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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야마모토 후미오 《플라나리아》에 수록된 세 번째 단편 <어딘가가 아닌 여기>를 완독했습니다.

애엄마의 고단한 생활을 그린 이야기였는데
고단함이 핵심이라기 보다는 살다보니 그냥 그렇게 흘러가버리는 어쩔 수 없는 삶의 흐름이 있다는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은 잘 안변한다고 하던가요? 아뇨. 사람은 의외로 변합니다. 잘되어도 변하고 힘들어도 변해요.

한 때 친구들 사이에서 제 별명은 "라이"였습니다.
워낙 도라이 같다고 해서 라이였죠.

모였다하면 어떻게든 친구들을 웃기려들고
미친놈으로 보일 기행도 서슴없이 행하던 도라이 였습니다.

그런데 그랬던 저도 삶에 찌들어 가다보니
친구들끼리 모여도 말 한마디 없이 그냥 가만히 이야기나 듣고 있고

누굴 만나는게 피곤하다는 생각까지 하게되서
이제는 불러도 만나주지 않는 녀석 1위가 되었거든요.

라이 시절의 저를 떠올리면 스스로도 신기합니다.
친구가 남겨두었던 동영상을 보면서도

"내가 어떻게 저런 짓을 했었지?" 하고 놀라요.
꼭 다른 사람을 보는거 같습니다.

이 작품을 읽다보니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어쩔 수 없는, 저항이 불가한 삶의 흐름이란게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유약하고 애들한테 무시나 당하는 저 아주머니도
학창시절에는 대단한 마이페이스의 여고생이었다고 하니까요.