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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 두 사람은 한 시골길 작은 나무 옆에서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고도’라는 사람을 언제부터 기다려왔었는지, 언제·어디서 만나기로 했는지, 심지어 만나자고 약속을 하긴 했었는지, ‘고도’라는 이름은 맞는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 그나마 확실한 사실은 아래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듯 ‘고도’와의 만남이 기대되고,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점이다.
“가긴 어딜 가? 오늘 밤엔 그자의 집에서 자게 될지도 모르잖아. 배불리 먹고 습기 없는 따뜻한 짚을 깔고 말이야. 그러니까 기다려볼 만하지. 안 그래?”
‘고도’를 기다리면서 두 사람은 벗겨지지 않는 신발 얘기, 영국인이 사창가에 간 얘기, 성서 얘기, 기다림이 지루해 나무에 목 매달고 자살을 시도해보자는 등 무의미한 대화와 동문서답을 이어간다.
에스트라공 : 아까 네게 물어본 게 있었지.
블라디미르 : 그래서?
에스트라공 : 너 대답해줬냐?
블라디미르 : 당근 맛이 좋으냐?
에스트라공 : 달콤하다.
블라디미르 : 잘됐구나. 잘됐어. 그래 뭐가 알고 싶었는데?
에스트라공 : 생각이 안 난다. 그래서 탈이라니까. 당근 맛이 좋은데. 가만있자. 이제 생각났다.
블라디미르 : 그래 뭔데?
에스트라공 : 우린 꽁꽁 묶여 있는 게 아닐까?
블라디미르 : 난 원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무의미한 대화와 행위로 기다림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길을 지나던 ‘포조’와 ‘럭키’를 만나게 된다. 혹시 ‘고도’가 온 것은 아닐까 두 사람은 잠시 기대했으나, ‘포조’는 본인이 고도가 아니라 부정하고, ‘럭키’는 짐을 옮기는 당나귀처럼 아무 말과 생각을 하지 않는 존재다. 오랜 기다림 속에서 삶의 허무함, 부조리성을 느끼던 두 사람은 새로운 인물 ‘포조’의 등장에 호기심을 갖고 질문과 대화를 시도해보지만, 이 역시도 동문서답과 무의미한 대화로 이어진다.
에스트라공 : 저 사람(=럭키)은 왜 짐을 내려놓지 않죠?
포조: 나도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기쁠 거요. 난 사람을 많이 만날수록 기쁘단 말이오. 아무리 하찮은 인간이라도 만나면 다 배울 점이 있고 마음이 넉넉해지고 더 많은 행복을 맛보게 되거든. (...)
에스트라공 : 저 사람은 왜 짐을 땅바닥에 내려놓지 않죠?
포조 : 하지만 그렇진 않을 거야.
블라디미르 : 질문을 못 들으셨나요?
포조 : 질문을 했다고? 누가? 어떤 질문을? (...)
그 이후에도 포조와 에스트라공, 블라디미르 세 사람은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났다, 무대에서 나갔다 들어왔다, 담배 파이프가 있었다가 사라졌다, 이름이 ‘포조’인지 ‘보조’인지 ‘고도’인지 등 똑같은 주제에 대해 무의미한 얘기를 반복한다.
이후 포조는 가던 길을 마저 떠나면서 이별을 하게 됐고, 남겨진 두 사람은 다시 지루해하며 무의미한 대화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고도’씨의 전갈을 전하는 소년에게 고도씨가 오늘은 오지 못 하고, 내일은 꼭 오겠다고 했음을 전해들은 뒤 작은 희망을 품으며 기다림을 이어가게 된다(1막 끝).
블라디미르 : 여긴 더 있어 봤자 할 일도 없구나.
에스트라공 : 어딜 가도 마찬가지다.
블라디미르 : 이봐 그런 소리 하지 말아. 내일이면 다 잘 될 거다.
에스트라공 : 어떻게?
블라디미르 : 아까 그 꼬마가 한 말 못 들었어?
에스트라공 : 못 들었다.
(...)
에스트라공 : 우리가 이렇게 같이 붙어 있은 지가 얼마나 될까?
블라디미르 : 모르겠다, 한 오십 년?
에스트라공 : 내가 뒤랑스 강에 뛰어들던 날, 너 생각나니?
블라디미르 : 그래 포도를 거둬들이고 있었지.
(...)
(2막)
내일이면 꼭 올 거라는 소년의 전갈과는 달리 다음 날 ‘고도’는 또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제1막에서 나타난 두 사람의 무의미한 대화(신발, 성서, 나무에 목 매달고 자살을 시도해보자 등)는 똑같이 반복되고, 어제와 달라진 게 없다. 또다시 ‘푸조’와 ‘럭키’가 두 사람 앞에 나타났지만, 어제처럼 무의미한 대화와 이별이 반복된다. 오늘은 못 오고, 내일은 꼭 오겠다는 ‘고도’의 전갈을 전하는 소년도 다시 등장하여 똑같은 말을 전한다.
제1막에서 소년의 첫 등장은 ‘고도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기대를 품게 했으나, 제2막에서 동일한 구성, 유사한 대화 내용, 소년의 똑같은 전갈은 더 이상의 기대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또다시 ‘기다리는’ 행위뿐이다. 결국 소년이 떠난 후 두 사람은 다시 또 ‘고도’를 기다리면서 똑같은 내용의 대화,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동문서답으로 제2막은 끝이 난다.
이렇게 내용 정리해봤는데 잘 읽은 거 맞나? 암튼 요새 내가 회사를 왜 다니고 있나 고민하던 찰나 이 글 읽게 됐는데 시골길 나무 한 그루 옆이 회사인 거 같고, 고도는 자아실현이나 부자가 되는 거로 생각하면서 읽으니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거 같음 ㅇㅇ..
마냥 '회사에 가만히 앉아서 일 하다보면 언젠가 고도가 찾아오겠지'라는 기약없는 기다림을 지니며 살아왔는데 그 모습이 마치 책 속 주인공 블라디미르나 에스트라공 같아 보이며 한심하게 느껴짐. 지금이라도 내가 직접 고도를 찾으러 나가는 게 맞는건지 싶음. 무튼 난해하고 어려운 책인 거 같은데 현재 내 모습에 대입하면서 읽으니까 감명깊게 읽은 거 같음. 혹시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할 거 같네
이거 완죤 소송 하위호환 아니냐?
다 읽고 ,다시 1막으로 돌아가서 읽으면 순환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