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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고 있는데 한 번에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게 세간에서 말하는 번역의 문제인지 철학적 사유가 부족한 나 자신의 문제인지는 나도 확실히 모르겠다.
원서와 대조할 역량도 부족한 철학적 사유를 채울 방법도 없기 때문에 내가 읽고 이해한 바를 감상문 형식으로 남기려고 한다. 내가 잘못이해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좀 알려주고 하길 바란다.
일단 내가 읽은 부분은 역자 서문과 정화열 교수가 쓴 악의 평범성과 타자 중심적 윤리 그리고 본문 1장 정의의 집이다.
-역자 서문과 해설
: 역자 서문에선 ‘banality'라는 단어를 평범성으로 해석한 이유나 아렌트가 제시한 무능성의 정의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고, 정회열 교수가 쓴 해설엔 타자 중심적 윤리가 무엇인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무능성이 어떻게 판단의 무능성으로 이어지는지에 관한 설명이 실려 있다. 한나 아렌트가 또 다른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제시한 인간이 되는 기본 조건인 인간의 복수성과 복수성이 띄는 평등과 차이라는 이중적 성격에 대한 설명도 들어있다. 내가 이해하기로 차이를 인정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사고하는 능력의 부재가 평범한 아이히만이 악을 행한 근원이라는 것 같다.
-1장 정의의 집
: 1장은 크게 두 가지 줄기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재판을 성사시킨 이스라엘 수상 벤구리온의 의도와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서독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설명이다.
벤구리온의 목적은 유럽이 지난 4000년 동안 유대교에 가한 박해가 나치의 대량학살로 변질되는 과정을 밝힘으로서 유대인 학살의 책임이 독일에만 있지 않음을 세계에 알리는 것과 홀로코스트 세대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국가 이스라엘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세대에게 비극적 역사를 전함으로서 두 세대간의 역사적 연관성을 형성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기소의 대상이 한 개인이나 나치 정부가 아닌 유럽 역사 전반에 자리한 반유대주의로 비쳐지는 딜레마가 발생하고 만다.
서독의 정치적 입장의 변화도 서술된다. 서독의 아데나워 총리는 이스라엘에 보상금을 지급하기는 하지만 나치 부역자 색출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 군내부의 나치 부역자 색출에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언론도 딱 한군데 뿐 이었고,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내가 18살 먹은 아이들과 사열을 할 순 없잖소’였다고 한다. 이 문제가 군내부의 나치 색출에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서독도 아이히만 체포이후 행동을 취하긴 하는데 떠들썩한 색출 작업에 비해 범죄자들에게 내려진 형량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1장에서 내가 읽고 이해한 내용은 대략 이렇다. 보완할 부분이나 잘못이해한 부분이 있다면 지적 바란다. 내용에 특별한 오류가 없다는 1장은 번역 문제는 없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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