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데닛,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동아시아 출판사
"베네치아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나는 프랑스의 신경과학자 장 피에르 샹주와 함께 신경과학자 존 에클스와 철학자 칼 포퍼를 상대로 의식과 뇌를 주제로 논쟁한 적이 있다. 우리는 유물론자(마음이 곧 뇌라고 주장하는 사람)였으며 포퍼와 에클스는 이원론자(마음이 뇌같은 물질이 아니라 뇌와 상호작용하는 제2의 존재라고 주장하는 사람)였다."
"에클스는 글루타민 분자와 그밖의 신경전달물질 및 신경조절물질이 하루에 수 조 번씩 왕래하는 현미경적 공간인 시냅스를 발견한 공로로 일찍이 노벨상을 받았다. 에클스는 뇌가 성능좋은 파이프 오르간을 닮았으며 수 조 개의 시냅스가 키보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비물질적 마음(독실한 가톨릭 신자 에클스는 "불멸의 영혼"으로 표현했다)은 글루타민 분자를 양자 수준에서 자극하여 시냅스를 작동시킨다. 에클스가 말했다. "신경망이니 하는 이론적 논의는 다 집어 치우시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니까. 마음은 글루타민 안에 있소!""
"나는 발언 차례가 되었을 때 내가 그의 입장을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마음이 글루타민 안에 있다면, 내가 글루타민 한 사발을 하수구에 버리는 것은 살인행위가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에클스가 꽤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음, 대답하기가 무척 곤란한 질문이로군요.""
- 대니얼 데닛,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동아시아 출판사 49~50p.
"가톨릭 이원론자 존 에클스와 무신론적 유물론자 프랜시스 크릭은 노벨상말고는 공통점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의식에 대한 둘의 견해는 적어도 한동안은 애매모호한 과잉단순화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크릭은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대담하게 한 방을 노리는 쪽이었다. 물론 이 방법이 늘 통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라호야에서 열리는 크릭의 유명한 다과회에서 이를 입증할 기회를 얻었다. 이날 오후의 발표회는 비공식 연구소 회합이었으며 방문자들은 일반 토의 시간에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시간에 크릭이 대담한 선언을 했다. V4 피질 영역의 신경세포가 색깔에 관심이 있다는(다르게 반응한다는 뜻)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놀랍도록 단순한 가설을 가설을 제시했다. 이를테면 빨간색의 의식적 경험이란 곧 해당 망막에 있는 빨강 민감성 신경세포의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럴리가?' 나는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빨강 민감성 신경세포를 추출하여 배양접시에 산 채로 넣어 미세전극으로 자극을 가하면 배양 접시에 빨강 의식이 생긴다는 말씀입니까?" 상대방의 귀류법에 대응하는 한 가지 방법은 선뜻 결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이 방법에 '스마트 따라하기(outsmarting)'라는 이름을 붙인 적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철학자 J. J. C. 스마트는 (자신의 윤리 이론에 따르면) "그렇다. 무고한 사람을 교수대에 세워 목매다는 것이 옳을 때도 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크릭은 스마트 따라하기로 내게 한 방 먹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렇소! 그것은 고립된 빨강 의식의 사례가 될 것이오!" 그런데 누구의 빨강 의식이라는 걸까? 크릭은 대답하지 않았다."
- 대니얼 데닛,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동아시아 출판사 50~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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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닛 할배 똑똑해
부분의 특성이 전체를 대표한다고 착각하는 오류
칼 포퍼가 그 과학철학자 맞지? 마음을 이원론적으로 생각했다는게 의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