 술김에 읽겠습니다.
한글로 적겠어요. 그래야 대학은 다니는 놈이다 싶어지니,
"옛날옛적에 하얀 사람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좋은 것만 있던 것이 아니니 마녀들도 있었다.
그러니 세상이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할 수 있겠지,
그런데 이들은 바다와 사막을 건너서,
지금 축구 경기를 하듯이 자기 재능을 서로 뽐냈고,
나바호 마녀 대부분, 호피 마녀 약간, 주니 마녀 약간
모두 푸에블로에 모여서 저로 잘났다고 뽐냈고,
삭은 냄새가 나는 시체거죽을 껴않고,
여우 가죽, 오소리 가죽, 살쾡이, 늑대
춤을 추고 자리에서 발을 구르면서
수우도 에스키모도 먼 곳 출신도,
"이 멋진 술수를 쪼끔만 맛봐 보거라" 하며
끼를 부리고 약을 팔고 저주를 파는데,
그 중에 어디서 온지 모를 마녀 하나가
남자인지 여잔지는 모른데 이렇게 말하던:
"나는 이야기 밖에 풀것이 없구먼"
그래 함 해보시오, 취한 마녀들이 말을 했지
아래부터 적을 말은 그 마녀의 말이라,
"바다를 건너 먼 굴에 가면
검정 산 속에 흰 거죽 사람이 살아
생선의 배떼기처럼 흰 얼굴인데
털이 우겨지고 여기서 부르는 사람같지 않다
흙에서 난 사람도 아니요. 해보고 자란 것도 아녀
풀을 먹고 자라는 것도, 들짐승 살을 씹는 것도 아녀
살아있지 않은 존재니 뵈는게 죽은 것 밖에 없다.
세상을 죽었다 생각하는 자요. 두려움에 갇혀 산디
세상이 두려워, 뒤져버린 세상이 두려워, 뒤진 지들이 두려워
바람이 세게 불어서 우리 백사장에 그들 씨가 뿌려질 것인데
큰 배를 타고서 수 천은 구데기 쉬쓰는 것처럼 찍 싸질라
죽은 물건들 들고다녀, 꽝 쏴서 죽음을 쏴 댕길기고
짐승을 다 쏴 죽이는데, 사람도 짐승인줄 알아 죽이고 죽이라
물에다가 똥보다 진한 독한 걸 싸지를 것이고, 우리는 굶어서 우리 아를 먹겠지
뵈는 것이 두려워, 걔들은 다 쏴갈길기라, 무서우면 다 죽여삐릴기고
우리는 시체가 될거여, 우리는 피떡이 될거여,
Killing Killing killing killing
안죽여도 우리는 will die anyway
걔들이 산 존재가 있기를 안바라는 족속이라 그려
바다 건너서 깨어가 났구나
고통을 주려고, 근심을 주려고, 뒤진 허깨비들이
Whirling
whirling
whirling
whirling"
그 이야기를 듣던 다른 마녀들이 기가 차서
"그래 니가 이겼다. 니가 짱을 먹어라, 상은 니꺼다."
"그런데 이런 것 없이 우리가 잘 살고 있더만, 이야기를 거두워 주면 안되겠니."
"안 돼. 이미 풀린 이야기, 오고들 있구만. 이미 풀린 이야기구만."
요런 책에 대고서 제가 발표를 했습니다. 후달리는 것이 뻔하니 PPT까지 공들여 만들여서.
내가 말씀드리는 것입나다만, 그 어떤 다른 미국 학생도 공들여 PPT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최초인 거였죠. 중간고사도 이후고만.
이런 글에 대고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나는 이 이야기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즈텍 사람들 생각해봐라. 지들이 뭔가 정글에서 사람 심장 빼다 바치면서 뭔가 한다고 했더니 납탄이 그 잘난 대가리에 박히지 않았냐?
짐 존스를 생각해봐, 아사하라 쇼코를 생각해봐, 종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놈치고 약먹고 집단 자살 안 한 놈들이 있어?
과학적 우주를 생각해봐라. 니가 무슨 의미를 가져, 무슨 인간 중심의 세계를 가지냐. 이러니 인디언들이 안되는거야.
한국은 유교 문화라는 게 있는데, 하나는 신을 괴력난신이라고 안 믿는거야. 금의환양이여, 현실의 성공말고는 죽은 사람을 위로도 못해
그래서 우리가 종교 과몰입을 할 시간에 교회 세습을 논하고 있는거야. 종교는 진짜 한심한거고 아무도 진지하게 안 믿거든.
불만있어요, Americans? 당신이 전도한 Protestant 한인교회로 대체되었다. 서로 친하게 진해려고 말하지 아무도 신의 소리를 못듣는다.
그게 두려워서 맨날 주일마다 통성기도를 자기도 모를 언어로 목이 쉬게 하는 족속들이야 That is a experience!
고러면 샤머니즘적으로 푸에블로 인디안들처럼 공동체 안에서 내가 잘못된 헛생각은 안하고 인생 안 헜댔구나 안도하거든.
추석이란 무엇인가 .누군가 신문 칼럼을 적었다. 한겨례에 나는 배운 문과생이라 MLA 인용양식으로 PPT에 적었다.
한국인이 쓴 칼럼이다. 서로 직업을 묻고, 서로 월급을 묻는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라고 물으면 위기가 온다.
Existential Crisis is a Crisis! 자신을 묻는다니 얼마나 위기인가! 한국인에게 큰 위기가 오는 때는 자신이 뭔가 의미한다고 자문하는 꼴볼견 때이다.
내가 세상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면 어떠지? 내가 무슨 행복을 찾아버리면 어떠지? 아니지, 나는 가족의 경제구조, 한국의 GDP의 톱니바퀴인데
내가 과대망상에 걸려서 나를 찾아버리면 어쩌지? 내가 미국인들처럼 소소하고 화려한 행복을 찾는다면, 티어 올리기를 포기하는
자위대, 신포도를 외치는 여우, 브실골, 책임회피주의자, 프리라이더 개꿀빨러, 인간조무사 인간미만잡!이 아닌가.
"내가 누군가!" 그게 스스로에서 찾아질 것 같으면 과몰입을 한거나, 술에 취해서 삐져있든지, 삐져서 술에 절어있던 현실을 도피하던!
사이비 종교에 과몰입을 하던, 아무튼 과학의 세계는 아니여. 총알이 날아오고,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알파고를 창조하는 리얼리티가 아니여.
그 리얼리티를 포기하면 쪽발이들이 또 총알 들고 한국을 찾아오잖아. 북괴가 핵을 만들고? 아니다. 헬스크림! 우리는 다시 노예가 되지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주인이 될 것이야!
우리가 전에 베트남 이민자가 자식을 낳으면서 베트남 전쟁의 부모님의 생고생을 돌아보고는 그래도 미국에선 자식 놓기 좋다는 책을 읽었어.
그거 알아.. 그런 착각 안해. 한국사람들은. 한국 전쟁 끝나니 베이비 붐이라는 착각에서 깨버렸어. 애 낳을 가치가 없어.
적자 인생이야. 이제 중동으로 가서 사우디 디나르, 이라크 달라 밭으면 니가 대학 나오는 순간 인생 평생 적자야. 비행기표 값은 공짜야?
우리는 헛 소리 안해.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무슨 종교적 신세계를 찾지 않아. 우리의 정답은 하나여 "광장"은 하나여,
니가 니가 무슨 뜻을 가진다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무슨 개인의 안식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하면 대한의 "광장"에서 조리 돌림을 당해.
그래 세상의 진리는 하나입니다. 애를 낳고 죽이는 생물학적 팩트폭력, 패액트 FACT의 Epistemology (인식체제)가 교수님 좋은 단어 감사요.
그래서 우리가 불쌍하냐고? 이 헬조선이 20등 안에는 들어, 우리가 자본주의자의 선두주자야. 일본이 세습 민주주의로 헛짓,
중국이 공산당 독재로 헛짓 할때 우리는 자본주의를 계승할거여. 우리가 가장 잘난 국가야. 두유노 싸이? 예스! 유 아메리칸스 노우 싸이!
암어 코리안 유노!? 아이 노 왓 아이두! 코리아 누 왔 데이 두! 데이 아 빌리언즈! 한국은 헛짓거리 안해. 게임을 해도 공략을 보는 사람들이야.
자본주의 공략을 해봤냐? 니들은 내가 지금 종교는 하나의 썰이다라고 썰 풀면, 무슨 이슬람 극단주의자보듯이, 아 한 무신론자(atheist) 에이테이스트가
배려없이 구네, 너무 일방적으로 자기 종교 이야기푼다 이럴 사람들이잖아. 한국은 그런 이야기 안해요. 우리는 종교를 초월했거든!
제가 하소연을 디스코드 들어가서 친구에게 했습니다. 다른 어디에도 할 곳이 없더라고요,
곰곰히 듣던 친구 왈, (그대로 적습니다.):
"너는 과학, 합리, 현대문명, 아니 어려운 말 말자. 한국 자체에 대해서 참 양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 같어."
(아니 '양가'가 또 뭔데?)
"자기 자신은 반대편에 서서 뭐라고 욕을 던지고 싶어하는데, 동시에 한국을 너무 압도적이라 생각해."
"그래서 항상 한국편을 안드는 사람에게 조롱을 던지는 것 같아."
맨날 이슬람 수피들의 책을 읽고, 툭하면 성경책을 인용하지만, 결국은 두려워서 그러는 거잖아. 진짜 한국이 정답이면 어쩌냐,
한국에서 도망친 내가 결국 두유노 싸이에게 사로잡혀서 도태된 이주민으로 사냥당할 것 같은 공포. 일년짜리 교환학생주제에 영원히 도망칠수 있을 것처럼.
나는 악몽을 꾸는 거야. 한국이라는 악몽을.
근데 나는 한국인이잖아. 이 나쁜 꿈은 깰 수 없는 것이겠지.
발표가 끝나자 아무도 질문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표정을 이해할 수도 없었지요. 본래 낯설은 곳이라.
그러나 저의 한국어에 가까운 울부짖음이, 짐승이 레고를 발가락으로 밟아내는 소리가 얼마나 영어로 전달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커뮤니티들 둘러보다가 놀랍다못해 충격을 준 글은 오랜만이라 이렇게 글 올려본다
글 읽으면서 내가 받은 충격은 전에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의 그것과 동일한 거 같다
나야 뭐 소설 별로 잘 안 읽는 병신이니까 뭐라고 평가할 수 없는 입장인데
문학 많이 읽은 니네들 입장에서 이 글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말 알고싶다
지루한데 교과서에 나오는 6.25 이후 나온 고전소설 읽는기분같음
개별론데;;; - dc App
뭔 말인지 모르겠다 근데 뭔 상황인진 알겠다 글 쓰는 자신도 자기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지, 스스로 어떤 기분이 드는지 잘모르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