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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번역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이 소설의 한국어 번역은 상당히 질이 나쁘다. 일본어 어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읽기 쉬운 상업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읽어나가는 것은 어려울 듯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하시면 좋겠다.

소설과 영화 모두 감상한 입장에서 비교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소설의 약우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이기에 각색은 필연적이나, 소설을 읽으면서 엔딩에서 코코로가 기억을 잃었음에도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들이 생략되었음을 알았을 때는 조금 짜증이 났다. 그래도 좋은 영화다.

이제 본격적으로 후기를 시작해보자. 츠지무라 미즈키의 소설 <거울 속 외딴 성>은 상처받은 여러 아이들을 보듬어주는 작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 소설이 보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가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 나아감은 용기를 내야 한다는 부탁에서 종착한다.

정확하게는, 나를 마주하고, 서로를 보듬어, 함께 용기를 내어야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나아감은 아픔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이 작품에서 아픔은 그저 딛어야 하는, 언젠가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날 그날을 위해서 딛어야 하는 존재일 뿐이다.

시간이 된다면 <거울 속 외딴 성>이라는 작품을 더욱 다양하게 즐겨보시기를 권한다. 원작 소설도, 영화도 좋다. 나는 만화도 읽어볼 것이다. 각!설, 이 작품으로 부디 아픔을 간직한 모두가 서로의 아픔들을 털어놓을 수 있기를, 보듬어줄 수 있기를, 끝내 딛고 나아가,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