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간 사회, 역사, 지리에 관한 책을 쓰면서
서로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왜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고 어떤 면에서는 다른지 설명해왔죠
기원전 9000년은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때입니다
세계 인류가 1492년에 비해 훨씬 평등한 사회를 이룰 때였죠
문자나 왕, 군대, 천연두도 없었습니다
1492년이 되자 세계가 몹시 불평등해진거죠
유라시아가 기술이나 문자에 있어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면서요
그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이렇게 불평등해진 걸까요?
기원전 9000년까지 모든 인류는 수렵과 채집을 했습니다
수렵 채집인은 잉여 식략을 거의 생산하지 못했어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수렵과 채집에 참여해야 해서
전업 발명가나 서기, 왕, 관료, 군인이 없었고
다른 수렵 채집인에게 식량을 제공받는 일도 없었죠
이런 상황은 기원전 9000년경
농업이 시작되며 바뀌었습니다
농업은 인류에게 더 많은 식량을 가져다줬어요
또 인류가 잉여 식량을 저장할 수 있게 했습니다
농부가 축적한 잉여 식량으로 발명가들을 먹여 살릴 수 있었고
발명가는 수렵과 채집 대신 발명에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됐죠
잉여 식량은 서기와 왕 관료와 군인도 먹여 살렸습니다
발명가와 왕, 서기를 부양할 수 있게 된 농업 사회는
점차 발전해서 금속 도구와 문자 중앙 집권 정부를 갖게 됐죠
이로써 농업 사회는 수렵 채집 사회보다 더 유리해졌습니다
농민 인구가 많은 농업 사회는
총, 지도, 군대, 장군을 갖추고 천연두에 대한 내성을 키워
인구 밀도가 낮은 수렵 채집 사회를 정복하고 몰아냈습니다
농업이 수렵 채집보다 훨씬 유리한데
왜 곳곳의 수렵 채집인들은 농업을 발전시켜서
총,균,쇠를 갖추고 이웃을 정복하지 않은 걸까요?
답을 드리자면 대부분의 야생 동식물은 먹거나 길들이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농부가 될 수 있는 곳이 드물죠
재배를 하려면 유용한 야생 작물이 있는 곳에 살아야 합니다
야생 벼나 밀처럼 먹고 재배할 수 있는 작물 말이죠
사육을 하려면 유용한 야생 동물이 있는 곳에 살아야 해요
야생 양이나 소처럼 길들일 수 있는 동물 말입니다
유용한 작물과 가축이 가장 많이 집중돼 있던 곳은
유라시아 서부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죠
초승달 모양으로 형성된 이 땅은 이란에서 이라크를 거쳐
이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유용한 야생 동식물이 많았어요
야생 밀, 보리, 돼지 그리고 소 같은 것들이 있었죠
초승달 지대에서 한번 길들여진 야생 동식물은
작물과 가축이 되어 서유럽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유럽인의 뇌는 뉴기니인, 아프리카인, 아메리카와 호주의 원주민과 같죠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건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가까웠기 때문이고
그 환경 속에서 가축과 작물이 된 야생 동식물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요약하자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질문은
"왜 세계는 불평등하게 발전했을까?"
"각 대륙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
대륙에 따라 뇌가 다르다는 인종 차별적 관점은 정답이 아닙니다
이제 인터넷이 모든 국가를 연결할 수 있으니
지리는 무의미한 거 아니냐고요
오늘날 모든 국가가 부유한가요?
부자가 될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질까요?
현대에도 전세계 부의 격차는 여전히 큽니다
룩셈부르크 같은 부국의 국민소득은 부룬디 같은 최빈국보다 500배 높죠
경제학자는 국가 간 빈부 격차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죠
인간이 좋은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요
제도란 시회 운영 방식을 뜻합니다
가령 경제학자들은 동독과 서독 남한과 북한을 비교합니다
역사, 지리적으로 차이가 별로 없고 서로 인접한 국가들인데
제도적 차이와 그로 인한 부의 격차가 잘 드러나거든요
동독은 가난했고 서독은 부유했죠
북한은 심각하게 가난하고 남한은 부유합니다
경제학자들 말도 일리가 있어요
좋은 제도는 중요하죠
예를 들어 프랑스는 콩고보다 훨씬 공정한 제도가 있고
좋은 제도에 따른 부분적 결과로
프랑스는 광물 자원이 있는 콩고보다 훨씬 부유해졌죠
왜 프랑스가 콩고보다 더 좋은 제도를 갖추게 된 걸까요?
그 답은 역사와 지리죠
프랑스는 콩고보다 6000년 먼저 농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생산성도 콩고보다 더 뛰어났죠
덕분에 일찍이 족장, 왕, 대통령이 생겼고
콩고보다 훨씬 먼저 총,균,쇠를 갖췄습니다
이건 프랑스가 좋은 제도를 개발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어요
콩고는 6000년이나 앞선 프랑스를 금방 따라잡을 수 없었죠
따라서 오늘날에도 역사는 중요합니다
오늘날 지리의 중요성을 쉽게 깨닫는 방법을 알려드리죠
남아메리카 지도를 펼쳐보세요
거기엔 남미 13개국의 국경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제 남미 13개국의 국민 소득을 찾아보죠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가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예요
남미 열대 지역에 위치한 10개국은 이 3개 국가보다 가난하죠
브라질이라는 하나의 국가 내에서조차
북쪽 적도 부근 열대 지역보다 남쪽 끝의 온대 지역이 부유합니다
이런 정보를 통해 지리의 중요성을 알 수 있죠
열대 지역이 불리한 이유를 알아볼 방법이 또 있습니다
이번엔 아프리카 지도를 펼쳐보세요
거기에 국경을 표시하거나 이미 표시된 지도를 보면 48개국이 보이죠
그리고 인터넷에서 각국의 국민소득을 찾아 표시해보세요
아프리카는 빅맥처럼 넓은 열대 지역이 얇은 온대 지역 사이에 낀 형태입니다
국민소득이 표시된 지도를 보면
아프리카 부국은 거의 북쪽과 남쪽의 얇은 온대 지역에 있습니다
반면 이프리카 중앙에 위치한 나라는 빈국 또는 최빈국이죠
왜 온대 국가보다 열대 국가가 가난할까요?
열대 농업의 생산성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나무 아래서 바나나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될 것 같죠
열대는 온대보다 농업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열대 토양은 아주 얇고 메말랐으며 해충과 기생충 피해가 심하죠
말라리아나 황열병 같은 열대 질병도 국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이유입니다
열대 지역 노동자들은 이런 질병 때문에 수명이 짧고
살아있는 동안에도 일하는 날보다 아픈 날이 더 많죠
영아 사망률도 높아서 아프리카의 여성들은
끊임없이 아기를 낳고 양육해야합니다
그래서 아프리카 여성들은 노동에 합류하지 못해요
이처럼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리가 중요한 이유로
온대에 비해 불리한 열대의 입지적 특징을 들 수 있죠
동양과 서양은 왜 다른가
우리는 종종 동서양 문화 차이를 일반화한 주장을 듣곤 합니다
흔히 서양은 개인주의를 중시하고 동양은 사회 규범에 순응한다 말하죠
미국인은 마스크가 착용자만 보호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깨닫지 못합니다
마스크 착용은 다른 사람이 감염되는 걸 막는 역할도 하죠
이런 이유로 한,중,일에서는 코로나 전부터 마스크를 잘 착용했습니다
한중일에선 정부의 마스크 착용 권고나 명령을 쉽게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선 코로나 이전에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죠
미국 정부나 기관이 코로나 발생 후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을 때
광범위한 저항이 일어났습니다
동서양이 문화적 영역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현대의 사회학자들이 놀라운 근거를 발견했습니다
오랫동안 쌀을 재배한 아시아와 밀을 재배한 유럽과 미국의 역사에서요
밀은 11,000년 가까이 유럽, 서아시아, 북아프리카의 주요 작물이었습니다
반면 쌀은 8,000년 가까이 남중국에서 주로 재배됐죠
그러다 인도, 동남아시아, 일본, 한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밀 농사와 땅에 물을 대야 하는 벼농사는 재배 요건이 아주 다릅니다
밀 농사를 지을 땐 비를 통해 충분한 물을 얻을 수 있죠
따로 물을 댈 필요가 없어서 혼자서도 재배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밭을 갈고 밀을 심고 수확할 수 있어요
이웃의 도움이 필요 없어서 언제 갈고 심고 수확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죠
논에 물을 대는 건 혼자 할 수 없습니다
온 마을이 협력해서 관개시설을 마련해야하죠
주민 모두에게 동의를 얻어야 논에 물을 대고, 씨를 뿌리고
모를 심고 수확할 수 있습니다
쌀을 재배하려면 지속해서 협동하고 공동체 구성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협조를 거부하고 혼자 행동하면 배척당하고 굶어 죽게 되죠
이렇게 주요 작물이 쌀인지 밀인지에 따라
시회의 성격이 협동적인지 개인주의적인지 결정됩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을 이미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동서양 사람들은
더 이상 쌀이나 밀을 재배하지 않고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잖아요
수백 년 전 농업 관행이 지금 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전통적으로 농업은 동서양을 막론한 보편적 생계 수단이었습니다
지금은 생산성이 좋아서 미국이나 일본에선 인구의 2%만 농사를 짓는데
그 2%가 농사를 짓지 않는 98%까지 먹여 살립니다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행동할지 협동할지를 가르쳐 왔습니다
그 사회적 관습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 거의 없고
사람들이 왜 개인적이거나 협동적인지 이유를 잊어버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쌀과 밀 가설에 대해 이런 반론도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모든 중국인이 벼농사를 짓지는 않았다고요
특히 북중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밀과 기장을 재배했죠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많은 유럽인이 목축을 했다고요
네 맞습니다
때문에 중국과 유럽 안에서도 문화적 차이가 발생했고 지금까지 존재합니다
밀을 재배하던 지역에 사는 중국인은 더 개인주의적이며 서양식 사고를 합니다
벼농사 지역의 주민들은 더 공동체 중심적이죠
그 결과 미국 동남부 사람들은 다른 미국인보다 덜 개인주의적인 편입니다
이런 반론도 있을 수 있죠
사회가 개인주의적 혹은 협동적 성향을 보일 다른 이유가 있지 않나요?
네 맞습니다
일본처럼 인구 밀도가 높으면 사람들은 잘 협동합니다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협동할 수 밖에 없죠
반면 미국 중서부처럼 인구 밀도가 낮으면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입니다
이웃집이 천 미터쯤 떨어져 있다면 개인주의적으로 살아도 되죠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근래에 알아낸 놀라운 요인은
동서양의 오랜 관습이 각기 다른 조건을 필요로 했다는 겁니다
물대기가 필요한 벼농사와 비에만 의존하는 밀 농사 말이죠
이 영향은 여전히 동서양 사회에 나타납니다
국민 대다수가 더 이상 농부가 아닌 국가들에서도요
***
3강 까지의 내용이었습니다.
4강부터는 정치적인 내용이 많이 나오기에 생략합니다.
설득력이...있어!
논란이 있긴 해도 꽤나 저명한 해석으로 사회학에 통용되지 뭐 애초에 사회학 이론 중에 논란이 없는 건 그거대로 이상한거지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